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경기교육] 안양 민백초등학교 '숲에서 배우는 생태계' 수업

고륜형 기자 2026. 5. 13.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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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숲속 배움터…사고력 무럭무럭

산림청 위탁교육…1·2학년 진행
'작은 흔적이 들려주는 생명이야기'
'스토리텔링으로 만나는 자연' 등
과학적 탐구·생태계 이해도 향상

학생 “신나고 재미”…신기함도
교장 “생명 소중함 느끼게 되길”
▲ 민백초등학교 학생들이 민백공원에서 '숲에서 배우는 생태계' 수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민백초등학교

신도시에 위치한 학교들은 자연환경을 접할 기회가 적다. 햇볕과 바람,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자연과 교감하는 수업은 자연에 대해 이해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기른다. 안양시 민백초등학교는 학교와 맞닿은 공원에서 '숲에서 배우는 생태계' 수업을 진행하며 학생들을 성장시키고 있다.

평촌 신도시에 위치한 민백초등학교 학생들은 자연과의 접촉 기회가 적었다. 이에 학교는 생태적 소양을 갖춘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숲에서 배우는 생태계' 수업을 추진했다. 교실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벗어나 자연을 탐구하고 놀이하며 친구들과의 소통과 사회성, 창의성을 함양시키기 위함이다.

수업은 산림청(수원국유림관리소)의 위탁교육(숲해설사 강의)로 진행됐으며, 1학년 3학급, 2학년 3학급으로 학급별 2팀으로 나눠 2명의 숲 해설사가 진행했다.

대표적으로 회양목 명나방 애벌레 탐색 '작은 흔적이 들려주는 생명 이야기'가 진행됐다. 학교와 공원 화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회양목을 중심으로 미시적인 생태 관찰 수업이다. 애벌레를 직접 찾기에 앞서 거미줄 같은 실 뭉치, 검은색 가루 형태의 배설물, 불규칙하게 갉아먹은 잎사귀 등 애벌레가 남긴 흔적을 추적하며 흔적 찾기를 했다.

또 선명한 황록색 몸통에 마디마다 검은 점박이와 흰 선이 교차하는 회양목명나방 애벌레를 발견하고 이들이 번데기 과정을 거쳐 성충이 되는 완전변태 과정을 학습했다. 이어 연계학습으로 해설사가 준비한 빈 누에고치를 관찰하며 곤충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드는 고치의 구조와 신비로움을 체험했다.
▲ 민백초등학교 학생들이 민백공원에서 '숲에서 배우는 생태계' 수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민백초등학교

다른 활동으로 식물과 새의 공생 '이동할 수 없는 한계를 극복하는 생존 전략' 탐구가 이뤄졌다. 민백공원의 고요한 새소리를 감상하며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탐구 활동이다.

식물의 번식 전략을 확인하기 위해 소나무와 등나무를 관찰했으며, 소나무에선 바람을 이용해 꽃가루를 날려 보내는 풍매화의 특성을 관찰했다. 등나무로는 가을철 꼬투리가 뒤틀리며 씨앗을 탄성으로 튕겨내는 기계적 산포 방식을 배우며 식물이 종족 보전을 위해 선택한 능동적인 생존 전략을 이해했다.

새들이 애벌레를 잡아먹어 생태계의 균형을 맞추고 식물의 씨앗을 먹은 뒤 멀리 이동해 배설함으로써 식물의 이동을 돕는 매개체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에서 새의 역할과 공생에 대해 학습했다.

학생들은 탁란의 신비와 생태놀이로 '스토리텔링으로 만나는 자연' 활동을 했다. 조류의 독특한 번식 방식인 '탁란'을 주제로 깊이 있는 탐구가 이뤄졌다. 실제 박새 둥지를 관찰하며 정교한 집짓기 기술에 감탄하는 한편, 자신의 둥지를 짓지 않고 다른 새의 둥지를 빌리는 뻐꾸기의 기발하고도 치열한 생존 이야기를 스토리텔링으로 접했다.

