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공연 글로벌 생중계, ‘해저케이블’이 숨은 공신

강재구 기자 2026. 5. 13.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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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굽이치는 부산 송정해수욕장 백사장 아래엔 전 세계를 하나로 묶는 '디지털 관문'이 숨겨져 있다.

일본과 중국 등 근접 국가부터 동남아를 거쳐 미국까지 1만㎞가 넘게 이어진 해저케이블은 이곳 백사장 10여m 아래에서 육지와 처음 만난다.

국내에서 챗지피티(GPT)에 명령을 입력하면 국내 기지국에서 부산 육양국으로 이동한 뒤, 해저 케이블을 통해 미국 육양국으로 건너가 미국 내 전송망을 통해 오픈에이아이(AI)의 데이터센터까지 전달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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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21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무대에 선 방탄소년단(BTS) 멤버들. 빅히트뮤직·넷플릭스 제공

파도가 굽이치는 부산 송정해수욕장 백사장 아래엔 전 세계를 하나로 묶는 ‘디지털 관문’이 숨겨져 있다. 일본과 중국 등 근접 국가부터 동남아를 거쳐 미국까지 1만㎞가 넘게 이어진 해저케이블은 이곳 백사장 10여m 아래에서 육지와 처음 만난다. 해수욕장 인근에 자리한 케이티(KT) 육양국(해저케이블을 육지 통신망과 연결해주는 통신국사)에선 태평양을 건너온 수십 테라비트(Tb)급 데이터를 길어 올려 국내 기지국으로 넘긴다. 해외로 이메일을 주고받고 화상회의를 하며, 방탄소년단(BTS)의 광화문 공연을 190개국에 생중계하는 일 모두 해저케이블 덕에 가능한 일이다. 지난 11일 찾은 케이티 부산국제통신센터에선 20여명의 직원이 모니터 수십여대를 두고 전 세계 심해로 뻗은 해저케이블 상태를 24시간 모니터링 하고 있었다.

해저케이블은 국가와 국가 간 데이터를 전송하는 통신 인프라다. 국제 데이터 트래픽의 95~99%는 해저케이블로 옮겨진다. 인공위성이 담당하는 몫은 1~5%에 불과하다. 국내에서 챗지피티(GPT)에 명령을 입력하면 국내 기지국에서 부산 육양국으로 이동한 뒤, 해저 케이블을 통해 미국 육양국으로 건너가 미국 내 전송망을 통해 오픈에이아이(AI)의 데이터센터까지 전달되는 식이다.

국내 육양국에서 해저케이블을 통해 일본, 미국 등 해외 육양국으로 연결된다. 케이티(KT)제공

국내에 설치된 해저케이블 절반 이상은 케이티가 담당한다. 국내 해저케이블 9개 중 5개는 케이티가 운영하고 이 중 4개는 부산센터로, 나머지 하나는 거제센터로 연결된다. 국내 케이블 중 유일하게 육양국을 이원화해 운영 안정성을 높였다. 한 곳에서 지진이나 선박 닻 끌림 등으로 케이블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다른 루트로 우회할 수 있다. 관제센터에서도 해상을 모니터링하며 해저케이블 경로 1㎞ 이내에 선박이 30분 이상 머물러 있는 경우 경보를 보내는 등 장애 발생을 예방한다.

애초 국내 처음으로 해저케이블을 설치한 곳도 케이티다. 케이티는 1980년 한일 해저케이블 개통을 시작으로 50년 가까이 해저케이블 운용 경험이 있다. ‘50년 내공’ 덕에 한국-중국-일본-대만-미국을 잇는 케이블 라인 등에선 각 국가에 설치된 육양국을 관리·통제하는 대표 관제센터(NOC) 역할도 맡았다. 김인준 케이티 국제통신센터장은 “전 세계 사업자로부터 케이티가 해저 케이블 운용 전문 역량과 기술력을 인정받아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인준 케이티(KT) 국제통신운용센터장이 11일 해저케이블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케이티 제공

해저케이블의 가치는 인공지능 시대의 개막과 함께 새 국면을 맞았다. 자율주행, 스마트 공장 등으로 국가 간 데이터 이동이 폭발적으로 급증할 것이 예상되면서 중요도가 한층 격상된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2032년 인공지능 트래픽 비중이 지난해 대비 5배 커질 것으로 내다본다. 미국 빅테크 기업인 메타와 구글 등은 트래픽 폭증에 대응하기 위해 아예 자체적으로 해저케이블 구축에 뛰어드는 실정이다.

케이티도 초연결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해저케이블 용량을 늘리고 경로도 다원화할 계획이다. 2029년까지 국제 백본망을 단계적으로 확충해 현재 대비 5배 수준까지 올리고, 육양국 또한 제주 등 남해 지역에 신규 건설할 계획이다. 최우형 케이티 네트워크코어서비스본부장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해저 케이블의 연결성을 강화하고, 대한민국이 아시아 인공지능 허브로 성장하기 위해서 국내외 사업자와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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