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미래 먹거리 7개 선종 핵심기술 확보 추진

임준혁 기자 2026. 5. 13.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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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생태계 全구성원 참여 미래비전 간담회 개최
시장 선도 위한 ‘3대 추진 전략·7대 핵심 과제’ 제시
K-조선 본진 강화·시장 확대·상생 생태계 구축 마련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3일 호텔현대 바이 라한 울산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K-조선 미래비전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 서울=한스경제 임준혁 기자 | 정부와 조선3사·중소 조선사, 협력사, 기자재업체, 노동자, 금융기관 등 조선업 생태계를 구성하는 전 이해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K-조선의 미래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그 결과 나온 핵심과제의 일환으로 향후 5년간 5250억원을 투자, 국내 조선소의 미래 먹거리가 될 암모니아선, 수소운반선 등 7개 선종의 핵심기술 확보가 추진된다.

산업통상부는 13일 호텔현대 바이 라한 울산에서 'K-조선 미래비전 간담회'를 갖고 미래 조선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3대 추진 전략과 7대 핵심과제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대‧중‧소형 조선사와 사내외 협력사, 기자재 기업, 노동자, 금융기관 등 조선업 생태계의 모든 구성원 40여명이 한 자리에 모여 K-조선의 미래를 위해 논의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산업부, 재정경제부, 고용노동부, 해양수산부, 금융위원회 장관들이 정부 측 인사로 간담회에 참석했다.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HD현대삼호 등 대형 조선사 대표들과 대한조선·케이조선·HJ중공업·대선조선(중형조선사), 소형 조선사(동성조선·중앙해양중공업·디섹·삼원중공업) 대표들도 이날 한 자리에 모였다.

▲ 조선사·기자재 기업·금융기관 대표 한 자리에

기자재 기업에선 △세진중공업 △SB선보 △한라IMS △강림중공업 △동성화인텍 등이, 협력사(동형이엔지·명진TSR·건우테크·오리엔탈정공 등) 대표들도 함께했다. 이 밖에도 한국무역보험공사,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금융기관 수장들로 간담회에 참석했다.

토론에 앞서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K-조선 미래비전 : 모두의 힘으로, 더 큰 미래로'를 발표했다. 김 장관은 "미래비전으로 △본진 강화 △시장 확대 △상생 생태계란 3대 추진 전략을 통해 앞으로도 세계를 선도하는 K-조선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해양 패권 경쟁과 중동전쟁 등 지정학적 여건이 급변하면서 세계 교역량의 90%를 담당하는 선박과 이를 건조하는 조선산업의 전략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월 '해양행동계획(Maritime Action Plan)'을 제시하고 투자 확대, 동맹국과의 협력 등 조선업을 재건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은 국가 주도의 대규모 신규 조선소 투자와 해운-조선 산업간 밀착을 통해 '해양굴기'를 실현 중이다.

한때 세계 조선업 1위 국가였던 일본 역시 향후 10년간 1조엔을 투자해 건조 역량을 2배로 확대한다는 'All Japan 2035' 계획을 추진 중이다.

▲ K-조선 재기 성공...인력 감소 우려 공존

이러한 환경에서 어려운 시기를 딛고 다시 일어난 한국 조선산업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1분기 전 세계 신조 발주량은 2020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전년 동기 대비 1.5배 정도 증가했고 미국, 인도 등 국제적인 협력 기회도 확대되는 등 K-조선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같은 기간 중국을 비롯한 경쟁국의 공격적인 설비 확장과 저렴한 인건비에 더한 기술 추격 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수주 경쟁은 격화되는 상황이다. 내부적으로는 조선3사 등 대형사 대비 중소형 조선사들의 경쟁력이 취약한 가운데 한 때 20만명에 달하던 조선산업 종사 인력도 10년 사이 상당히 감소해 지속 가능한 산업기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산업부는 이날 조선3사, 메이저 기자재사 등 소수의 대형 기업만 잘해서는 글로벌 조선 시장 우위를 점할 수 없다는 문제 인식을 참석자들과 공유했다. 따라서 정부-기업-노동자-유관기관 등 조선산업 생태계 구성원 모두의 힘을 모아 세계를 선도하는 K-조선을 만들기 위한 3대 전략을 제시하기에 이르렀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호텔현대 바이 라한 울산에서 열린 K-조선 미래비전 간담회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입장하고 있다./연합뉴스

K-조선 미래 비전 달성을 위한 3대 추진 전략 중 첫 번째는 '세계 최고의 생산 역량을 갖춘 K-조선(본진 강화)'이다. 본진 강화 전략에는 △필수선박 국수국조 △7 Star-Ship 프로젝트 △인공지능(AI) 전방위 확산 등 3대 과제가 제시됐다.

필수선박 국수국조는 국내 조선-해운업계가 지난달 28일 '조선-해운 상생협의회'를 출범시키고 해운사 공동 발주 등 양 산업의 전략적 연계를 강화하기로 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 17만4000㎥급 대형 LNG선 기술 실증 가속도

조선3사를 포함, 국내 조선사들이 고부가가치 선박의 선별 수주에 집중하면서 자동차운반선, 벌크선, 소형 컨테이너선 등 안보물자 수송에 필수적인 선박들이 중국 등 해외 조선소에 발주되는 상황을 타파하는 것이 골자다. 특히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운반선, 해상풍력지원선 등 자원‧에너지 연관 선박은 공공부문이 우선적으로 국내 발주를 추진할 수 있도록 관련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두 번째 과제는 향후 5년간 최대 5250억원을 투자해 우리 조선산업의 미래 먹거리가 될 7개 선종의 핵심기술 확보를 목표로 한다. 7개 선종은 △LNG운반선 △암모니아선 △수소운반선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전기추진선 △해상풍력지원선 △극지 쇄빙선으로 구성된다.

