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보다 싸고 원룸보다 접근 용이”…단기임대로 주목받는 고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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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찾은 서울 홍대입구 인근의 한 고시원.
주거 취약 계층의 주거지였던 고시원이 미국·중국·일본 등 각국에서 온 외국인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단기 임대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보증금이 적고 계약형태와 기간이 유연한 데다 역세권 입지와 생활 인프라까지 갖추면서 고시원이 숙박업과 장기임대 사이를 메우는 주거 모델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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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임대 경계 허물어…외국인이 선호

13일 찾은 서울 홍대입구 인근의 한 고시원. 외관은 일반 상가 주택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내부의 주거 공간을 살펴 보면 약 20㎡ 규모에 침대와 TV가 놓여 있고 파티션을 나눠 냉장고와 세탁기를 둔 작은 생활 공간도 마련돼 있었다. 공용 주방에는 즉석밥과 밀키트가 있고 라면을 끓이고 있는 한 외국인이 보였다. 지난해 홍대 인근에서 고시원업으로 신고된 10곳을 비교해본 결과 대체로 보증금은 30만~50만 원 수준에 월 이용료는 관리비를 포함해 90만~100만 원이다.
한때 쇠락하던 고시원이 살아나고 있다. 주거 취약 계층의 주거지였던 고시원이 미국·중국·일본 등 각국에서 온 외국인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단기 임대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보증금이 적고 계약형태와 기간이 유연한 데다 역세권 입지와 생활 인프라까지 갖추면서 고시원이 숙박업과 장기임대 사이를 메우는 주거 모델로 떠올랐다.
고시원이 외국인의 단기 거주 수요를 충족하는 이유는 호텔 등 숙박시설보다 비용 부담은 낮고 일반 원룸 임대보다는 계약이 쉽다는 점이 꼽힌다. 단순 숙박시설과 달리 공용 주방과 생활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관계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고시원이 한국형 코리빙(Co-living·공동 주거)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건물을 매입해 일반 임대사업을 했던 최은미 스테이모어 대표도 몇년 새 고시원 운영으로 방향을 틀었다. 국내에서 생활하는 외국인을 비롯해 단기 거주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회전율과 수익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고시원의 운영과 인테리어 서비스까지 범위를 확장했다. 최 대표는 “생활 인프라가 갖춰져 있고 단기 임대 플랫폼을 통해 쉽게 계약할 수 있다 보니 외국인들이 오히려 안전하고 편하게 살 수 있는 공간으로 받아들인다”며 “단기 임대지만 공실이 2~3일 이상 가는 일이 거의 없어 고시원업에 뛰어드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고시원은 다중생활시설요건을 충족할 경우 누구나 신고 후 운영할 수 있어 단기 체류 수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 고시원인 픽셀하우스도 지난해에만 서울 방배동 서래마을 등 10곳에 문을 열었다. 실제 서울시 내 고시원업 신고 건수를 보면 2019년 257건에 달했지만 팬데믹 이후인 2021년 61건까지 줄었다. 이후 단기 임대 수요가 늘어나면서 2024년에는 125건을 기록했다.
이 같은 변화는 최근 단기임대 시장 성장과도 맞물려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대표 단기임대 플랫폼 삼삼엠투의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9만 명으로 전년 동기(12만 명) 대비 약 60% 증가했다. 외국인 대상 단기임대 서비스를 운영하는 엔코스테이 등 관련 플랫폼도 빠르게 확장 중이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도 올 하반기 단기임대 서비스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직방의 진출 자체가 단기임대 시장이 주요 주거 시장으로 커지고 있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공동 주거 서비스를 운영하는 홈즈컴퍼니는 서울에만 코리빙 스튜디오 7곳을 운영하고 있는데 선정릉 지점의 경우 외국인 비중이 30%에 달하고 평균 임대 기간도 10개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고시원의 부활이 서울의 주거 구조 변화와 맞닿아 있다고 본다. 외국인과 주거의 유연성을 중시하는 직장인이 늘며 전월세 시장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숙박업과 장기 임대 사이를 메우는 도시형 주거 수요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다국어 기반 운영 시스템과 장기 주거로의 연계 등이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혜진 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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