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 담관암 신약, 내성 극복 카드 될까
46.5% 높은 반응, 생존 연장
담관암 넘어 고형암 확장 추진

| 서울=한스경제 허승아 기자 | HLB그룹의 '리라푸그라티닙'이 기존 치료제의 한계였던 부작용과 내성 한계를 개선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선택 폭이 좁았던 담관암 환자들에게 획기적인 치료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4일 국가암지식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국내 담낭·담도암 환자는 총 799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해 전체 신규 암 발생(28만 8613건)의 2.8% 수준으로 전체 암종 가운데 9번째로 많다.
담관암은 예후가 좋지 않은 대표적인 난치암으로 꼽힌다. 생존율 또한 낮은 암으로 10명 중 7명 이상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개 대륙에서 담도암으로 진단된 환자들의 사망률을 살펴보면 10만명 당 1164명이었다.
담관암은 담즙이 이동하는 통로인 담관에 발생하는 암을 의미한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상당수 환자가 진행성 단계에서 발견된다. 이 암의 치료제로는 아스트라제네카 면역항암제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 △MSD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BMS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 등이 사용된다.
▲ HLB 자회사, FGFR2 표적 신약 라이선스 확보
모든 약물이 그렇듯 담관암 치료제에도 부작용이 따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에는 진행성 담관암에서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GS)을 통한 유전자 기반 맞춤형 치료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발맞춰 HLB그룹의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는 릴레이 테라퓨틱스와 리라푸그라티닙(RLY-4008)에 대한 글로벌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2024년 체결했다. 이 약물은 섬유아세포 성장인자 수용체(FGFR2) 유전자만 선택적으로 겨냥하는 표적항암제다.

▲ 기존 약물 한계 넘고 적응증도 넓혔다
김 교수는 "기존 치료제는 치료 과정에서 암세포가 변이를 일으켜 약효가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며 "반면 리라푸그라티닙은 FGFR2 선택적으로 억제할 수 있어 장기 사용 시 발생하는 내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차별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실제 임상에서 FGFR2 유전자 이상이 확인된 담관암 환자를 대상으로 리라푸그라티닙을 투여한 결과 종양이 줄어든 환자 비율이 46.5%로 나타났다"며 "암 진행 없이 유지된 기간은 평균 11.3개월, 전체 생존기간은 22.8개월, 약효가 나타난 환자에서는 반응이 약 1년 가까이 유지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일군 임상이라는 한계는 있지만 반응률과 생존기간 모두 상당히 인상적인 결과"라며 "특히 종양 축소가 확인된 환자에서 반응이 오래 지속된다는 점이 의미 있다"고 평가했다.
안정성 측면에서는 치료 관련 사망은 보고되지 않았고 치료 중단율은 2.6%로 낮았다. 다만 약물 일시 중단은 68%, 용량 감량은 55%로 필요했다. 주요 이상반응으로는 구내염, 피부 반응, 신경독성, 안과적 이상반응 등이 보고됐다.
김 교수는 담관암에서 확인된 리라푸그라티닙의 활성을 다른 암종으로 확대하는 전략도 소개했다. 그는 "리라푸그라티닙은 담관암을 넘어 FGFR2 유전적 변이(융합 또는 재배열)를 보유한 다양한 고형암에서도 치료 효과를 보이고 있다"며 "담관암에서 먼저 치료적 입지를 확립한 뒤 생물학적 근거가 유사한 다른 FGFR2 기반 암종으로 단계적으로 넓혀가겠다"고 덧붙였다.
▲ 9월 FDA 승인 당락…물질특허 27개국 확보
리라푸그라티닙은 지난 2023년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혁신치료제(Breakthrough Therapy)로 지정됐다. 특히 지난 3월 우선심사 대상에 오르면서 일반 심사 10개월 대비 4개월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올해 1월 FDA에 신청한 리라푸그라티닙 신약 승인 여부는 9월 27일로 점쳐진다.
특히 리라푸그라티닙이 상용화될 경우 10년이 넘는 기간, 시장에서의 독점 판매가 가능하다는 강점을 장착했다. 리라푸그라티닙은 2020년 5월 특허협력조약을 통해 미국, 유럽, 일본, 중국, 호주 등 약 27개국에 물질특허를 확보했다. 특허 존속기한은 2040년 5월로 향후 장기간 글로벌 독주가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담관암 2차 치료 적응증 확보가 가장 빠른 목표이지만, 위암·유방암·폐암·췌장암 등 고형암 전반에 대한 임상도 진행 중인 만큼, 특허 기간에 글로벌 시장에서의 의미있는 점유율 확보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리라푸그라티닙이 상용화될 경우 시장성 확대도 기대된다. 정희영 HLB 그룹 이사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FGFR 저해제 글로벌 매출은, 2019년 2200만달러에 불과했으나 2030년에는 약 7억1500만달러(약 1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며 "이중 리라푸그라티닙의 주력 적응증인 FGFR2 융합/재배열 담관암(iCCA-FF) 시장은 약 3억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고있다"고 설명했다.
장 이사는 "국내 출시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현재 공개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글로벌 허가 이후 사업 전략과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해 나갈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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