“취업자 증가 16개월 만에 최저”…청년고용은 금융위기 이후 최장 부진[Pick코노미]
4월 취업자 증가 7.4만 명 그쳐
증가 폭 16개월 만에 최저
청년고용률 24개월째 하락
구직 단념자도 다시 늘어
중동 전쟁에 내수·물류 고용 흔들

청년 고용률이 24개월 연속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이후 가장 긴 내리막이다. 4월 전체 취업자 증가 폭도 10만 명 아래로 내려앉았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유가와 물류 불안이 커지면서 도소매·숙박음식·운수창고 등 내수·물류 업종 고용까지 흔들리고 있다.
14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896만 1000명으로 1년 전보다 7만 4000명 늘었다. 취업자 수는 지난해 1월 이후 16개월 연속 증가했다.
그러나 증가 폭은 급격히 꺾였다. 올 2월 23만 4000명, 3월 20만 6000명이던 취업자 증가 폭은 4월 7만 4000명으로 줄었다. 월간 기준으로는 2024년 12월 5만 2000명 감소 이후 가장 나쁜 흐름이다.
고용률도 하락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3.0%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낮아졌다. 전체 고용률이 전년 동월 대비 하락한 것은 2024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고용률은 취업 의사가 없는 비경제활동인구까지 포함한 전체 인구 가운데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가장 심각한 곳은 청년층이다. 15~29세 청년층 고용률은 43.7%로 1년 전보다 1.6%포인트 떨어졌다. 24개월 연속 하락이다. 이는 2005년 9월부터 2009년 11월까지 51개월 연속 하락한 이후 가장 긴 감소세다. 당시에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대학 진학률 상승, 기업의 경력직 선호 확대가 겹쳤다.
실업 지표만 보면 충격은 크지 않아 보인다. 실업자는 85만 3000명으로 1년 전보다 2000명 줄었다. 실업률도 2.9%로 1년 전과 같았다. 하지만 구직 단념자는 35만 3000명으로 1만 5000명 늘었다. 5개월 만의 증가 전환이다. 일자리를 찾는 것 자체를 포기하는 사람이 다시 늘고 있다는 뜻이다.

산업별로는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이 업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1만 5000명 줄었다. 2013년 산업 분류 개정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정부는 지난해 4월 해당 업종 취업자가 크게 늘었던 데 따른 기저 효과가 컸다고 보고 있다.
제조업도 부진했다. 제조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5만 5000명 줄었다. 2024년 7월 이후 22개월 연속 감소다. 반도체 수출은 늘고 있지만 자동차와 기계 등 고용 유발 효과가 큰 업종의 수출 부진이 고용을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농림어업 취업자도 9만 2000명 줄었다.
내수 업종에서도 고용 한파가 나타났다. 도매 및 소매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5만 2000명 감소했다.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자도 2만 9000명 줄었다. 운수·창고업은 1만 8000명 늘었지만 증가 폭은 3월보다 크게 둔화했다.
정부는 중동 전쟁 장기화가 고용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고 있다. 유가 상승과 물류 불확실성이 소비심리를 누르고 운임 부담을 키우면서 내수·물류 업종 일자리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태웅 재정경제부 인력정책과장은 “도소매·음식숙박은 소비심리 둔화 영향이 있고 운수의 경우 유가 상승이 운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이 전체 고용을 떠받쳤다. 이 업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26만 1000명 늘었다. 돌봄 수요 증가와 직접 일자리 사업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은 5만 4000명, 부동산업은 4만 9000명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4월 고용 둔화를 일시적 충격으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최영기 전 한국노동연구원 원장은 “5월 고용지표까지 봐야 이번 감소 폭이 경기 변동에 따른 일시적 조정인지 구조적 요인인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동 전쟁이 끝나더라도 유가 영향은 몇 개월 더 이어질 수 있어 고용 반등 여부도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5월 이후 고용지표가 다소 개선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추가경정예산 사업 집행이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재정경제부는 청년 뉴딜을 통해 약 10만 명에게 맞춤형 취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인공지능(AI)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할 계획이다. 관계부처 합동 ‘산업 전환 고용 안정 기본계획’도 상반기 중 발표한다.
이형일 재경부 1차관은 “고유가 피해지원금과 청년 뉴딜 등 추경 사업 집행이 본격화되면서 고용지표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중동 전쟁 영향 장기화 등 하방 요인도 병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enoug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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