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의 이제는 국가유산] [53] ‘愛民의 물시계’ 자격루 재현해보자


자격루는 세종의 명에 의해 1434년 제작된 자동 물시계다. 물 흐름을 이용한 동력에 따라 쇠 구슬, 나무 인형 등이 움직여 정해진 시간이 되면 저절로 종과 북과 징을 쳐서 시간을 알려줬다. 집채만 한 크기로 “시간에 따라 스스로 알리게 하고 사람의 힘을 빌리지 아니하도록 하였다”는데 지금도 그 원리가 신기하다.
세종은 한글을 창제했듯이 시간의 기준을 세워 나라를 이끈 왕이었다. 시간을 정확히 측정하려 한 그의 노력은 백성이 농사의 때를 알고, 관청과 도성이 질서 있게 움직이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세종은 하늘의 질서를 읽고 그것을 과학으로 증명해 백성의 삶을 이롭게 하려 한 민족의 큰 스승이었다.
세종의 창의력은 국가 운영의 근본이자 애민의 실천이었다. 하늘의 운행을 관측하고, 한양을 기준으로 시간을 정밀하게 계산하며, 그 시간을 국가적 장치로 공표했다. 그 마음이 자격루 안에 깃든 것이다. 당시 조선의 표준 시간을 알린 자격루 실물을 지금은 볼 수 없지만, 중종 때 다시 만든 자격루 일부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국보 창경궁 자격루 누기(漏器)’로 만날 수 있다.
몇 년 전, 세종 때 기록을 바탕으로 재현된 자격루가 화제가 됐다. 박물관 안에만 전시되지 않고, 세계인이 함께 느낄 수 있는 유산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 재현한 자격루에 현대적인 시보 장치를 달고 장소의 의미를 담아 궁이나 광화문 일대에 조성하면 어떨까.
그 자체로 명물이 될 것이다. 시간을 옳게 세우고 그 시간을 백성에게 들려주었던 세종의 뜻을 국민과 더불어 세계인이 함께 나누어도 좋겠다. 세종대왕 나신 날이자 스승의 날인 5월 15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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