신체 놀이(뻐꾸기가 알을 낳았습니다)놀이 활동도 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변형한 전래 놀이로, 술래에 걸리면 뻐꾸기 흉내를 내며 돌아오는 규칙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뻐꾸기와 숙주 새의 관계를 몸소 체험하며 생태학적 상상력을 확장했다.
▲ 민백초등학교 학생들이 민백공원에서 '숲에서 배우는 생태계' 수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민백초등학교

'숲에서 배우는 생태계' 수업에 참여한 2학년 한 학생은 "애벌레가 어디에 숨어 다니는지 찾는 활동과 새와 둥지 역할놀이를 하며 친구들의 모습이 재미있어 웃음을 참기 어려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학생은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애벌레와 탁란놀이다"며 "화려한 애벌레는 만지지 않아야 하고 나무도 나이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정말 신나고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1학년 한 학생은 "내가 모르는 나무, 꽃, 열매를 선생님이 알려주셨다"며 "우리 공원에 있는 메타세콰이어 나무는 공룡시대 때부터 있었다고 한다"고 신기해했다.

민백초등학교는 '숲에서 배우는 생태계' 수업으로 학생들이 생태적 감수성 및 관찰력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봤다. 작은 단서를 추적하는 과정을 통해 사물을 세밀하게 살피는 과학적 탐구 역량이 강화되는 것이다. 징그럽게 느껴질 수 있는 애벌레가 나방이 되는 과정과 박새의 정교한 둥지를 보며 모든 생명체는 각자의 방식으로 치열하게 살아가는 소중한 생명체임을 깨달았다.
▲ 민백초등학교 학생들이 민백공원에서 '숲에서 배우는 생태계' 수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민백초등학교

또 과학적 사고력과 생태계 이해도도 높일 수 있었다. 새가 애벌레를 먹고, 식물의 씨앗을 퍼뜨리는 과정을 통해 먹이사슬과 공생 관계라는 생태계의 유기적 연결 고리를 자연스럽게 이해하는 과정이다.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생물들의 다양한 생존 전략을 학습하며 생물 다양성에 대한 통찰력도 얻을 수 있었다.

스토리텔링을 통한 공감 및 몰입도 강화 효과도 기대했다. 뻐꾸기의 탁란이라는 흥미로운 생태 이야기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접하며 자연 현상을 논리적 사실을 넘어 하나의 이야기로 받아들여 학습 몰입도를 높였다. 또 숙주 새와 뻐꾸기의 입장을 생각해 보며 자연계에 존재하는 다양한 생존 방식을 다각도로 바라보는 시각을 갖게 됐다.

무엇보다도 신체 활동을 통한 지식의 내면화를 꾀했다. 학습 내용을 신체 활동으로 전환해 학습한 생태 지식을 내면화하고 친구들과 규칙이 있는 게임을 수행하며 질서를 유지하고 소통하는 사회적 기술을 습득했다.
▲ 민백초등학교 학생들이 민백공원에서 '숲에서 배우는 생태계' 수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민백초등학교

민백초등학교는 민백공원의 울창한 숲터널에서 학교 주변의 식물들을 직접 관찰하는 '지속적인 관계 맺기'를 통해 자신의 머무는 공간을 더욱 사랑하게 됐다. 도시의 평범한 풍경 속에서도 생명의 신비로움을 발견하는 예민한 감각을 기를 수 있었다.

민백초등학교는 올해로 3년째 진행하고 있는 '숲에서 배우는 생태계' 프로그램의 긍정적인 교육 효과를 극대화하기 매년 유관 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교육 생태계를 조성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호득 민백초등학교 교장은 "학생들이 교실을 벗어나 자연 속에서 직접 체험하며 배우는 소중한 기회를 가질 수 있어 매우 뜻깊다"며 "이번 활동을 통해 생태계의 원리를 이해하고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고륜형 기자 krh0830@incheonilbo.com

※ 본 글은 경기도교육청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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