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삼성 반도체 파업 강행 땐 ‘긴급조정권’ 발동할 수밖에

정부가 중재한 삼성전자 노사의 사후 조정이 끝내 결렬됐다. 17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성과급 산정 방식 등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제 삼성전자 노조가 예고한 ’18일간 총파업’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반도체는 개별 기업의 상품에 머물지 않는다. 자동차·AI·방위산업 등 현대 산업 전반을 지탱하는 ‘산업의 쌀’이자 사실상 국가 안보의 핵심 자산이다. 반도체가 국가 전체 수출의 37%, 주식 시가총액의 절반을 차지하는 현실에서 파업은 국가 경제에 직접적인 큰 충격을 줄 수밖에 없다. 18일간 파업 시 최대 43조원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파업으로 반도체 생산이 중단되기라도 하면 글로벌 공급망을 흔들 수 있는 사태로 비화할 수도 있다.
노동조합법은 쟁의행위가 국민경제를 현저히 해할 위험이 있을 때 고용노동부 장관이 파업을 중단시키는 ‘긴급 조정권’을 발동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긴급 조정이 결정되면 30일간 모든 쟁의행위가 금지된다. 중앙노동위원회가 노사 간 조정에 나서고 조정이 안 될 경우 직권으로 단체협약과 동일한 법적 효력을 갖는 중재 결정을 내리게 된다. 1993년 현대자동차 파업과 2005년 항공 대란 당시에도 정부는 이 제도를 발동해 사태를 해결했다. 지금 삼성전자 문제 역시 긴급 조정을 통해 산업 마비의 파국을 막아야 할 사태라고 할 수 있다.
노동 3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다. 하지만 그 어떤 권리도 국민 경제의 근간을 무너뜨릴 정도로 절대적이지 않다. 결과적으로 그 노동자 자신들에게도 해가 되기 때문이다. 사후 조정마저 결렬된 마당에 노사 자율에만 맡기기엔 위험이 크다. 게다가 삼성전자를 믿고 투자한 400여만 주주가 겪게 될 자산 가치 하락과 시장 대혼란을 누가 책임질 건가. 국민 10명 중 7명이 이번 파업을 부적절하다고 답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친노동 정부가 노동계 반발을 우려해 눈치 볼 가능성도 있지만 이는 통상적 노동 문제가 아니다. 21일로 예고된 파업이 시작되면 긴급조정권 발동을 통해 파국을 막고 공정한 중재안을 이끌어내야 한다. 반도체 라인을 위험에 방치한다면 정부의 직무유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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