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자 챔프전 MVP 달성' 허웅·허훈 형제 "가장 큰 공은 어머니, 아들 셋 키워주셨다"

신서영 기자 2026. 5. 14.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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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훈-허웅 형제와 어머니 / 사진=권광일 기자

[고양=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허훈(부산 KCC)이 챔피언결정전 MVP를 차지하며 프로농구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KCC는 13일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5차전에서 고양 소노를 76-68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를 기록, 우승을 확정했다.

이로써 KCC는 2023-2024시즌 이후 2년 만이자 통산 7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9위에 그치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던 KCC는 불과 한 시즌 만에 왕좌를 탈환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특히 KCC는 다시 한 번 KBL 새 역사를 썼다. 2023-2024시즌 '사상 첫 5위 우승'의 신화를 만들었던 KCC는 이번 시즌에는 KBL 최초의 '6위 우승'까지 일궈내며 전례 없는 기록을 남겼다.

아울러 KCC는 통산 우승 횟수를 7회로 늘리며 울산 현대모비스와 함께 프로농구 역대 최다 우승 공동 1위에 올랐다.

이날 KCC는 주축 선수들의 고른 활약을 앞세워 우승을 완성했다. 숀롱은 14점 10리바운드의 더블더블을 기록했고, 허웅(17점), 허훈, 최준용(이상 15점), 송교창(14점 9리바운드)도 두 자릿수 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특히 허훈은 플레이오프 12경기를 뛰며 누적 출전 시간 431분 46초를 기록, 전체 1위에 올랐다. 그는 챔피언결정전 5경기 평균 38분 51초를 뛰며 15.2점, 9.8어시스트, 4.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이날 5차전에서도 15점 6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활약했고, 기자단 투표 98표 중 79표를 얻어 생애 첫 챔피언결정전 MVP를 거머쥐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을 얻어 형 허웅을 따라 KCC 유니폼을 입은 허훈은 이적 첫 시즌 만에 데뷔 첫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허훈 / 사진=권광일 기자

경기 후 인터뷰실에는 허웅, 허훈 형제가 함께 들어섰다. 허웅은 "샴페인에 취한 것 같다. MVP, 마이 브라더!"라고 크게 외치며 동생을 축하했다.

허훈은 "너무 행복하다. 선수로서 우승을 꼭 해보고 은퇴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하게 돼서 너무 기쁘다"며 " FA를 통해 KCC로 오게 됐는데 그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한다. 결과로 증명한 것에 대해 스스로 자랑스럽다. 내년에도 이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많은 출전 시간을 소화한 것에 대해서는 "자초한 건 아니다. 공격도 해야 하고 수비도 해야 해서 많이 힘들었지만 저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힘들었다"며 "그렇다고 해서 포기할 이유는 없었다. 한 발 더 뛰는 사람이 우승한다는 생각으로 버텼다. 또 그만큼 많이 뛰었기에 이렇게 좋은 상까지 받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허웅은 "2년 전 우승을 했지만 그 다음 시즌에 실패를 했다. 그래서 시즌이 끝나자마자 스스로 자부할 만큼, 남들이 인정할 만큼 많은 노력을 했다"며 "개인적으로 그 노력이 지금 이 자리를 증명해 주는 것 같아서 너무 행복하다. 앞으로도 계속 노력해서 이 자리를 유지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올 시즌 정규리그부터 희로애락이 많았다. 기록도 세우고 떨어지기도 해보고 다치기도 해봤다. 이런저런 소리 다 들어가면서 했다. 제 인생을 압축해 높은 시즌인 것 같다"며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그 노력으로 자신감이 생겨서 이런 결과를 만들어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으로 증명한 것 같아서 너무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허웅 / 사진=권광일 기자

형제는 서로를 향해 덕담도 건넸다. 먼저 허웅은 "(허)훈이는 농구를 할 때부터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있었다. 동생이지만 농구 선수로서 항상 훈이를 인정해왔다"며 "이렇게 같은 팀에서 우승한 것 자체가 너무 행복하다. 훈이가 오늘만큼은 챔피언인 것 같다. 멋있다. 인정하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허훈은 2년 전 챔피언결전에서 형의 우승을 지켜봤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수원 KT 소속이던 2023-2024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형 허웅이 이끌던 KCC에 막혀 준우승에 머문 바 있다.

허훈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상대 팀으로도, 같음 팀으로도 형과 챔프전을 해봤는데 형은 팀이 필요하고 힘들 때 한 방을 넣어주는 깡다구가 있다"며 "진심으로 존경한다. 그런 강인한 선수가 되는 건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이번 시즌 KCC는 허웅, 허훈, 최준용, 송교창, 숀롱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대거 포진한 '슈퍼팀'으로 불렸다. 시즌 전부터 우승하지 못하면 안 된다는 분위기가 형성될 정도였다.

이러한 시선에 부담은 없었는지 묻자 허웅은 "그것 때문에 욕을 엄청 먹었다. 정규리그 때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너무 자존심이 상하고 힘들었다. 그래도 묵묵히 견뎌내고 이겨내고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반면 허훈은 "정규리그 때는 욕도 먹고 안 좋은 소리도 많았는데 플레이오프 와서는 그런 부담감보다는 오히려 시합을 뛰는 게 재밌고 즐거웠다"며 "언제 또 이렇게 완벽한 선수들과 시합을 뛰어보겠나 싶었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행복하고 재미있던 순간이 더 많았다"고 이야기했다.

허훈-허웅 / 사진=권광일 기자

한편 이날 허훈의 챔피언결정전 MVP 수상으로 아버지 허재(1997-1998), 형 허웅(2023-2024)에 이어 KBL 최초의 '삼부자 MVP'라는 대기록도 탄생했다. 팬들 사이에선 "어머니 빼고 다 받았다"는 농담도 나오고 있다.

이에 허훈은 "세 명이 MVP를 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공은 어머니라고 생각한다. 짐승 세 마리를 키워주셨다"고 말했다.

그러자 곧바로 허웅이 "아버지가 왜 짐승이냐. 아들 셋이라 정정하겠다. 허훈이 취한 것 같다. 아버지까지 해서 아들 세 명이라고 하겠다"고 받아쳐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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