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쏟아지는 ‘중후장대’ 공약... 희망고문에 가둔다

경기일보 2026. 5. 14.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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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의 계절이다.

나라 살림이 커지면서 공약도 몸집을 키운다.

이른바 '중후장대' 공약들이다.

중후장대 공약은 공약 인플레를 부추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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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이미지로 직접적 연관은 없습니다. 박찬대(왼쪽), 유정복 인천시장 예비후보. 경기일보DB


공약의 계절이다. 고을마다 현란한 공약들이 펄럭인다. 유권자와의 계약이지만 쭈뼛해선 안 된다. 일단 던지고 본다. 안 돼도 ‘추진 중’이라 하면 된다. 후보 개인 돈이 드는 것도 아니다. 공약 전문 기획사도 때를 만났을 것이다. 나라 살림이 커지면서 공약도 몸집을 키운다. 이른바 ‘중후장대’ 공약들이다. 철도 공약이 대표적이다. 노선 연장을 넘어 지하화까지 가 있다. 고속도로도 지하화 대상이다. 앞으론 캄캄한 땅밑으로만 이동할지도 모르겠다.

인천 선거판을 보자. 영종·송도트램 건설 공약이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 모두 내걸었다. 그간 여러 차례 미뤄지거나 백지화된 사업이다. 선거 때면 되살아난다. 영종트램은 2009년 영종국제도시 첫 단계 조성계획에 들어갔다. 2018년엔 인천도시철도망계획에도 담겼다. 송도트램도 2009년 송도 신교통시스템 기본계획에 처음 올랐다. 그러나 2개 트램 모두 17년이 지나도록 아무 진척이 없다.

인천도시철도 3호선 공약도 있다. 박찬대 민주당 후보는 송도국제도시와 검단신도시를 잇는 직선형 노선안이다.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는 인천 내륙을 원형으로 순환하는 노선안이다. 인천시는 2009년부터 인천 전역을 순환하는 55㎞ 구간 3호선 사업에 나섰다. 그러나 비용 대비 편익(B/C)이 0.3(기준 1)으로 낮게 나왔다. 백지화된 상태다.

이런데도 두 후보 모두 공약에 담았다. 경제성(B/C) 확보나 재원 조달 방안 등 구체적인 로드맵은 없다.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한 약속이다. 이런 철도 사업은 우선 국가철도망계획이나 도시철도망계획에 올라가야 한다. 이후에도 예비타당성조사를 넘어야 하고 기본계획 수립 등 사전 절차가 길다. 실제 착공에서 개통까지 아무리 빨라도 10년 이상 걸린다.

다른 대형 인프라 공약도 마찬가지다. 박 후보는 중부·동부 간선도로 신설을 공약했다. 유 후보는 인천2호선 강화 연장과 인천국제공항~송도 간 제2공항철도 신설을 약속했다. 이들 사업 모두 예비타당성조사 등 경제성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초기 구상 단계다. 시장 임기 4년에 가시적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고 봐야 한다.

중후장대 공약은 공약 인플레를 부추긴다. 선거를 거듭할수록 부풀려진다. 이제는 기초의원선거에도 철도 공약이 나돈다. 유권자들을 희망고문에 가둔다. 유권자들도 책임이 있다. 이런저런 주민단체들 성화도 공약을 부풀린다. 이왕 내걸려면 소상하게 밝혔으면 한다. 돈은 어떻게 마련하고 임기 내 어느 단계까지 해낼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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