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 내와리 불법성토장 ‘중금속 범벅’

신동섭 기자 2026. 5. 14.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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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16배 등 기준치 초과
폐기물 성분 토사 대량 유입
주민들 지하수 등 오염 우려
환경련, 엄중조치·수거 촉구
울주군, 복구명령·고발 예정
인근서도 의심 사례 또 발견
▲ 13일 울산 울주군 두서면 내와리 주민들이 외와저수지 인근 불법 성토 신고 현장에서 흘러나온 붉은 빛깔의 침출수를 가리키고 있다.
울산 울주군 두서면 내와리 외와저수지 인근 불법 성토 신고 현장(본보 5월6일자 6면)에서 기준치 수십 배를 웃도는 중금속이 검출됐다. 특히 농지에 사용해서는 안 될 폐기물 성분의 토사가 대량 유입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인근 농경지와 저수지, 지하수 오염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찾은 불법 성토 현장은 지난달 말 신고 당시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심각한 악취가 감돌았다. 인접한 축사의 냄새를 덮어버릴 정도의 악취가 일대를 뒤덮었다. 깊게 파인 구덩이에 모인 침출수에서는 기포가 올라오고 있었다.

울주군 등에 따르면, 성토에 사용된 흙에서 구리가 기준치의 약 16배인 2398.89㎎/㎏이 검출됐다. 아울러 아연이 11.6배, 니켈 6.8배, 카드뮴 6배, 납 4배, 비소 2.4배 등 주요 중금속 물질 대부분이 심각한 농도로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전도도(EC)는 무려 68배가 넘는 수치가 기록됐다. 이는 토양 내 염류가 과도하게 집적된 상태를 나타내는데, 식물이 삼투압 현상으로 수분과 영양분을 흡수하기 어려워져 발아율 감소와 생육 부진, 잎마름 및 수확량 감소 등의 피해를 볼 수 있다. 토양 산성도 역시 기준치 이상이었다.

불법 매립 의혹이 제기됐던 토사가 '중금속 덩어리'임이 밝혀지면서 인근 주민들의 불안은 극에 달하고 있다.

김영준 외와마을 이장은 "우리 마을은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는데 침출수로 인한 수질 오염이 우려된다"며 "장마철이 되면 오염된 흙과 썩은 물이 하류로 쏟아져 내려갈 텐데 냄새로 인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문제는 성토 시행자가 매립한 것으로 의심되는 인근의 또 다른 불법 매립 의심지에서도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태헌씨는 "불법 매립지에서 흘러나온 붉고 비릿한 침출수가 저수지를 오염시켰다"며 "그 물을 끌어다 논에 댔더니 농사를 완전히 망치게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울산환경운동연합은 이날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당국에 "외와마을은 태화강, 낙동강, 형산강의 발원지"라며 "엄중 조치와 함께 불법 반입해 매립한 산업폐기물을 전량 수거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재발 방지를 위해 △마을 단위의 촘촘한 불법 매립 신고 체계 구축 △불법 행위 제보자에 대한 포상금 제도 도입 △매립·성토 신고서·허가 신청서에 반입토사 반출지와 반입 토사량(추정치)제출 의무화 등을 제언했다.

울주군 관계자는 "지난 12일 토지주에게 처분사전통지를 보냈으며, 오는 27일까지 의견 제출을 받은 뒤 28일 원상복구명령과 함께 지주와 성토 시행자 모두를 농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할 계획"이라며 "폐기물관리법 위반 여부는 추가 시료 검사 결과가 나온 뒤 판단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글·사진=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