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文대통령 비판한 방송 탄압? 방통위 관계자들 뒤늦게 누명 벗었다

박서연 기자 2026. 5. 13.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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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때 2019년 경기방송, 비정상적 경영에 조건부 재허가 받고 이듬해 폐업
공언련 운영위원장이던 최철호 "경기방송 기자가 文 대통령에게 밉보여서…" 주장
이후 검찰, 2023년 5월 방통위와 수원시청 압수수색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옛 경기방송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문재인 정부 당시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들이 대통령에 비판적인 질문을 한 기자가 있다는 이유로 경기방송에 조건부 재허가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압수수색까지 진행됐으나, 뒤늦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2022년 10월 보수언론단체인 공정언론국민연대(당시 운영위원장 최철호)가 경기방송 의혹으로 관련자들을 고발한 지 3년7개월 만에, 2023년 5월 검찰이 방통위와 수원시청을 압수수색한 지 3년 만에 무혐의처분이 나왔다.

13일 미디어오늘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은 최근 '경기방송 조건부 재허가 건'으로 2022년 10월 공언련으로부터 고발당한 당시 방통위 관계자들인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과 김창룡·허욱·표철수 전 상임위원, 실무자 2명 등 6명에게 무혐의 처분 통지서를 보냈다.

김창룡 전 방통위원은 13일 미디어오늘에 “3년 만에 무혐의 처분이 나왔다. 내용이 너무나 명백했다. 처음부터 경기방송 재허가 건에 문제가 있었다면 3년 걸릴 일이 아니다. 그 전에 기소했을 거다. 검찰이 사건을 3년간 끌어안고 있으면서 피고발인들은 소송 방어를 해야 해 변호사 쓰고 시간 들이고 힘들었다”라고 소회했다.

앞서 2019년 12월11일 방통위는 경기방송이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는 등 비정상적 경영 상황이 이어지던 가운데 내부고발자를 해고하고, 방통위의 출석 요청 등을 거부한 점 등을 고려해 재허가를 보류했다.

이보다 앞선 그해 8월5일 현준호 경기방송 당시 총괄본부장이 대표이사를 포함해 간부 10여 명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문재인 때려 죽이고 싶다”, “(일제)불매운동 100년간 성공한 적이 없다”, “우매한 국민들 속이고 반일로만 몰아간다. 자기네들 총선 이기려고” 등 정부 및 불매운동 비하 발언을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그러나 경기방송은 내부고발자였던 노광준 제작팀장과 윤종화 보도팀장을 해고하고 현준호 본부장은 전무이사로 임명해 오히려 논란을 키웠다. 이 같은 상황이 재허가 보류에 영향을 주었다는 지적이 방통위 내부에서도 나온다. 방통위는 당시 재허가 의견청취 과정에 현준호 전무이사의 출석을 요구했으나 현 이사가 이를 거부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방통위 관계자는 당시 “경기방송의 기형적 주주 관계에 문제의식을 갖고 관련 자료를 요청했는데 보낸 자료로는 도저히 앞뒤가 맞지 않았다. 사실상 경기방송은 페이퍼컴퍼니 같은 대주주가 운영하고 있고 실질적 대주주는 현준호 이사로 느껴질 정도다. 방통위 내부에서는 현준호 이사의 행동을 비롯해 경기방송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재허가 취소는 물론 검찰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라고 말했다. 결국 방통위는 2019년 12월 경기방송에 조건부 재허가를 의결했다. 그러나 이듬해 경기방송은 갑작스레 '폐업'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인 2022년 10월 공언련은 재허가 심사 후 3년이 지난 시점에서 돌연 한상혁 당시 방통위원장과 김창룡·허욱·표철수 당시 방통위 상임위원, 방통위 소속 실무자 2명 등 6명을 상대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후 3년7개월이 지난 뒤인 최근에서야 검찰은 6명 모두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경기방송 재허가 건을 담당한 당시 지상파방송정책과 실무자는 2023년 5월 압수수색 이후부터 6개월간 4번의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김예령 전 경기방송 기자(국민의힘 전 대변인)가 2019년 1월10일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근거없는 자신감이 어디서 나오는 거냐고 질문하고 있다. 사진=YTN 영상 갈무리

최철호 당시 공언련 운영위원장은 2022년 5월10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1997년 개국 후 탄탄한 재정과 내실 있는 운영으로 꾸준히 성장해온 경기방송이 방통위로부터 불합리한 조건으로 재허가 승인을 받게 된 건, 2019년 1월 10일 청와대 신년 기자회견에서 당시 소속 기자였던 김예령 기자가 건넨 질문이 발단이 됐다”라고 주장했다. 김예령 당시 기자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는 자신감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를 물었던 질문이 조건부 재허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다. 이날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는 방통위와 수원시청 사무실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최철호 당시 공언련 운영위원장은 2024년 7월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이 취임한 직후 방통위 산하기관인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으로 임명돼 현재도 직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4월24일 수원지방법원 제12민사부(재판장 신민석)도 경기방송과 현준호 전 전무이사가 한상혁 방통위원장과 김창룡·허욱·표철수 당시 방통위 상임위원들, 방통위 실무자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 기각 판결을 내렸다. 경기방송은 9억 원, 현준호 전 이사는 3억8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들은 방통위가 무리하게 경영에 개입했고, 심사점수를 조작해 결과적으로 폐업에 이르게 됐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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