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조종사노조 갈등 '격화'…법적 분쟁까지
[앵커멘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양사 조종사노조 간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 번졌습니다.
핵심은 조종사들의 승진 순번, 이른바 '서열'을 어떻게 정할 것이냐는 문제인데요.
양측의 입사 기준 차이가 맞물리면서 감정의 골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엄수빈 기자입니다.
[기사내용]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 간 갈등이 소송전으로 번졌습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KAPU)는 지난 12일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APU)를 상대로 명예훼손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발단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가 대한항공 사측에 보낸 공문 내용이었습니다.
아시아나노조 측은 아시아나항공 입사에 탈락한 조종사들이 비행시간 1000시간을 채워 대한항공에 입사한 경우가 많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으로 대한항공 운항승무원 전체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반발했습니다.
아시아나노조 측은 고소에 맞대응하기보다는, 회사가 제시한 통합 서열안을 토대로 내부 논의와 사측과의 협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입니다.
갈등의 핵심은 통합 대한항공 출범 이후 조종사들의 승진 서열, 즉 시니어리티를 어떻게 정하느냐입니다.
대한항공은 통합 이후 직원 서열을 각 항공사 입사일 기준으로 맞추겠다는 원칙을 제시했습니다.
또 군 경력 조종사의 경우 '전역일'을 기준으로 서열을 조정하는 방안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조종사 직군의 경우 양사 채용 기준과 군 경력 인정 방식이 달라 반발이 커지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민간 출신 부기장 채용 때 비행경력 1000시간이 요구되는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300시간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군 경력 조종사의 서열을 전역일 기준으로 반영할 경우, 대한항공에 먼저 입사한 일부 부기장이 아시아나 출신 조종사보다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서열 문제가 기장 승격과 근로조건에 직결되는 만큼 노사 합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사측은 차별 없는 고용 승계라는 합병 원칙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의 기존 사내 경력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며, 추가 소통을 통해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겠다는 입장입니다.
통합 대한항공 출범을 앞두고 인사·서열 문제가 노조 간 갈등으로까지 확대되면서 화학적 결합에도 부담이 커지는 모습입니다.
엄수빈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