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제한적 핵 공격으로 한미 딜레마 빠뜨릴 것… 전작권 전환 시 고려해야”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2026. 5. 1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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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싱크탱크·국방부, 도상 훈련 실시
北, 3년 前 전술 핵탄두 ‘화산-31’ 공개
“北, 유사시 제한적 핵 공격 의존 가능성“
“韓美, 전면전 선언 어렵고 딜레마 빠질 것“
“연합 작전·훈련 반영하고 전작권 전환 때도 다뤄야“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마커스 갈라스커스 애틀랜틱 카운슬 인도·태평양 안보전략국장(가운데)이 13일 워싱턴 DC에서 곧 발표할 '가디언 타이거 Ⅲ' 도상훈련(TTX) 보고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미국 워싱턴 DC의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이 미 국방부 산하 국방위협감축국(DTRA) 지원을 받아 ‘가디언 타이거 Ⅲ’ 도상훈련(TTX)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은 북한이 제한적 핵 공격을 통해 한미 동맹의 대응과 억지력을 시험하는 상황을 상정하고 있다. 국가정보국(DNI)에서 북한정보담당관을 지낸 한반도 전문가인 마커스 갈라스커스 애틀랜틱 카운슬 인도·태평양 안보전략국장은 13일 오전 사전 브리핑에서 “북한의 제한적 핵 공격(LNA·Limited Nuclear Attack)에 대한 개념을 지금부터 정립하고 상황에 대처할 준비를 갖춰야 한다”며 한미 간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관련해 이런 부분이 충분히 논의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르면 2주 뒤 대중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훈련은 한미 양국을 비롯해 인·태 지역의 미 우방국에서 정부, 군 관계자, 전문가 등 150명 이상이 참여한 가운데 이뤄졌다. 한미가 대규모 전면전에는 주목하고 있지만, 서해상에서의 분쟁이 북한의 제한적 핵 공격으로 확전(擴戰)될 가능성에 대한 준비·사고가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북한이 한미보다 재래식 전력, 경제력에서 열세에 있기 때문에 위기 상황에서 제한적 핵 공격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통해 한미의 결정을 흔들고 대응을 주저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2023년 실물을 공개한 전술 핵탄두인 ‘화산-31’을 언급했는데 레고 블록처럼 탈부착할 수 있어 무인 잠수정, 초대형 방사포, 미사일 등에 두루 장착이 가능하다. 그러면서 한미가 제한적 핵 공격을 당한 뒤에도 군사·정치 작전을 계속 수행할 수 있는 회복력을 갖출 것을 제안하며 “이런 준비가 북한의 핵 사용을 억제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지난 2023년 공개한 전술 핵탄두 '화산-31'의 모습. /노동신문·뉴스1

갈라스커스는 “북한이 전면전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핵무기 사용 의도도 갖고 있다고 우리는 평가한다”며 “공격 범위가 제한적이어서 막대한 민간인 사상자를 발생시키지 않으면서도, 미국과 동맹이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딜레마를 조성할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했다. 이번 훈련은 2010년 재래식 어뢰를 사용해 천안함을 침몰시켰던 북한이 지금으로부터 5~10년 후 무인 잠수정을 통한 수중 핵 공격으로 우리 군함을 격침하는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있다. 이어 한미가 원거리 공격 무기로 원산 인근 동해안의 지도부 시설을 타격하고, 북한이 오산 공군 기지 등을 상대로 저위력 핵무기를 사용하는 상황이 이어진다. 갈라스커스는 “북한이 함선을 침몰시켰으니 동맹이 ‘북한 정권 종식’을 위해 전면전을 벌이겠다고 선언하기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이는 한미에 정치·군사적 딜레마를 야기한다”고 했다. 북한의 제한적 핵 공격이 한미가 설정한 ‘레드라인’인지 아닌지 구분이 모호할 경우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도 했다.

갈라스커스는 “제한적 핵 공격 위협은 인구 밀집 지역을 겨냥한 대규모 핵 공격보다 훨씬 더 현실적이고, 2022년 채택한 핵 무력 정책 등 북한의 교리는 유사시 제한적 핵 공격을 감행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며 “북한 입장에서 보면 단 한 발의 핵만으로도 한미가 사실상 마비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한미의 작전·훈련 체계가 이런 시나리오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너무 민감한 문제라 치부하고 대화를 통해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여러 유형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적절한 교육·분석을 갖추는 게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또 저위력 핵무기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여러 유형의 투발 체계가 더 필요하다고 했고, 이게 한미 훈련과 대외 메시지에도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왼쪽)과 피트 헤그세스 미 전쟁부(국방부) 장관이 지난 11일 워싱턴 DC 인근 펜타곤에서 만난 모습. /연합뉴스

현재 한미 간에는 전작권 전환을 위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3일 “올해 전작권 회복을 위한 로드맵을 완성하고 완전운용능력(FOC) 검증 완료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이재명 정부는 임기 내 전작권 환수를 벼르고 있는 반면, 미 당국자들은 ‘시간’이 아닌 조건에 기반해 전작권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어 한미 간 인식 차가 명확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안규백 국방장관은 12일 특파원 간담회에서 “전작권과 관련해 미국 측과 일부 인식 차가 있다”고 했다. 핵심 군사 능력 확보, 북한 위협 대응 능력, 안보 환경 등이 한미가 합의한 전작권 전환의 3대 조건이다. 갈라스커스는 “전작권 이양의 조건, 방법에 대해 심도 있는 공개적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북한의 제한적 핵 공격 시나리오가) 아직 논의의 대상이 되지 않았지만,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동맹이 향후 어떤 지휘 통제 체계를 갖추던 간에 대비해야 할 위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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