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은살에 새긴 “할 수 있다”… 편견 넘어 한계 들어 올리다 [청소년 드림스타]
초3 때 친구 권유로 처음 잡은 바벨
편견과 걱정 속 이어온 역도의 꿈
꾸준한 성적으로 증명해낸 선택
굳은살에 남은 영광의 상처 ‘뿌듯’

김해 영운중학교 3학년 온하은 학생은 바벨 앞에서 자신을 믿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처음에는 역도를 그저 '힘든 운동'이라고 생각했지만, 기록이 늘어나는 재미와 무거운 무게를 끝내 들어 올렸을 때의 성취감에 빠져들었다. 손바닥의 굳은살과 목 주변의 멍은 이제 아픈 흔적이 아니라 노력의 증거이자 '영광의 상처'가 됐다. 흔들리는 날도 있지만, 그는 스스로에게 "할 수 있다"고 되뇐다. 그 믿음은 결국 하은 학생이 자신의 한계를 들어 올리게 만든다.
바벨의 매력에 빠지다
하은 학생은 처음부터 역도 선수를 꿈꿨던 것은 아니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학교 역도부에서 활동하던 친구의 권유로 처음 역도를 접했다. 친구가 "같이 하면 좋을 것 같다"며 추천했고, 하은 학생은 호기심을 안고 체육관을 찾았다.
체육관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무거운 기구를 들어 올리는 선수들의 모습이었다. 처음 역도를 떠올렸을 때 이미지는 '힘든 운동'이었다. 무거운 것을 들어야 하는 운동이라는 생각에 자신이 잘할 수 있을지 걱정도 컸다. 하지만 막상 바벨을 잡아보니 생각은 달라졌다.
"무거운 걸 들고 버텨내는 모습이 멋있어 보였어요. 목표한 무게를 끝내 들어 올렸을 때 짜릿했어요. 기록이 늘어나는 재미도 있었고, 해보니까 정말 재미있었어요."
하은 학생이 자신 있어 하는 종목은 용상이다. 역도는 인상과 용상으로 나뉜다. 인상은 바벨을 한 번에 머리 위까지 들어 올리는 종목이고, 용상은 바벨을 가슴 부근까지 끌어올린 뒤 다시 머리 위로 밀어 올리는 종목이다.

무게보다 중요한 마음가짐
역도는 단순히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는 운동이 아니다. 자세가 조금만 흐트러져도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바벨을 바닥에서 끌어올려 몸에 붙인 뒤 가슴으로 받았다가 머리 위로 고정하는 모든 동작이 자연스럽게 이어져야 한다. 부상 위험이 커서 근력 보강은 필수다.
"자세가 조금만 앞으로 쏠리거나 팔이 틀어져도 어깨와 팔꿈치에 부담이 많이 가요. 자세가 정말 중요해요. 허리와 엉덩이, 어깨, 무릎 부상을 줄이기 위해 보강운동과 스트레칭도 꾸준히 하고 있어요."
하은 학생은 경기 결과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로 '컨디션'과 '자신감'을 꼽았다. 평소 들 수 있는 무게도 대회 당일 몸 상태가 따라주지 않으면 실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몸이 무겁고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날에는 기록도 기대만큼 나오지 않는다.
가장 긴장되는 순간은 무대에 오르기 직전의 짧은 대기 시간이다. 개인 최고 기록에 도전할 때는 긴장감이 더 커진다.
"감독님에게 근육을 두드려 달라고 하거나 물을 많이 마시면서 긴장을 풀어요. 무대에 올라가기 전 몸을 깨우고 마음을 가라앉히는 저만의 방식이에요."
현재 하은 학생은 69㎏급에서 뛰고 있다. 개인 최고 기록은 인상 63㎏, 용상 80㎏이다. 최근 열린 전국대회에서는 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인상과 용상 기록을 각각 3㎏씩, 총 6㎏이나 무게를 끌어올렸다. 각종 전국대회에서도 금메달과 은메달, 동메달을 따내며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다.

굳은살에 남은 도전의 시간
여자 역도 선수라는 이유로 편견 어린 시선을 받을 때도 있었다. 처음에는 가족들도 역도를 반대했다. "여자가 왜 역도를 하느냐"는 말도 들었다. 그만큼 걱정도 컸다. 가족들은 무거운 바벨을 드는 모습을 볼 때마다 다칠까 봐 마음을 졸인다. 하은 학생도 그런 마음을 이해한다.
"주변 시선이 부담스럽지는 않아요. 오히려 여자가 무거운 무게를 드는 모습이 멋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그런 편견도 깨고 싶고요."
그는 좋아하는 역도로 자신의 선택을 증명했다. 지금은 가족들도 그의 도전을 응원하고 있다.
하은 학생은 국가대표 선수들의 꾸준한 자기관리도 존경한다. 특히 '2024 파리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박혜정 선수의 꾸준한 자기관리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쉬는 날에도 운동하고 몸을 관리하는 모습을 본받고 싶어요. 쉬는 날에도 자신을 관리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정상급 선수들의 태도를 배우고 싶어요."
역도 선수의 손에는 훈련의 시간이 남는다. 바벨을 반복해서 잡다 보면 손바닥과 손가락 곳곳에 굳은살이 생긴다. 하은 학생의 손에도 단단한 굳은살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에게 굳은살은 상처가 아니라 바벨을 붙잡아온 시간의 기록이다.
"굳은살을 보면 '내가 정말 열심히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노력의 흔적이자 영광의 상처 같아요."

/문정민 기자
지난 4월 2일 자에 소개된 강수정 (경남체육고등학교 1학년) 학생에게 총 300만 4000원이 전달됐습니다. 이번 후원금은 BNK경남은행에서 특별후원금으로 300만 원, 일반 시민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일반후원금 4000원입니다. 도움 주실 계좌 = 경남은행 207-0099-5191-03(사회복지공동모금회 경남지회) 이 기획은 BNK경남은행, 경상남도교육청과 함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