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차, 차이나 브랜드가 몰려온다

이미지 기자 2026. 5. 14.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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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가전·자동차로 전방위 확산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 인근. 중국의 프리미엄 티(茶) 브랜드 ‘차지(Chagee)’ 매장 앞에 200m 넘는 줄이 늘어섰다. 이날 차지는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를 포함해 용산, 신촌에 3개 매장을 동시 오픈하며 한국 상륙을 알렸다. 4시간 넘는 대기가 이어지자 현장 주문이 중단되고 앱 예약만 받는 소동도 벌어졌다. 줄을 선 20대 여성은 “틱톡을 보고 알게 된 브랜드”라며 “매장 디자인과 패키지가 세련됐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중국 윈난성에서 설립된 차지는 프리미엄 콘셉트를 내세우며, 중국 밀크티 브랜드로는 처음 나스닥에 상장한 기업이다. 서울 시청역과 역삼역 인근에 매장 2곳도 추가 오픈할 예정이다. 이미 강남·명동 등에 자리를 잡은 ‘헤이티(HeyTea)’, 제주도까지 진출한 ‘차백도(ChaPanda)’ 등도 MZ세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커피 공화국으로 불리는 한국 음료 시장에 중국 브랜드들이 무서운 속도로 깃발을 꽂고 있는 것이다.

과거 ‘싸구려’ ‘짝퉁’ 이미지가 강했던 중국 기업들이 ‘대륙 프리미엄’과 ‘하이테크’를 앞세워 한국 소비자의 지갑을 열고 있다. 마라탕으로 시작된 중국발(發) 소비 유행이 차(茶)와 훠궈를 넘어 가전과 전기차까지 전방위로 번지는 양상이다.

◇커피 왕국 한국 시장에서 중국 차 브랜드 약진

외식 시장에서도 중국 브랜드가 약진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 명동에 문을 연 후난 요리 전문점 ‘농경기’는 오픈 첫날 5시간 대기 줄이 생겼다. 중국 훠궈 체인 ‘하이디라오’는 1인당 식사비가 5만원을 웃돌지만 대기 없이는 입장이 힘들다. 변검 공연, 생일 세레머니, 혼밥 고객용 캐릭터 인형, 무료 간식과 네일 서비스 등 매장 곳곳이 놀이 공간처럼 설계된 덕분이다. 대기 고객에게 간식을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구두닦기와 아이 돌봄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하이디라오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202억원)은 전년보다 83%나 급증했다.

중국 브랜드의 공세는 자동차 시장으로 확장 중이다. 수입차 매장이 몰려 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도산대로 일대에는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의 전시관이 잇따라 진입하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수입차 거리에 중국 프리미엄 전동화 브랜드 지커(Zeekr)가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연면적 915㎡ 규모 전시장에는 고성능 전기 왜건 등 주력 모델 4개가 배치됐다. BMW·메르세데스·포르쉐 전시장들이 줄지어 선 거리에서, 지커는 ‘럭셔리 테크놀로지 브랜드’로 홍보하고 있다.

중국 비야디(BYD)는 전국 30개 전시장을 구축하며 수도권뿐 아니라 충청·호남·영남 등 전국 권역별 네트워크를 갖췄다. 작년 수입차 판매량 10위였던 BYD는 올해 1~4월 수입차 판매량에서 테슬라·BMW·벤츠에 이은 4위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BYD가 승용차 모델을 본격 확대하면 국내 전기차 시장의 판도가 근본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 진출로 중국 내수 부진 극복

가전 시장에선 로봇청소기 분야에서 중국의 로보락이 독주하고 있다. 다음 달에는 중국 하이센스가 롯데하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한다. 그간 온라인에서 저가형으로만 팔리던 하이센스가 프리미엄 라인업을 앞세워 오프라인 진열대를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중국 소매 브랜드들의 파상공세는 ‘중국 내수 경기 침체’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소비 둔화로 본토에서 생존 위협을 느끼자,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한계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특히 한국은 지리적으로 가까울 뿐 아니라 소비 수준이 높고 트렌드 변화가 빨라, 글로벌 확장을 노리는 중국 자본에 최적의 시장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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