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한미군 일부 부대, 한국 벗어나 필리핀서 다국적 훈련

호놀룰루/양지호 기자 2026. 5. 14.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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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둔 중 외부 동원된 건 이례적
대만 사태 대비 등 유연성 강화
지난달 16일 필리핀 누에바에시하 주의 포트 막사이사이 군사 캠프에서 ‘살라크닙 2026’ 필리핀군과 미군이 합동 군사 훈련을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주한미군에 순환배치된 미 제2스트라이커 여단 소속 병력 일부가 지난달 말부터 지난 8일까지 필리핀 일대에서 실시된 미국·필리핀 주도 연례 다국적 연합훈련 ‘발리카탄’에 참여한 것으로 12일(현지 시각) 확인됐다.

로널드 클락 미 태평양육군(USARPAC) 사령관(대장)은 이날 미 하와이에서 열린 미국 육군협회(AUSA) 태평양지상군(LANPAC) 심포지엄에서 조선일보와 만나 “한국에 순환 배치된 전력들도 한국 내에서의 임무에 국한되지 않고, 전구(theater) 전체를 아우르는 파트너십을 구축하며 더 높은 수준의 훈련을 받을 기회를 얻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4500명 안팎의 스트라이커 여단은 9개월마다 미 본토에서 파견되며, 한국 배치 중 제3국과의 연합훈련에 동원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중국의 군사력 증강 등을 고려한 미국의 전략 구상 변경과 관련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본·호주·캐나다·프랑스·뉴질랜드가 참여해 총병력 1만7000명 규모로 진행된 올해 발리카탄 훈련에서는 ‘상륙작전 방어훈련’ 등도 이뤄져, 대만 유사시에 대비하는 성격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클락 사령관은 “우리는 이 전구에서 결코 혼자 할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전쟁 억제라는 대의를 위해 파트너 및 동맹국들과 쌓아온 긴밀한 관계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군 소식통은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의 확대라고 볼 수도 있지만, 현재 미국의 인·태 안보 전략은 동맹과 파트너국을 통한 억제력 확보를 중시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주한미군의 역량 강화는 이날 태평양지상군(LANPAC) 심포지엄에서 비중 있게 논의됐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 사령관은 기조연설에서 “현재 한반도에 있는 전력은 순환 여단과 화력 부대 정도”라며 “대부분은 본토 병력의 전투 투입까지 버티며 (미군)가족들을 집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이어 “결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핵심 역량”이 한반도에 필요하다며 “한국에 다영역태스크포스(MDTF)를 배치하고 싶다”고 했다. 우주·사이버·전자전 등 다영역에서 적의 동향을 탐지해 전방위적인 타격을 가하는 MDTF 역량이 한국에 필요하다는 것이다. 브런슨 사령관은 또 “(한국의) 첨단 제조 역량을 전력화”하겠다며 한국 방산 공급망으로 물자를 조달하고 무기를 현지 정비하는 ‘요새 사슬(Fortress chain)’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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