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차·IT 노조도 “영업이익의 N% 달라”

박순찬 기자 2026. 5. 14.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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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요구 전방위로 확산, HD현대중 노조 ‘최소 30%’ 요구
삼성전자 노사협상 결렬… 노조 “추가 대화 없다” 파업 위기
하이닉스 성과급 지급 이후 요구가 다른 회사로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삼성바이오 노조(왼쪽부터), 현대차 노조, 카카오 노조 /뉴시스, 연합뉴스

정부가 중재한 삼성전자 노사 간 사후 조정이 13일 최종 결렬된 가운데 ‘영업이익의 N%’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움직임이 조선, 자동차, 바이오, 통신 등 산업계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다른 업종에서도 이 같은 요구를 앞세운 파업이 번질 수 있다는 산업계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최대 조선사인 HD현대중공업의 노조는 12일 ‘영업이익의 최소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내용을 포함시킨 올해 임단협 안건을 확정지었다. 최근 조선업 호황으로 회사 실적이 크게 개선된 가운데, 노조가 처음으로 ‘영업이익의 N%’를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IT 업계에선 카카오 노조가 영업이익의 13~15%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며 단체 행동을 예고했고, 완성차 업계와 바이오·통신 업계에서도 유사한 요구가 줄줄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에 따라 원청을 교섭 테이블로 불러내게 된 협력사·하청업체로도 빠르게 확산 중이다.

정부는 삼성전자 사태 해결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이날 청와대는 삼성전자 노사 최종 결렬과 관련해 “아직 파업까지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노사가 대화로 해결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삼성 파업이 국민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의 중대성을 고려해 정부 차원에서 상황을 면밀히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삼성전자 노조는 파업 강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날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2차 심문에서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사후 조정까지 5개월 동안 교섭을 하면서 회사의 안건은 전혀 진전되지 않았다”며 “파업 종료 시까지 회사와의 추가 대화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마지막까지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청와대와 정부는 “파업 전까지 대화 적극 지원”

삼성전자 노조가 예고한 파업 기간은 오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이다. 삼성전자로선 지난달 법원에 낸 가처분 신청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날 2차 심문을 마친 법원은 총파업 하루 전인 20일까지 최종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하지만 법원에서 사측 요구를 받아들이더라도 총파업 자체를 원천 봉쇄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가처분 신청의 핵심 취지가 안전 보호 시설(반드시 정상가동을 유지해야 하는 설비·시스템)의 정상적 유지 및 웨이퍼 변질 방지 등 필요성에 대한 것인데, 이 업무 관련 인력 약 10%를 제외한 나머지 조합원은 여전히 파업을 강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승호 위원장도 “이 사건은 위법 쟁의 행위에 대한 가처분”이라며 “우리는 위법 행위를 할 생각이 전혀 없기 때문에 (파업 진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노조 측은 파업에 최소 5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파업을 멈출 수 있는 건 정부가 보유한 최후 수단인 ‘긴급조정권’이다. 국민 일상을 위태롭게 하거나 국민 경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을 때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는 조치로, 즉시 쟁의 행위를 중지해야 하고 30일간 재개하지 못한다. 다만 노동계 반발이 예상되는 부담스러운 카드인 만큼, 정부는 ‘대화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가 ‘파업 전까지 대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나서고 있어 노사가 다시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노사 양측의 입장차가 커 막판 타결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성과급 산정 투명화’와 ‘상한 폐지’를 내건 노조는 이를 반드시 제도화해야 한다는 요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최승호 위원장은 “정부는 싸워서 쟁취하라는 입장으로 알고 있고, (이에 따라)저희도 적법하게 싸우고 있다”고 했다. 반면 회사 측은 업계 1위를 할 경우 경쟁사보다 더 줄 수는 있지만 제도화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산업계에서도 삼성전자의 협상 결과가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는만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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