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대전환, 미래 지도를 그린다] 12. 통행요금 지원제도의 원칙과 방향성
인천, 승용차 수단분담률 높아
연륙교·터널 등 유료도로 다수
통행료 지원, 단기 체감 크나
상당한 재정 지속 투입 불가피
제도 축소·폐지 어려움도
지원 대상·효과·지출액 등
시행 전 분명한 원칙 필요성


시민은 승용차와 같은 개인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버스·철도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동한다. 도시교통정책에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대상은 대중교통이다. 특히 청소년, 고령자, 저소득층 등 대중교통 의존도가 높은 시민을 고려하면 대중교통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이는 일은 도시교통정책의 핵심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시민체감도 높은 통행요금 지원
인천은 승용차 수단분담률이 높은 도시다. 영종대교, 인천대교, 원적산터널, 만월산터널 등 통행료 부담이 있는 유료도로도 다수다. 시민 입장에서는 대중교통 개선도 필요하지만,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도로의 통행료 부담 완화 역시 중요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대중교통 이용자를 위한 정책과 승용차 이용자를 위한 정책을 함께 추진할 수 있다면 바람직하겠지만, 지방재정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유료도로 통행요금 지원정책은 단순한 요금 인하가 아니라, 도시교통정책의 우선순위와 재정운용 방향을 함께 따져보아야 할 사안이다.
유료도로 통행요금 지원은 공공재정을 투입해 시민의 통행비 부담을 줄여주는 정책이다. 특히 영종대교와 인천대교는 민자사업으로 건설·운영되면서 다른 도로에 비해 통행료가 높았고, 이에 대한 이용자 불만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영종도를 연결하는 두 도로의 통행료 부담을 낮추는 것은 영종도 주민의 교통비 지출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또한 방문객 증가를 통해 영종도 내 상권 활성화와 지역 소비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정책적 의미가 있다.
원적산터널과 만월산터널 역시 유료도로로 운영되고 있으나 출퇴근 시간대에는 무료다. 이는 공공재정을 통해 통근과 같은 필수 목적 통행의 비용을 줄여주는 제도라고 볼 수 있다. 통행요금 할인은 시민의 가계 부담을 직접적이고 빠르게 줄여준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시민 체감형 정책이다. 그러나 그 혜택은 기본적으로 승용차 이용자에게 집중된다. 따라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편의성 향상정책과의 균형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교통정책의 근간은 '대중교통'이어야
대중교통은 개인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어려운 시민에게 기본적인 이동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런 점에서 대중교통은 흔히 '시민의 발'이라고 불린다. 특히 대중교통 의존도가 높은 시민은 경제적 여건상 선택의 폭이 제한된 경우가 많다. 따라서 대중교통은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시민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사회복지적 성격도 갖는다.
다만 대중교통 서비스는 도로만 있으면 이용할 수 있는 승용차와 다르다. 노선, 차량, 운행시스템, 운전자, 운영기관 등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서비스 공급 구조가 복잡하고, 정책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린다. 반면 도로 통행요금 지원은 비교적 단기간에 시민이 체감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지방정부 입장에서는 통행료 지원과 같은 정책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단기 체감 효과가 크다고 해서 그것이 도시교통정책의 장기적 방향성과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도시교통정책의 중심은 대중교통이어야 한다. 도시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많은 시민이 거주하고 활동하는 공간이다. 개발 밀도가 높아지고 인구가 증가할수록 교통혼잡, 주차난, 환경오염, 이동 불평등과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문제 완화를 위해 많은 도시가 대중교통 이용 확대를 핵심 방향으로 삼아 왔다. 우리나라 역시 도시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대중교통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의 대중교통 이용 편의성은 높다고 보기 어렵다. 지하철 접근성이 낮은 지역이 있고, 버스 배차간격이 긴 노선도 적지 않다. 지하철을 새로 건설하거나 버스 공급을 대폭 확대하는 데에는 많은 재정과 시간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단기간에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유료도로 통행료 무료화나 할인 정책이 우선 고려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상당한 재정이 지속적으로 투입돼야 하는 정책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교통정책 패러다임, 신중히 설계해야
도로 통행요금 지원제도는 한 번 시작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시민이 체감하는 혜택이 크기 때문에 제도를 축소하거나 폐지하기가 쉽지 않고, 결국 장기적인 재정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교통복지 차원에서 재정으로 통행료를 지원한다면 매년 일정 규모의 예산이 계속 투입돼야 하며, 이는 향후 다른 교통정책이나 복지정책에 사용할 수 있는 재정 여력을 줄일 수 있다.
따라서 통행요금 지원제도를 시행하려면 몇 가지 원칙이 분명해야 한다. 우선 지원 대상이 누구인지 명확해야 한다. 전체 이용자에게 일괄적으로 혜택을 제공할 것인지, 지역 주민이나 통근자 등 정책적 필요가 큰 집단을 중심으로 지원할 것인지 검토해야 한다. 또한 지원 방식이 합리적인지, 정책 효과가 충분한지도 따져봐야 한다. 단순히 요금을 낮추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경제 활성화, 주민 생활비 부담 완화, 이동권 보장 등 구체적인 정책목표와 연결돼야 한다.
아울러 매년 발생할 재정지출 규모를 사전에 예측하고, 향후 이용량 증가에 따라 재정부담이 급격히 커질 위험은 없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통행요금 지원은 시민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정책이지만, 동시에 장기적 재정책임을 수반하는 정책이다. 결국 인천시의 유료도로 통행요금 지원은 시민체감 효과만을 기준으로 판단하기보다 교통복지, 재정 지속가능성, 대중교통 중심도시로의 전환이라는 큰 틀 속에서 신중하게 설계돼야 한다.
/박찬운 박사·인천연구원 연구위원
※ 본고는 필자의 개인 견해로, 소속기관의 공식 의견과 무관합니다.
박찬운 박사는

인천연구원 연구위원으로, 교통경제·정책과 교통시설 타당성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통행시간 신뢰성 추정 모형 개발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대한교통학회 편집위원회와 한국정책분석평가학회 타당성 분석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인천시 주요 위원회에도 참여해 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교통시설 건설의 합리적 의사결정과 인천시 재정투자의 효율적 방향을 꾸준히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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