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UAE도 이란 공습… ‘중동 대전’으로 확대되나

파리/원선우 특파원 2026. 5. 14.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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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월 개전 후 수차례 보복 공격
전쟁 재개 땐 종파전쟁 확전 우려
美, 이란전 작전명 ‘장대한 분노’서
‘대형 망치’로 변경하는 방안 검토
지난 2017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킹 파이살 항공 대학 설립 50주년 기념 졸업식 및 에어쇼에 나온 F-15SA 전투기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2월 개전 이후 이란의 무차별 미사일·드론 공격을 받아온 중동 국가들이 “이제는 못 참겠다”며 이란에 군사 행동을 한 정황이 잇따라 포착되고 있다. 미국과의 종전 협상이 결렬돼 전쟁이 재개될 경우 이들 걸프 왕정 국가들과 이란 간 종파(이슬람 수니파 대 시아파) 및 지역 대전(大戰)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로이터는 12일(현지 시각) 중동의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달 이란 본토를 여러 차례 비밀리에 공습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우디가 역내 최대 라이벌인 이란의 영토를 직접 타격한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방 및 이란 관리들에 따르면, 사우디 공군은 지난 3월 말 이란 내 목표물에 보복 공습을 가했다. 구체적인 타격 지점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사우디는 이로써 보복 의사를 명확하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란으로부터 2800발이 넘는 미사일·드론 공격을 받았던 아랍에미리트(UAE) 역시 지난달 8일 일시 휴전 직전 이란 남부 연안 라반섬의 정유 시설을 공습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당시 이란은 피격 사실을 공개하고 UAE를 보복 공습했다. UAE는 이란의 무차별 공습에 마천루가 불타는 장면이 실시간으로 보도되며 항공과 교통, 관광, 부동산 시장 등이 전방위적인 타격을 받았고, 중동의 금융·상업 허브이자 관광 중심지라는 명성에도 금이 갔다. 그러자 UAE는 이란을 자국의 경제·사회모델을 훼손하려는 ‘불량국가’로 규정하고 본격적인 응징에 나섰다는 것이다.

쿠웨이트에서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 침투조가 적발되기도 했다. 쿠웨이트 내무부와 국방부는 12일 “이달 1일 국경을 침입하다 체포된 일당 4명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소속이라고 자백했다”며 “쿠웨이트군이 이들 일당과 교전해 병사 1명이 부상했고 침투조 중 2명은 도주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쿠웨이트 북쪽 이라크·이란 국경 근처의 부비얀 섬에 침투해 미군 시설 파괴 공작을 하려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란군은 지난달 이 섬을 공격했는데, 미국의 위성 장비와 탄약이 이 섬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레인 당국도 이날 이란 혁명수비대에 포섭돼 간첩 행위를 한 혐의로 20여 명에 징역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3명은 종신형을 받았다.

한편 미국은 전쟁 재개 시 작전명을 기존의 ‘장대한 분노(Epic Fury)’에서 대형 망치를 뜻하는 ‘슬레지해머(Sledgehammer)’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NBC방송이 보도했다. 미군은 지난해 6월 사상 처음으로 이란 본토를 직접 공습하면서 ‘한밤의 망치(Midnight Hammer)’라는 작전명을 사용한 바 있는데, 장대한 분노 작전 때보다 더 많은 병력과 자산을 동원할 가능성이 있다고 미 당국자들은 말하고 있다.

미 정보 당국은 최근 이란군이 대부분의 미사일 기지와 발사대, 지하 군사시설에 대한 접근권을 회복했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도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 주변 미사일 기지 33곳 중 30곳이 정상화됐고, 전국의 미사일 시설 역시 90% 이상 접근이 가능한 상태다. 발사대와 미사일 비축량 역시 전쟁 이전의 70% 이상 수준을 회복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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