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법원 ‘삼전 파업’ 막을 카드 꺼낼까
법원 가처분 인용 땐 갈등 일단락
정부 ‘긴급조정권’ 가능성도 제기
노사 양측 강제로 중재하는 효력

반도체 사이클에 올라탄 삼성전자는 올해 영업이익 300조원 안팎을 내다보는 등 경기도를 넘어 국가 경제를 견인하는 ‘황금 알 낳는 거위’로도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노사의 임금협상 사후조정이 결렬됐고, 노조의 파업이 임박해지면서 정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파업의 현실화 시 생산 차질과 고객사 이탈 등으로 30조원 넘는 피해가 예상된다.
이에 황금 알 낳는 거위의 배를 지킬 소방수로 누가 나설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노사가 계속 평행선을 달릴 경우, 남은 수는 법원의 가처분 인용 여부와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여부 정도다.
13일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 12일 오전 10시부터 이날 새벽 3시까지 17시간에 걸쳐 2026년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2차 사후조정 회의를 열었으나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회사가 제대로 된 안건을 가져온다면 들어볼 생각은 있다”고 부연하고 파업의 의지를 내비쳤다.
이에 노사 간 입장이 좁아질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 이 경우 파업을 막을 남은 수는 외부의 손 정도인데, 삼성전자 파업에 대한 국민들의 정서와 그 피해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사법기관 또는 정부가 개입할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먼저 수원지방법원은 이날 삼성전자 노조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2차 심문을 진행됐다. 오는 21일 파업이 예고된 만큼 그 전에 결과가 나오는데, 인용되면 파업의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판례를 고려하면 일부만 인용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노조가 파업의 정당성을 얻을 수 있다. 게다가 노조 측은 이날 심문이 끝난 후 “가처분 결과와 무관하게 총파업을 포함한 적법한 쟁의행위를 예정대로 이어 갈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반도체 고객 이탈과 공급망 훼손 등으로 중장기적 피해가 불보듯 뻔해, 이는 삼성전자만의 문제가 아닌 국가 전체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긴급조정권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76조에 근거한 제도다. 노조의 쟁의 행위가 국민의 일상 생활을 위태롭게 하거나 국민 경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을 때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는 예외적 조정 절차로, 발동 시에는 30일 간 쟁의 행위가 금지되고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및 중재 절차가 진행된다. 이때 중노위의 중재재정은 노사 모두 동의하지 않아도 강제 적용되는 ‘단체협약’과 같은 효력을 지닌다. 강력한 파업 제동 카드로 거론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다만 사례로는 1969년 대한조선공사 파업, 1993년 현대자동차 파업, 2005년 7·12월 아시아나항공 및 대한항공 조종사 파업 등 네 차례뿐이다. 민간 대기업 제조업에 발동된 유일한 사례는 1993 현대차 파업이며, 계열사 연대파업이 72일 동안 22차례 진행돼 정부가 나서 노사 양측의 합의를 도출한 바 있다.
/황준성 기자 yayajoo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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