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 데미 무어와 레드카펫… 나홍진作 ‘호프’ 황금종려상 거머쥘까

신정선 기자 2026. 5. 14.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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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회 칸 영화제 개막
처음으로 후원사에 ‘메타’ 포함
AI 시연도… “불길한 파트너십”
12일(현지시각) 개막한 제79회 칸 영화제 레드 카펫에서 올해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찬욱(왼쪽) 감독이 심사위원인 배우 데미 무어(가운데), 클로이 자오 감독과 함께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한국 영화가 4년 만에 황금종려상에 도전하는 제79회 칸 영화제가 12일(현지 시각) 프랑스 남부 도시 칸에서 개막했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나홍진 감독의 SF 스릴러 ‘호프’가 경쟁 부문에, 연상호 감독의 ‘군체’가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받아 상영된다.

한국인 최초로 칸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찬욱 감독은 이날 심사위원인 배우 데미 무어, 클로이 자오 감독 등과 함께 레드 카펫을 밟았다. 개막식에서는 영화 ‘반지의 제왕’의 피터 잭슨 감독이 명예 황금종려상 수상자로 무대에 올랐다. 잭슨 감독은 “저는 황금종려상 타입이 아닌데, 어떻게 이 상을 받게 됐는지 이해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겸손한 수상 소감을 전했다. 시상자로 나선 배우 일라이저 우드는 “‘반지의 제왕’ 프로도 역을 주신 잭슨 감독님 덕분에 인생이 바뀌었다”며 “감독님이 인생을 바꿔준 배우가 저뿐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개막식에 앞서 열린 심사위원단 기자회견에서 정치와 예술의 구분에 대한 질문을 받고 “영화는 예술적 성취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정치와 예술을 서로 대립되는 개념으로 생각하는 자체가 이상한 일”이라며 “정치적인 주장을 담고 있다고 해서 예술의 적이 아니며, 훌륭한 정치적 주장을 말하고 있어도 예술적으로 탁월하게 성취되지 않는다면 선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데미 무어는 AI 위협에 대한 질문에 “AI와 싸우려 할 수는 있겠지만, 패배가 뻔한 싸움”이라며 “AI와 함께 일할 방법을 찾는 쪽이 더 가치 있는 방향”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AI 등 기술 발전은 칸 후원사의 지형도 바꿨다. 올해 칸은 마크 저커버그의 메타가 처음으로 후원사에 포함됐다. 뉴욕매거진은 이를 두고 “메타의 AI 안경을 쓴 틱톡 스타가 레드카펫 인터뷰에 나서고, 칸의 상징인 마제스틱 호텔 앞에 메타의 AI 웨어러블 기기 시연용 팝업이 열리고 있다”며 “불길한 파트너십”이라고 보도했다.

올해 칸 초청작에 할리우드 대형 스튜디오의 작품이 없다는 점도 예년과 달랐다. 막판까지 거론됐던 스티븐 스필버그의 ‘디즈클로저 데이’와 크리스토퍼 놀런의 ‘오디세이’는 결국 칸을 건너뛰기로 결정했다. 할리우드 영화들이 갈수록 인플루언서 홍보 등 통제된 마케팅을 선호하게 되면서 영화제 공개를 꺼리게 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황금종려상을 두고 다툴 영화로는 ‘호프’를 포함해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상자 속의 양’,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씁쓸한 크리스마스’ 등 22편이 초청됐다. 시상식은 오는 23일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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