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서 무소속 출마…'일당독점' 체제가 원인

전북CBS 심동훈 기자 2026. 5. 14.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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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제도 이대로 괜찮나②]일당 독점 속 배제된 진짜 민심
편집자 주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의 후보 공천을 위한 경선 과정에서 각종 문제들이 드러났다. 당원 투표와 여론조사가 결합된 경선 과정에서 조직 동원, 중복 참여, 허위 응답 유도 등의 사례가 빈번했다. 금품 제공 같은 고질적인 병폐도 재현됐다. 공천 제도 이대로 괜찮은지 점검했다.
AI로 생성한 이미지

▶ 글 싣는 순서
①독한 후유증 남긴 후보 경선…진흙탕 싸움에 갈라진 민심
②'텃밭'에서 무소속 출마…'일당독점' 체제가 원인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20일 앞둔 가운데 각 정당의 텃밭으로 여겨지는 지역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후보가 속출하고 있다.

고착화된 지역주의에 뿌리내려 '경선 승리가 곧 당선'인 일당독점 체제에서 밀려난 후보들이 경선 과정에 불복하는 과정에서 법적 조치도 불사해 선거 이후에도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민주당도 국힘도…텃밭 버리고 대거 '무소속 출마'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김관영 전북지사 예비후보가 7일 오전 도의회 앞에서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송승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광역·기초단체장 후보 경선 이후 민주당의 '텃밭'처럼 여겨지는 호남에선 무소속 출마 선언이 잇따라 이어지고 경선 과정의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연일 커지고 있다.

지난 7일 '금품살포 혐의'로 민주당에서 제명된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정청래 당대표가 특정 후보를 도지사로 추대하려고 나를 서둘러 제명했다"며 "민주당의 경선 과정이 공정하지 않았다"면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외에도 임실과 완주, 진안 등에선 기초단체장 후보들이, 남원과 순창 등에선 광역·기초의원 예비후보들이 경선 불공정을 언급하며 무소속 출마를 시사하기도 했다.

초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을 선출하는 전남과 광주에선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ARS여론조사 오류 논란이 커지고 있다. 후보 결선 여론조사 당시 전남 거주자로 응답한 조사 대상자 2308명의 전화가 끊긴 사실을 두고 민주당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경선에서 탈락한 김영록 전남지사는 '깜깜이·불공정경선'이라며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호남과 민주당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민의힘의 텃밭인 대구에서는 광역·기초단체장 및 의원 예비후보들이 경선을 비판하며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거나 경쟁 상대인 민주당에 입당해 출마 선언을 하는 기이한 풍경도 이어졌다.

법정 싸움 된 경선 불복…선거 이후도 문제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로부터 컷오프(공천 배제) 통보를 받은 김영환 충북지사가 지난 3월 1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 항의 방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경선을 둘러싼 잡음은 호남과 영남에서만 발생하는 일은 아니다. 전국 곳곳에서 불거진 경선 논란을 두고 결과에 불복한 후보자들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난 13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지방선거 후보 등록 마감을 앞두고 공천 결과나 절차에 불복하는 취지의 가처분 신청은 접수된 것만 최소 70건에 이르고 결정된 것은 41건, 인용된 건수는 3건에 불과했다.

인용된 3건은 국민의힘 김영환 충북지사, 국민의힘 이혜영 부산 북구청장 예비후보와 민주당 안병용 의정부시장 예비후보가 신청한 사건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대구시장 경선 결과에 불복해 낸 가처분 신청은 항고심까지 갔지만 기각됐다.

결과가 나온 41건 중 28건은 국민의힘, 13건은 민주당에서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고 이들은 대부분 공천관리위원회 '컷오프'(공천 배제)에 불복하는 취지로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거나 일부는 공천 절차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직 공천이 마무리되지 않은 지역도 있어 가처분 신청 건수를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오는 15일 후보 등록이 마감된 후나 본선이 치러지는 과정에서 가처분 신청의 결과가 인용되거나 당에서 내린 컷오프 결정이 부당하다는 등 법원이 기존 경선 결과와 다른 판단을 내릴 경우 선거 과정에서 혼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일당 독점' 속 심화된 당원 확보 경쟁과 밀실공천…유권자는 배제

연합뉴스

지역과 정당을 불문하고 '텃밭'에서 공천 잡음이 발생하는 원인으로는 공천이 곧 당선처럼 여겨지는 '일당독점' 지역에서 본선보다 경선 승리를 위한 권리당원 확보에 혈안이 된 선거운동과 폐쇄적인 경선 운영, 검증 부실 등이 지목된다.

가장 크게 불거지는 것은 '권리당원 확보'를 둘러싼 문제다. 투표권 있는 권리당원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여론조사 조작 등 공직선거법 위반 행위가 이뤄져 경찰 수사 대상이 되기도 한다.

앞서 임실과 완주 등 도내에서 불거진 '여론조사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도내 건설업자에게 수의계약을 빌미로 여론조사 참여를 유도한 혐의를 받는 기초단체장 예비후보 등의 혐의를 살펴보고 있다. 또한 지역 주민에게 식사를 제공하거나 돈봉투를 전달한 예비후보 캠프 관계자들의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

'밀실 공천'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앞서 두 차례에 걸쳐 전북 14개 시·군 지자체장 후보 심사 결과를 발표한 민주당 전북도당은 개별 후보자의 가·감점 여부 등 공천 심사의 구체적인 기준과 과정, 결과를 공개하지 않아 '밀실공천', '깜깜이 공천'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의 공천심사 과정을 비판한 전북개헌운동본부. 심동훈 기자


민주당 관계자는 "후보자의 사생활과 관련된 내용을 공개하면 도민에게 선입견과 편견을 주입할 수 있어 비공개했다"는 취지의 입장을 냈지만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유권자를 기만한 행위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처럼 '일당 독점 체제'가 유지되는 지역에서는 권리당원의 의사가 우선 반영돼 지역 유권자들의 선거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줄기차게 나왔다. 이에 정치구조 개편과 시민참여 경선의 필요성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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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CBS 심동훈 기자 simpson41@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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