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전쟁에 협상력 약화…중국과 무역 합의도 힘들 듯

2박3일 중국 방문 일정 시작
한정 국가부주석이 직접 영접
항공기·소고기 등 핵심 의제로
호르무즈 등 중국 도움도 절실
중, 이란 전쟁 중재자 역할 두고
‘대만 독립 반대’ 표명 요구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베이징에 도착해 2박3일의 중국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이날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는 한정 중국 국가부주석이 직접 나와 트럼프 대통령을 영접했다. 2017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방중 당시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영접에 나섰던 것과 비교하면 중국이 의전 수준을 최고 격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9년 만에 방중한 그는 1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베이징으로 떠나기 전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시 주석과) 논의할 것이 많다”며 “무엇보다 무역이 (논의)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전쟁과 관련해 시 주석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그것에 대해 장시간 대화를 하겠지만, 우리가 잘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측 도움은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양국 경제 사령탑인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13일 인천국제공항 귀빈실에서 고위급 회담을 열었다. 중국중앙TV(CCTV)는 “양측은 상호 관심사인 무역 및 경제 문제 해결과 실질적인 협력 확대 방안에 관해 솔직하고 심도 있는 건설적인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양국이 서로 다른 우선순위를 갖고 있다고 했다. 중국 전문가인 스콧 케네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지난 7일 브리핑에서 이번 회담 핵심 의제를 ‘5B와 3T’로 요약했다.
케네디 연구원은 “정상회담이 6주 연기됐기 때문에 양측 모두 의제를 더 구체화할 수 있었다”며 “미국은 보잉(Boeing), 소고기(Beef), 대두(Beans), 무역위원회(Board of Trade), 투자위원회(Board of Investment)를 강조하고, 중국은 대만(Taiwan), 관세(Tariffs), 기술(Technology)을 핵심으로 내세울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항공기·소고기·대두 등 미국 기업이 생산하는 상품을 중국이 대량 구매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내 성과로 삼으려 한다. 시 주석은 대만 독립을 반대한다는 미국의 입장을 얻어내거나 대만에 대한 무기 수출 중단을 이끌어내는 것이 주요한 목표다. 관세 인하, 반도체 수출, 희토류 통제, 인공지능(AI) 기술 등도 논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회담을 둘러싼 기대는 크지 않다. 난항을 겪고 있는 이란 전쟁, 잇단 관세 무효화 판결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지렛대가 약화한 상황에서 큰 틀의 합의를 도출하긴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은 교착된 이란 전쟁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어떤 형태로든 중국의 도움이 필요하다. 시 주석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도울 테니 대만 문제를 양보해달라고 제안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기존 표현을 ‘대만 독립에 반대한다’로 바꿔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국산 무기의 대만 수출 문제를 회담 의제로 다루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대만 무기 판매는 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기존 입장과 다르다.
무역 분야에서도 큰 진전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이클 프로먼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은 “(미 행정부의 접근은) 대두 얼마와 항공기 몇대를 팔지 조율해가며 양국 간 무역 관계를 관리하겠다는 것”으로, 미국이 그간 세계 경제의 ‘가장 큰 위험’이라고 규정해온 중국의 막대한 보조금 등 불공정 무역 관행 문제 해결을 사실상 포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전현진 기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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