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파리'만 날리는 국제공항 더 늘린다? 지방 현실은

이은진 기자 2026. 5. 1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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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선거를 앞두고 너도 나도 국제선 공항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미 우리나라엔 이용객이 없어 매년 적자가 나는 공항이 11군데나 있습니다. 제대로 된 수요 예측 없이 '일단 짓고 보자'는 거죠.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 밀착카메라 이은진 기자가 보여드립니다.

[기자]

불 꺼진 공항 전광판엔 아무런 정보가 없습니다.

세관 신고대도 안내데스크도 비었습니다.

이곳은 양양 국제공항입니다.

운영 중인 공항 맞습니다.

그런데요, 지금 시간이 점심 12시 40분쯤 됐는데 불이 다 꺼져 있습니다.

국제선 입국장도 이렇게 막혀 있습니다.

다만 아무도 불평하지 않습니다.

불평할 승객이 없습니다.

공항 한켠에는 이렇게 이용객들을 위한 농구 기계가 있습니다.

이거 공항 활성화를 하겠다고 예산 700만 원을 들여서 설치한 겁니다.

여기 보시면 한 명당 한 판만 할 수 있고 다음 분에게 항상 양보하라고 되어 있는데요.

그런데 사실 제 다음 분은 없습니다.

그럴 만한 것이요, 이쪽을 보시면 원래 항공사들이 있어야 할 카운터도 텅 비어 있고요.

운행 시간표도 한번 보실까요? 보시면 제주행 하나밖에 없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손님들 앉는 의자도 텅 비어 있습니다.

이 공항, 지난 1997년 대선 공약으로 추진됐습니다.

당시 예산 약 3천억 원이 들었습니다.

하루 평균 이용객은 49명꼴, 이름은 국제공항인데 국제선 비행기가 운행된 건 3년 전이 마지막입니다.

수요가 없어섭니다.

[이모 씨/양양국제공항 노인 일자리 참여자 : 탑승 시작하고 이러면 사람이 없어요, 하나도. 깜깜하고 썰렁하죠, 이제.]

그런데 지방 선거가 다가오자 지역에 또 국제공항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곳은 원주공항입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곳을 국제공항으로 승격하겠다는 공약도 나온 상태인데요.

어떨지 한번 들어가 보겠습니다.

공군과 활주로를 같이 쓰는 이곳, 최소한의 시설만 갖췄습니다.

안으로 들어오니까 도착 게이트와 출발 게이트가 보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게 이 공항 시설의 전부입니다.

제가 이 공항 끝에서 끝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한번 걸어보겠습니다.

20초 걸렸습니다.

[강모 씨/원주공항 이용객 : 그냥 딱 봤을 때는 진짜 터미널인 줄 알았죠. 그냥 버스터미널.]

공항 직원들 밥 먹을 식당도 없습니다.

[원주공항 관계자 : 식당을 운영하려면 이제 상주 직원이 있어야 되잖아요. 그것도 좀 없고 공간도 없다 보니까…]

그러다 보니 자연히 주변은 관리가 안 됩니다.

[원주공항 인근 식당 점주 : 제주도 놀러 가신 분들이 여기다 다 대고 며칠을 갔다 오시고. 도롯가에도 차 다 이렇게 세워져 있고 장난 아니에요.]

여기는 김해국제공항이랑 차로 1시간 반 정도 거리인 사천공항입니다.

이곳도 국제공항으로 승격하겠단 공약이 매 선거 때마다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승객은 없고, 5년째 매년 70억대 적자가 났습니다.

국제선 승격을 위해선 6천 억 원 넘는 예산이 필요합니다.

[김광일/신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 : 주위에 인구도 부족하고, 항공사들이 취항할 확률이 굉장히 떨어집니다. 비행편은 없는데 기관이 거기 남아 있다면 정말 효율성이 떨어지는 거죠.]

[박근우/부산 만덕동 : '국제선이 없어서 아쉬워' 이런 건 없었고… 대체할 수 있는 공항들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좋고 더 크게 만드는 것만 답은 아닐 수 있습니다.

왜 필요한지 어떻게 써야 할지 따지는 게 먼저입니다.

[영상편집 류효정 VJ 김수빈 작가 강은혜 취재지원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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