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폼 수정 제안→거부한 김서현의 2군행…의사 존중한 달감독, 이젠 '증명'만이 살 길이다

박승환 기자 2026. 5. 14.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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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연 김서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박승환 기자] "본인이 납득을 해야…"

한화 이글스는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6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팀 간 시즌 4차전 원장 맞대결에 앞서 김서현을 1군에서 말소했다.

김서현은 지난 202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의 선택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김서현은 서울고 시절부터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볼이 가장 큰 강점이었다. 하지만 약점도 명확한 투수였다. 너무나도 와일드한 투구폼으로 인해 컨트롤이 안정적이지 않다는 것이었다. 특히 투구폼도 일정하지가 않았다.

때문에 김서현은 데뷔 초반 이렇다 할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었다. 데뷔 첫 시즌이었던 2023년 김서현은 20경기에서 1세이브 평균자책점 7.25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에 김서현은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의 투구폼을 따라해 보는 등 변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극단적인 변화 없이 성과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고교시절과 흡사한 폼을 유지했다.

2024년 37경기에서 1승 2패 10홀드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69경기에서 2승 3패 2홀드 33세이브 평균자책점 3.14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그런데 지난해 마지막 등판이었던 SSG 랜더스전에서 ⅔이닝 동안 3피안타(2피홈런) 1볼넷 4실점(4자책)으로 악몽과도 같은 하루를 보낸 이후 김서현은 좋았을 때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 김서현 ⓒ곽혜미 기자
▲ 김서현 ⓒ곽혜미 기자

김서현은 SSG전 이후 포스트시즌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4.73으로 부진했다. 그리고 올해도 한화의 뒷문을 담당한 채 시즌을 시작하게 됐는데, 지난달 14일 1이닝 동안 무려 7개의 4사구(6볼넷, 1사구) 3실점(3자책)라는 매우 충격적인 투구를 남기게 됐고, 이후에도 크게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자, 2군으로 내려보내 재정비의 시간을 제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1군 복귀 첫 등판도 지난달 14일 경기와 마찬가지로 매우 충격적이었다. 김서현은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무려 7점차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랐는데, 단 한 개의 아웃카운트도 잡지 못하고 2피안타 1볼넷 2사구 4실점(3자책)이라는 결과를 남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경문 감독은 이튿날 취재진과 만남에서 김서현에게 세 번의 기회를 줄 뜻을 밝혔다.

그러나 김서현에게 추가적으로 제공된 기회는 없었다. 김서현의 복귀전이었던 지난 7일 KIA전 이후 13일까지 한화가 6점차 이상으로 승리한 경기가 세 차례나 있었는데, 김경문 감독은 김서현에게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리고 13일 경기에 앞서 김서현이 2군으로 내려가게 됐다.

김경문 감독은 13일 경기에 앞서 김서현의 말소에 대한 물음에 "지금 폼을 고치느냐, 아니냐에 따라서… 고치는 것도 본인이 납득을 해야 코치들이 이야기를 할 수 있다. 그게 안 되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후 '투구폼 변화를 생각 중인가?'라는 물음에는 "아니요. 일단 뭐 제구력이죠"라는 다소 아리송한 답을 늘어놓았다.

▲ 김경문 감독 ⓒ곽혜미 기자
▲ 김서현 ⓒ곽혜미 기자

이는 인터뷰 이후 의문이 해소됐다. 박승민 투수코치가 최근 김서현에게 투구폼 변화에 대한 제안을 건넸다. 그런데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김서현이 투구폼 수정을 거부했다. 변화 없이는 드라마틱한 제구 개선을 기대할 수 없기에, 기존으로 폼을 유지하면서 제구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2군으로 내려보내게 된 것이다.

1군은 결과를 내야 하는 장소. 투구폼 수정이 진행됐다고 하더라도 큰 변화가 이뤄지진 않았을 것이다. 보통 눈에 띌 정도의 큰 변화는 오프시즌 또는 2군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김서현 입장에선 지금 투구폼을 건드리는 것이 부담스러운 모양새다. 투수들은 매우 예민한 만큼 충분히 있고, 코칭스태프도 선택을 존중해주는 모양새다.

때문에 김경문 감독도 "던지면서 제구를 잃고 있으니, 2군에서 시간을 조금 넉넉하게 가질 수 있게 했다"며 향후 콜업 시점에 대한 물음에 "경기를 하는 것을 보면서, 내용에 따라서 생각을 하겠다"고 설명했던 것이다.

김서현은 분명 한화의 핵심 자원이다. 김서현이 작년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화의 전력도 강해질 수 있는데, 결국 1군으로 다시 올라오기 위해서는 '성과'를 남겨야 한다. 기록적인 것도 분명 중요하겠지만, 볼-스트라이크 비율 등 제구가 개선됐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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