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사 선거 ‘이원택 vs 김관영’ 넘어 ‘정청래 vs 김관영’ 구도로

김윤정 2026. 5. 13.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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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43.2%·李 39.7%… 민주 텃밭서 정당 지지율과 후보 지지율 괴리
상복·꽃상여 시위 직면한 정청래… ‘당정청 한몸’ 앞세워 무소속 압박
조승래·윤준병 맹폭에 金 “정청래 지도부서 복당 시켜줘도 안 가” 맞불
송영길·강득구 등 당내 비판 가세… 패배 시 鄭 리더십 타격 및 당권 변수
12일 오후 전남 강진군 군동면 강진제2실내체육관에서 더불어민주당 공천 관련 여론조사 오류를 주장하는 국민주권연대 관계자들이 시위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전북도지사 선거가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관영 무소속 후보의 맞대결을 넘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천 정당성을 묻는 사실상의 ‘당 지도부 심판전’으로 비화하고 있다. 민주당 지지세가 압도적인 전북에서 당 후보가 무소속 현직 지사에게 밀리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선거 구도는 ‘정청래 대 김관영’으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실제로 전북에서는 당 지도부가 국민의힘 후보 이상으로 무소속 후보를 집중 견제하는 이상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와 이 후보가 접전 양상을 보이면서 민주당은 비상이 걸렸다.

위기감이 고조되자 정 대표는 ‘예산’과 ‘국정 동력’을 지렛대 삼아 전북 민심을 직접 압박하고 나섰다.

6·3 지방선거과 재보선을 21일 앞둔 13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대표는 13일 기자회견에서 “대통령께서 새만금에 대한 각별한 애정으로 9조원을 투자해 전북을 대도약 시키겠다고 하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청와대에서 발표한 정책을 제도화·법제화하는 것은 민주당”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당과 정부, 청와대 당정청이 한 몸 한 뜻으로 가야 새만금 개발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되지 않겠느냐”며 “민주당 후보가 도지사가 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고 착실하게 전북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는 무소속 후보 당선 시 이재명 정부와의 공조가 어려워질 수 있음을 직접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병도 원내대표 역시 지원사격에 나섰다. 한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일정을 변경해 전북을 찾은 데 이어, 이틀 만인 이날 다시 전북 김제를 방문했다. 한 원내대표는 “전북 발전은 집권여당인 민주당 후보가 당선돼야 가능한 일”이라며 “민주당은 이원택 후보를 중심으로 지역 현안 해결과 국가예산 확보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힘을 실었다.

조승래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김 후보를 지목해 “당의 결정에 불복해 출마한 영구 복당 불허 대상자”라고 규정했다.

민주당의 강경 대응은 지역현장의 거센 저항으로 돌아왔다. 정 대표는 지난 12일 전남 강진에서 열린 호남권 공천자 대회에 참석했으나 항의 시위에 직면했다. 공천 결과에 반발한 시민단체와 당원 500여명은 상복을 입고 꽃상여를 멘 채 “정청래 공천 폭거 규탄”을 외쳤고, 일부는 행사장 진입을 시도하며 몸싸움까지 벌였다. 이 과정에서 정 대표가 정문 시위대를 피해 후문으로 입장하는 상황이 연출되며, 호남에서 누적된 공천 불만이 임계점에 달했음을 시각적으로 드러냈다.

전북 출신의 한 전직 국회의원은 “정 대표가 민주당 후보가 낙선할 경우 이재명 정부의 전북 지원과 새만금 개발이 순탄치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 발언도 호남 유권자들의 자존심을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무소속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예비후보가 13일 전북도의회에서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후보는 지역 반청 정서를 등에 업고 당 지도부를 향한 전면전에 나섰다. 김 후보 측은 조 본부장의 영구 복당 불허 방침에 대해 “사익에 눈이 먼 정청래 지도부하에서는 복당을 시켜준다 해도 받아들일 일이 없고, 더더욱 복당을 신청할 이유도 없다”고 맞불을 놨다. 또 자신에 대한 신속한 제명 처리와 이 후보를 향한 혐의없음 처분을 대조하며 “특정 계보를 위한 사천”이라고 규정, 이번 선거를 ‘정청래 사당화에 분노한 민심의 심판’ 프레임으로 전환했다.

당내 비주류와 타 지역 후보들 사이에서도 정 대표의 공천 방식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연계되어 터져 나오고 있다. 송영길 인천 연수갑 후보는 김 후보 제명을 두고 “제대로 해명도 안 들어보고 바로 제명 조치한 것은 너무 과하다”며 호남 유권자의 선택권 박탈 문제를 지적했다.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당의 일방적 전략선거구 지정을 비판하며 “정청래 대표가 얘기한 4무 공천(억울한 컷오프·낙하산 공천·계파 정치·부당한 배제)에 맞느냐”고 직격했다.

전북 정치권 관계자는 “전북지사 선거는 이제 민주당의 내부 이탈 단속 차원을 넘어섰다”면서 “당정청 원팀을 앞세운 중앙당의 견제 속에서도 전북에서 무소속 후보가 승리하거나 초접전을 벌일 경우, 패배의 직접적 책임은 공천을 주도한 정 대표의 리더십 문제로 직행하게 된다”고 전망했다.

광주·전남 정치권 관계자 다수 역시 “전북지사 선거 결과는 전북을 넘어 6·3 지방선거 직후 본격화할 차기 당권 경쟁과 당 권력 지형 개편에 결정적인 뇌관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했다.

김윤정·윤상호 기자 kking15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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