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COPD, 만성질환관리료 확대·의원 심층진찰 사업 대상 포함되나

이재원 기자 2026. 5.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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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COPD 교육·상담 보상 필요성 공감...의원급 심층진찰 시범사업에도 포함 검토
고혈압·당뇨 등 11개 상병 고착 만성질환관리료, 천식·COPD까지 확대 가능성 언급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보건복지부가 초고령사회 대응과 만성 호흡기질환 관리 강화를 위해 COPD(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 대상 교육·상담 수가 보상 확대와 만성질환관리료 적용 상병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기존 대형병원에서 의원급으로 대상을 확대하려는 심층진찰 시범사업에도, 천식·COPD 장시간 상담을 포함한 수가 모델이 논의되고 있다는 점도 공개했다.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이원의 사무관은 13일 프랑스 대사관에서 열린 한·불수교 140주년 보건의료 정책세미나에서 "보건복지부는 초고령사회에 대비해 기대수명과 건강수명 간 격차 해소를 중요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정부 차원의 중장기 계획인 '헬스플랜2030'을 통해 건강한 노화를 지원하는 정책들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에는 어르신들이 병원에 오래 입원해 있기보다 지역사회 안에서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 통합돌봄 사업도 확대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무관은 과거 건강정책 분야에서 국가건강검진 관련 업무를 접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COPD 조기진단 중요성에도 공감했다. 그는 "현재 도입된 폐기능검사가 국가검진 사업에 도입된다는 논의들을 과거 업무 과정에서 접한 바 있다"며 "흡연과 폐질환의 연관성 등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전문가 발표와 관련해 "현재 COPD 관련 폐기능 검사가 도입된 상황에서, 진단 이후 보다 적극적인 진료와 치료 대응을 위해 교육·상담 중심의 수가 체계 보완 필요성이 제기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무관은 COPD 환자 진료 특성상 장시간 설명과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료계 요구에 대해 정부 역시 일정 부분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흡입제 등의 상담 및 교육수가 확보는 호흡기내과의 과제로 꼽힌다. 흡입제는 단순 경구약과 달리 정확한 사용법 교육이 필수적이지만, 고령 환자들의 경우 사용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일부 환자들은 약물을 흡입하지 않고 그대로 삼키는 등 잘못된 사용 행태도 나타나는 상황이다.

흡입제 교육을 체계적으로 시행할 경우 환자의 질환 이해도와 약물 순응도는 분명히 향상될 수 있지만, 현재는 이러한 교육 행위에 대한 별도 수가 체계가 없어 의료현장에서 충분한 교육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한계가 있다. 3~5분 내외의 짧은 진료 환경에서는 교육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 사무관은 "진찰은 문진과 시진, 촉진, 검사 결과 설명뿐 아니라 교육·상담까지 포함하는 전체 과정"이라며 "특히 설명과 상담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진료에 대해 추가적인 보상이 필요하다는 의료계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복지부 내부적으로는 더 긴 시간 진료를 수행하는 경우 의료진 보상을 강화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으며, 의원급 중심으로 심층진찰 시범사업 등을 실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심층진찰 시범사업은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해 교육과 상담을 진행한 경우, 투입 시간과 진료의 품에 맞춰 수가 보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 만성질환관리료 제도 개편 가능성도 언급했다. 만성질환관리료는 당뇨병과 고혈압을 대상으로 한 만성질환관리제와 다르다. 만성질환관리제는 ​재진진찰료의 본인부담률을 경감해주는 제도이며, 만성질환관리료와 별개다.

지난해 결핵 및 호흡기학회는 만성질환관리제 대상으로 천식과 COPD를 포함하는 것을 국회를 통해 보건복지부에 건의한 바 있다. 아쉽게도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새로운 가능성을 보건복지부가 제시한 것. 

이 사무관은 "현재 만성질환관리료는 고혈압·당뇨병 등을 포함한 11개 상병군에 적용되고 있다"며 "교육·상담을 길게 진행할 경우 진찰료 외 별도로 만성질환관리료를 산정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제도가 오랫동안 동일한 상병군 중심으로 운영돼 온 만큼, 관리료 금액 인상과 함께 천식·COPD 등 호흡기질환으로의 확대 필요성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제도가 구체화될 경우 COPD 환자 대상 흡입제 사용 교육이나 상담 등에 대해 지금보다 의료진 보상이 일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며 "심층진찰 수가와 만성질환관리료 확대가 함께 이뤄진다면 교육·상담 중심 진료 기반이 보다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천식·COPD 상담 수가 개편 논의 환영...개원가 체감 가능한 보상 필요"

이 같은 천식-COPD 상담 관련 수가 체계 개편 가능성을 반기면서, "제도 설계 못지않게 실제 개원가가 체감하고 움직일 수 있는 보상 수준이 핵심"이라는 조언도 나왔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박용범 이사(한림의대)는 COPD(만성폐쇄성폐질환) 등 만성 호흡기질환 관리 강화를 위한 수가 체계 개편 논의와 관련해 "실제 개원가가 움직일 수 있는 수준의 보상이 뒷받침돼야 정책이 현장에서 작동한다"고 강조했다.

박 이사는 "현장에서 보는 환자의 상당수가 이미 COPD를 포함한 복합 만성질환을 갖고 있다"며 "많게는 환자의 4분의 1 이상이 COPD 환자인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만성질환 관리 정책 설계 과정에서 개원가의 진료 현실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이사는 "만성질환관리료나 초진료 등 여러 제도가 논의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개원가가 주로 진료하는 질환 구조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개원가가 많이 보는 질환 중심으로 제도가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논의되는 만성질환관리료 대상 질환 중 일부는 실제 의원급에서 자주 접하지 않는 질환도 포함돼 있다"며 "반대로 COPD나 천식처럼 실제 진료 부담이 큰 질환은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COPD의 질병 부담에 대해서도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COPD는 중증 악화로 진행될 경우 사망률과 질병 부담이 매우 높다"며 "고형암 생존율과 비교해도 결코 낮지 않은 수준의 위험도를 가진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반 대중은 COPD의 중증도와 사망 위험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중증 악화를 반복하는 환자의 상당수가 단기간 내 상태가 악화되는 고위험군"이라고 덧붙였다.

박 이사는 정책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충분한 보상 구조가 필수적이라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심층진료나 만성질환 관리 제도를 아무리 잘 설계해도 실제 개원가가 움직일 수 있는 수준의 수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현장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며 "정부가 의도하는 좋은 정책이라 하더라도 체감 가능한 수준의 보상이 없으면 실행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보건복지부가 제도 개선을 검토할 때 이러한 현장 현실과 진료 환경을 충분히 고려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