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8구역 건축비 7억대인데 6구역은 12억…“투명한 기준 필요”

김광수 기자 2026. 5. 13.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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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무줄 ‘건축비’에 노량진 국평 분양가 28억 육박
한달 차이 분양 건축비 격차 70%
조합원 수익 높여 일반분양에 전가
“비용 내역 공개…분상제도 손봐야”

서울 신규 주택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신축 아파트의 희소가치가 더욱 높아져 분양가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 지역의 경우 고분양가 논란에도 ‘포모’(FOMO·기회 상실 우려) 심리가 작용하면서 청약이 몰리고 있어 분양가 상승에 기름을 끼얹는 상황이다.

사업 시행자인 재건축·재개발조합이 주도하고 시공사인 건설사가 동조해 분양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비강남권에서 국평(전용 84㎡) 기준으로 분양가 30억 원 진입이 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땅값과 건축비만으로 분양가를 제시하는 비분상제 지역의 분양가 산정이 단지마다 고무줄처럼 책정되는 것을 막으려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모집공고를 통해 공개된 ‘아크로 리버스카이’의 분양가는 한 달 전 인근에서 분양한 ‘라클라체 자이 드파인’과 정반대로 책정됐다. 두 아파트의 분양가에서 차지하는 대지비와 건축비의 비중이 180도로 달라지면서 주먹구구식 분양가 책정으로 일반분양자만 사실상 ‘호갱’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노량진 8구역을 재개발한 아크로 리버스카이 84㎡ 기준 분양가는 24억 9920만 원에서 27억 9580만 원으로 책정됐다. 항목별로 따져보면 대지비는 17억 5519만~19억 6349만 원, 건축비는 7억 4401만 원~8억 3231만 원이다. 분양가에서 건축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 수준이다.

이에 비해 노량진 6구역을 재개발한 라클라체 자이 드파인의 84㎡ 기준 분양가는 22억 8730만~25억 8510만 원이다. 대지비가 10억 3266만~11억 6711만 원, 건축비가 12억 5464만~14억 1799만 원으로 분양가의 절반 이상을 건축비가 차지한다.

두 아파트 모두 건설사의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를 적용했다. 외관 설계는 물론 조경과 커뮤니티 시설에도 공을 들였고 강남 못지 않은 자재를 사용해 고급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두 아파트의 건축비 차이가 이렇게 커지는 것은 비분상제 지역에서 주먹구구식 분양가 책정이 가능한 허점을 이용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분상제 적용을 받지 않는 곳은 분양가를 대지비와 건축비만으로 구분해 공개하면 되는 구조다. 즉 분양가를 정한 이후 감정평가 등을 통해 대지비가 확정되면 나머지가 건축비로 매겨진다. A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대지비는 임의로 건드릴 수 없는 영역”이라며 “결국 조합원의 분담을 최대한 낮추고 수익을 극대화하려면 건축비를 올려 분양가를 높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축비라고 표시하지만 미리 정해둔 분양가에서 대지비를 뺀 부분이라 정확하게 건축비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단지별로 입지에 따라 평지 여부와 도로 인접 유무 등은 물론 관리처분인가 시점 등에 따른 감정평가 시기로 인해 대지비 차이는 날 수 밖에 없다. 노량진 6구역과 8구역은 관리처분인가 시점이 각각 2021년 1월과 12월로 1년 가까이 벌어진다. 6구역보다 8구역이 상대적으로 평지인데다 초등학교를 품은 ‘초품아’ 단지라는 점에서 입지 조건이 좋은 편이다. 대지 지분도 전용 84㎡ 기준 6구역(40㎡)에 비해 8구역(49㎡)이 커 대지비가 높게 산정됐다.

이를 감안하면 두 아파트의 대지비 책정은 큰 무리가 없다. 문제는 건축비다. 한 달 간격을 두고 분양하는 아파트의 건축비 차이가 60% 넘게 나는 것은 그만큼 건축비 책정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다는 의미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실제 84㎡ 주택형을 짓는데 드는 건축비는 4억 원이 안될 것”이라며 “조합과 건설사의 이해가 맞아 떨어져 상품의 이익을 높인 것”이라고 말했다. B건설사의 한 관계자 역시 “같은 지역에서 비슷한 시기에 진행되는 프로젝트라면 건축비 차이가 크게 날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분양성과 시행 주체의 이익을 감안해 분양가를 산정하다 보니 지금과 같은 형식적인 건축비 책정이 이뤄지는 구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현 분양가 산정 구조를 뜯어고치지 않으면 건축비를 제멋대로 책정하고 분양가가 상승하는 현상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건축비 책정 기준이 필요하다”며 “건축비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 하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분상제로 인해 ‘로또 청약’과 ‘분양가 역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어떤 식으로든 분상제를 손볼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김광수 기자 bright@sedaily.com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우영탁 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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