가스운반선과 관련해 각 선종마다 특화된 화물창 기술을 확보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LNG 화물창은 그간 소형 운반선에 대해서는 기술 실증이 이뤄졌지만 17만4000㎥급 이상 대형선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만큼 기술 실증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로 했다.

또 다른 친환경 선박인 전기추진선은 대형 추진 기술 자립화를 위한 연구·개발(R&D) 사업을 진행한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북극항로 개척으로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되는 해상풍력지원선과 극지 쇄빙선에 대해서는 한국형 독자 모델 개발을 지원할 예정이다.

세 번째 과제인 AI 전방위 확산은 오는 2030년까지 민관 합동으로 1조원을 투자해 세계 최초로 24시간 자율운영이 가능한 AI 조선소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조선소의 생산성을 공정별로 최대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 5년간 1조 투자...24시간 자율운영 AI 조선소 추진

올해부터 7년간 최대 6300억원을 투입, 자율운항선박 개발에 필수적인 실선 운항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활용해 국제해사기구(IMO)의 Level 4 단계인 완전자율운항 기술을 개발한다.

이를 위해 산업부‧해수부가 공동 주관하고 조선사‧해운사 등 47개 기관이 참여 중인 제조업 AI 전환(M.AX) 얼라이언스 자율운항분과를 중심으로 기업의 기술 수요를 우선 확인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R&D 사업을 통해 개발된 기술이 IMO 등 국제표준에 연계될 수 있도록 계획 단계부터 반영해 나갈 방침이다.

이 밖에도 데이터 수집, 위치정보 활용 등 불명확한 규제에 대해서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적극 활용해 선제적으로 특례를 적용키로 했다.

K-조선 미래 비전 달성을 위한 추진 전략의 두 번째 주제는 시장 확대다. 시장 확대 전략에는 K-조선 동맹(K-Shipyard Alliance)와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 등 2가지 과제가 제시됐다.

K-조선 동맹은 인도, 베트남, 필리핀 등 자국 조선업 육성 의지가 높은 국가들에 우리 조선 기업이 전략적으로 진출하는 것이 골자다. K-조선이 이미 축적한 노하우를 전수하고 이를 이식받은 조선 동맹 구축을 통해 국내에서 가격 경쟁력이 부족한 범용선박을 중심으로 이들 국가에서의 현지 건조 강화 및 주요 기자재·설계는 한국에서 수출하는 모델이다.

▲ K-조선동맹 통해 동남아 전략적 진출·마스가 추진

시장 확대 전략의 또 다른 과제인 마스가와 관련 미국 조선업 기반 재건에 협력함과 동시에 국내 건조 일감과 기자재 수출 등으로 환류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9일 한미 양국이 체결한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조만간 설립될 '한미 조선협력센터'를 통한 성과 창출도 가속화 한다는 전략이다.

K-조선 미래 비전 달성을 위한 마지막 전략은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K-조선(상생 생태계 구축)'이다. 상생 생태계 전략에는 인력양성과 중소조선사-기자재-협력업체 상생 등 두 가지 과제가 제시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호텔현대 바이 라한 울산에서 열린 K-조선 미래비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조선업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선3사가 올해 직영 인력을 전년 대비 20% 이상 추가 채용키로 했다. 정부도 현장‧전문인력 교육프로그램 운영, 고령 퇴직자들의 경험을 전수하는 'OJT 아카데미'를 하반기부터 운영하는 등 2030년까지 1만5000명의 전문‧숙련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 인력양성·중소조선사-기자재-협력사 상생 추진

마지막 과제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중형조선사의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 문제 해결부터 시작한다. 정부는 시급한 수요에 대해서는 정책금융 역량을 총동원해 신속히 지원하고 장기적으론 기업의 재무지표와 사업성‧잠재력을 균형 있게 고려한 지원 체계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간담회에 앞서 조선3사와 시중은행 3사(하나·우리·신한은행)는 조선 협력업체에 1조원 우대대출을 지원하는 내용의 '상생 무역금융 협약'을 체결했다. 이와 함께 정부와 조선사들은 원·하청 동일 비율 성과급 지급 등 협력사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기조도 유지해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작업 안전과 관련해 투자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조선소와 협력사 등을 대상으로 유해가스 감지기, AI 기반 충돌방지 시스템 등 첨단 디지털 기술이 적용된 안전장비들을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또 대형 조선사를 중심으로 협력사 안전교육 시설을 확대하는 등 안전한 조선소를 만드는데 민관이 함께 노력키로 했다.

김 장관은 "향후 글로벌 조선산업 경쟁은 기업 간 경쟁을 넘어 생태계 간의 경쟁으로 확대된 만큼 조선 생태계 모든 구성원들의 협력이 중요하다"며 "정부는 이날 약속한 '3대 추진 전략·7대 핵심과제'를 속도감 있게 이행함으로써 K-조선의 더 큰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이재명 대통령도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앞으로 (조선산업은) 여러 가지 많은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국내 조선산업이 제대로 발전할 뿐 아니라 튼튼한 생태계가 구축돼 성장의 과실이 골고루 나눠지고 회사 내에서도 사용자와 노동자가 함께 과실을 누릴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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