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도 양보안한 삼성노조…소외된 DX직원들 소송 준비

이덕주 기자(mrdjlee@mk.co.kr), 박민기 기자(mkp@mk.co.kr) 2026. 5. 1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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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노사 조정 끝내 결렬 … 21일 총파업 위기
노조, 성과급 상한폐지 고수
중노위 중재에도 협상 결렬
노사 자율협상 이어질지 주목
"초기업노조 교섭과정에 문제"
DX직원들 가처분 신청 추진
삼성전자 대표교섭위원인 김형로 부사장(왼쪽)과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13일 새벽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올해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2차 사후조정이 결렬된 후 협상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중재로 열린 사후조정은 중재안을 회사 측이 검토하는 과정에 결렬됐다. 노조 측에서 먼저 중노위의 검토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13일 삼성전자 노사에 따르면 중노위는 현재 DS·DX부문에 적용되는 성과급(OPI) 제도는 그대로 두고, DS부문에 대해서만 OPI 외 추가로 영업이익의 12%를 재원으로 특별포상을 지급하는 안을 제시했다.

특별포상은 공통 70%, 사업부 30%로 나눠서 전체적으로는 메모리사업부가 더 많이 받는 형태로 만들었다.

중노위의 협상안은 성과급 제도를 투명하게 제도화해달라는 노조 측 요구와 성과에 기반해 성과급을 줘야 한다는 회사 측 요청을 중재한 것이다. 삼성전자 사측에서는 영업이익 중 N%를 성과급으로 배분하는 방식이 미칠 사회적 파급 효과도 감안해 성과급이 아닌 특별포상 형태로 지급하도록 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노조 측에선 성과급 상한 폐지 등은 양보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중노위는 노사 양측 간 협상 과정에 참여한 후 자체적인 중재안을 제안한다. 노사 중 한쪽이라도 이를 거부하면 협상은 결렬된다.

정부와 사측에선 대화를 이어간다는 방침이지만, 노조 측은 아직까지 추가 대화는 없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예정된 변수는 사측에서 제기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신청이다. 다만 가처분이 인용되더라도 파업 참여가 제한되는 것은 전체 인력의 10% 수준이다. 노조 측에서는 현재 5만명가량이 파업에 참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노조의 주장대로 참여가 이뤄지면 어떤 형태로든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반도체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도체업계에선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에 나설 경우 미국과 중국 등의 경쟁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최대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발생하면 가뜩이나 높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더 급등할 것이므로 생산량이 유지되는 경쟁사들이 수혜를 보게 된다는 논리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파업은 해외 투자자와 고객사 시각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면서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는 공급망에서 '리스크가 큰 기업'이라는 인식이 확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반도체 산업 특성상 생산 차질이 발생하면 회복이 쉽지 않고, 글로벌 고객사들도 삼성전자 사정을 장기적으로 용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질적 피해 역시 작지 않을 전망이다. 올 2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10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만큼 하루에 1조원씩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줄어드는 영업이익만큼 법인세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단순 계산해도 하루에 2000억원씩 세수가 줄어든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협력사들의 매출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는 만큼 이들의 매출이 감소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삼성전자 협력사는 2503개에 달한다.

한편 노노 갈등 역시 날로 고조되는 분위기다.

이번 노사 협상에서 소외된 DX부문 직원들을 중심으로 초기업노조의 교섭 진행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일부 삼성전자 DX부문 직원은 현재 진행 중인 2026년 임금 교섭에 대한 법원 가처분신청에 참여할 조합원을 모집하고 있다. 이번 교섭과 관련해 일부 DX부문 조합원 사이에서 초기업노조의 조합원 의견 수렴 절차와 교섭안 확정 과정 등 전반에 대한 법률 검토 필요성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2024년 7월 첫 파업 때도 사후조정을 통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다만 이후 자율적으로 교섭을 재개해 임금협약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당시보다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노조에서 요구하는 성과 보상 제도 변화는 회사 측에서도 후폭풍을 고려할 때 받아들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의 보상 체계 변화는 타 기업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점 역시 사측엔 부담거리다.

[이덕주 기자 / 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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