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금으로 북 축구팀 응원 지원, 사용처 왜 안 밝히나

정부가 아시아축구연맹 경기 참가를 위해 17일 방남하는 북한 여자 축구팀을 응원하는 대북 민간 단체에 남북협력기금 3억원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이번 행사가 남북 상호 이해 증진에 기여한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했다.
북한팀은 20일 수원 FC 위민팀과 경기를 갖는다. 수원 응원단은 모든 비용을 자비로 부담한다. 이 때문에 국내 축구 팬 사이에서 형평성 논란이 불거졌다. 통일부는 “북한팀을 응원하고자 하는 여러 단체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급을 결정했다”고 했지만, 구체적으로 누구에게 지급하는 지는 밝히지 않았다. 사용처에 대해서도 “티켓 구매와 응원 도구 비용 등”이라고 했는데, 티켓값은 단체 할인을 받으면 1장당 5000원이라고 한다. 통일부가 추산한 응원단이 2500~3000명인 점을 감안하면 경기당 1500만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지 정확히 밝혀야 한다. 3억원이 큰 돈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국민 세금이다. 세금을 쓸 때는 용처가 명확해야만 한다.
북한은 2019년 평양에서 치러진 남북 간 월드컵 예선전의 생중계를 불허하고 응원단은커녕 무관중 경기로 치렀다. 우리 선수단은 가져간 식자재는 물론 휴대전화도 압수당했다. 손흥민 선수는 “심한 욕설도 들었다”며 “다치지 않고 돌아온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라고 했다. 우리 선수는 갈 때마다 폭력적 대접을 받는데 북한 선수단은 올 때마다 없는 응원단까지 만들어준다.
남북협력기금은 통일을 위해 만든 돈이다. 그런데 북한은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고 ‘통일’은 말도 못하게 한다. 북한은 남북협력기금을 통해 빌려간 차관 9240억원도 일절 갚지 않고 있다. 2012년부터 지금까지 100차례 이상 상환을 독촉했지만 북측은 단 한 번도 답변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올해도 지난 넉 달간 겨레말큰사전 편찬 등에 59억원을 무상 지원했다.
북한이 통일을 원치 않더라도 우리는 통일을 염두에 두고 대북 정책을 펼쳐야 한다. 장기적 관점에서 인도적 지원 등은 필요하다. 그러나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경우라면 그 돈이 누구에게 어떤 명목으로 갔는지 정확히 밝히고, 제대로 쓰였는지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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