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경남의 노동인권은 성평등노동에서 시작

박미영(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 부대표) 2026. 5. 13.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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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0일 성평등가족부가 발표한 '국가성평등지수'를 보면 경남은 부산, 울산, 경북과 함께 하위권으로 평가되었다.

경남의 청년들이 다른 지역으로 가지 않고 정주해 살 수 있도록, 경남이 더 이상 인적·물적 성평등지수 하위권 지역에 머물지 않도록 성평등한 일자리, 성평등한 노동을 만들려면 인력과 재정 자원 준비와 더불어 현장의 성차별을 촘촘히 살필 수 있는 기획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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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일하고 살기 어려운 경남
후보들 성평등 노동 정책 내놓길

지난 4월 20일 성평등가족부가 발표한 '국가성평등지수'를 보면 경남은 부산, 울산, 경북과 함께 하위권으로 평가되었다. 올해만 그런 것이 아니다. 경남은 최근 5년 이상 단 한 번도 하위권을 벗어난 적이 없다. 성별임금격차의 경우, 2024년 경남여성가족재단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전국 성별임금격차는 29.3%였지만 경남은 39.7%로 전국 평균보다 무려 10%p나 높았다. 한마디로 경남은 여성들이 일하고 살아가기 무척 어려운 곳이다.

특히 청년여성에게 경남의 현실은 더 가혹하다. 경남 청년들의 타지역 유출은 최근 10년 새 전국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경상남도는 지역을 떠나는 청년을 붙잡기 위해 일자리·주거·교육 등 5개 분야 145개 사업에 4932억 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반가운 일이나, 경상남도가 성별에 따라 서로 다른 청년들의 이주 이유와 정주 조건을 세심하게 살피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주 이유 1순위는 일자리이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일자리가 아니라 성평등한 일자리이다. 생계부양에는 성별이 없지 않은가.

올해 3월 고용노동부는 근로기준법을 개정했다. 근로감독관을 '노동감독관'으로, 고용노동부장관이 행사하는 사업장 감독 권한 일부를 17개 광역 시도지사에게 위임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곧 이어 '2026년 지역 기초노동질서 점검 운영계획'에서 단순한 현장 예방점검을 넘어, 전국 17개 시도와 협력해 소규모 사업장 1500곳에 대한 예방감독, 3000곳에 기초노동질서 준수 컨설팅을 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법 개정으로 '지방 노동감독관' 제도는 지역 주민의 노동권을 보장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권한과 의무를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이 제도가 실질적인 노동인권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성평등 관점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최근 통계자료를 보면 경남 소규모 사업장(20인 미만) 비율은 97%이고, 종사자 비율도 54%에 이른다. 지방 노동감독관 감독 대상인 30인 미만 사업장 기준을 적용하면 사업장 비율은 더 늘어난다. 이 사업에 많은 인력과 예산이 투여될 것이다. 경남의 청년들이 다른 지역으로 가지 않고 정주해 살 수 있도록, 경남이 더 이상 인적·물적 성평등지수 하위권 지역에 머물지 않도록 성평등한 일자리, 성평등한 노동을 만들려면 인력과 재정 자원 준비와 더불어 현장의 성차별을 촘촘히 살필 수 있는 기획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 정부에서 주력하는 임금체불, 산재에도 성평등 관점은 보이지 않는다. 임금체불 사업장의 경우 성별·국적 등에 따른 추가 임금 차별이 없는지, 산재 예방이나 감독에 있어서도 남성 중심 사업장 위주는 아닌지, 사고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사업장 노동환경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거기에는 당연히 성희롱, 괴롭힘, 성차별도 포함해야 한다. 이런 우려는 여러 발표 자료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집단 인권 수준과 정주 가능성은 그 공동체가 살 만한 곳인가, 지속 가능한가를 판단하는 지표이다. 사회의 열악한 부분을 개선하고 차별받는 시민들의 현실을 바꾸는 것이 그 지표를 끌어올리는 지름길이다. 곧 들어설 민선 9기 경상남도가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성평등 노동의 실현과 여성이 차별받지 않고 노동자·시민으로서 동등하게 대우받을 수 있는 노동권과 인권의 적극적 보장이다. 6.3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공약에 성평등 노동 실현을 위한 정책이 담겨 있는지 반드시 살펴보아야 한다. 없다면 지금 당장 요구하자.

/박미영(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 부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