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고 맛없는 휴게소 음식…중간업체 없애 가격 낮춘다

정부가 값은 시중보다 비싸게 받으면서도 맛과 질은 형편없다고 비판받은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 개선에 나선다. 휴게소 중간 운영업체를 없애고 한국도로공사가 입점업체와 직접 계약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낮춘다는 구상이다.
국토교통부는 13일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246곳의 불공정 행위를 전수조사한 결과를 발표하며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 논란과 관련해 이 같은 개선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재 휴게소는 ‘도로공사→운영사→입점업체’로 이어지는 다단계 구조로 운영된다. 도로공사는 입찰을 거쳐 중간 운영사를 선정한다. 운영사는 음식점, 편의점, 카페 등 입점업체와 각각 계약을 맺고 수수료를 챙긴다. 휴게소 손님이 음식을 사며 낸 돈이 입점업체가 아닌 중간 운영사로 먼저 들어가고, 운영사는 여기서 수수료를 떼고 나머지를 입점업체에 추후 정산하는 구조다.
문제는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다. 운영사가 음식값의 평균 33%를 수수료로 떼는 것으로 확인됐다. 1만원짜리 비빔밥을 먹으면 3300원이 운영사의 몫이 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조사한 지난해 백화점 입점업체 평균 수수료율 23.7%보다 훨씬 높다.
운영사를 빼고 직계약 구조로 바꾸면 중간 수수료를 없애 음식값을 낮출 수 있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지난해 12월 국토부 업무보고에서 “휴게소가 맛이 없는데 왜 이리 비싸냐. 알고 보니 몇 단계 거치면서 중간중간 임대료, 수수료 떼먹는 게 절반”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국토부는 “현재 계약을 맺고 있는 운영사들과의 계약이 대부분 만료되는 2030년이면 직계약 구조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휴게소의 다단계 운영 구조는 납품대금 미지급 같은 ‘갑질’ 논란까지 일으키고 있다. 국토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흥·충주·망향 등 7곳의 휴게소 운영사가 총 53억원의 납품 대금을 1년 넘게 입점업체에 지급하지 않았다. 일부 운영사들은 입점업체가 납품 대금 지급을 요청하자 계약기간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나가라며 퇴점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밖에 중간 운영사가 부담해야 할 간판 설치, 급·배수시설 관리 등 비용을 입점업체에게 전가하거나, 가격이 더 비싼 특정 식자재업체에서 구매를 강요했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한 입점업체가 이 같은 운영사의 갑질을 도로공사에 신고했다가 신원이 밝혀져 불이익을 받게 된 사례도 있었다.
정부 조사 이후 운영사들이 뒤늦게 납품 대금을 지급하면서, 53억원 중 48억원이 지급된 상태다. 정부는 나머지 금액이 지급될 때까지 무료법률 상담 등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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