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양자보안 의무화'에 시장 확대 기대...보안기업·이통사 주목

이인애 기자 2026. 5. 1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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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하반기부터 공공 의무화 본격 시작 예상...PQC·QKD 시대 온다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퀀텀코리아 2025'에서 관람객들이 양자컴퓨터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제공=뉴스1

정부가 국가 보안 인프라의 양자보안 전환을 의무화하겠다고 밝히면서 양자내성암호(PQC)와 양자키분배(QKD) 기술을 확보한 기업들의 대규모 신규 시장 확보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정부·공공기관이 의무적으로 양자보안 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만큼, 관련 솔루션 공급과 인프라 구축 수요가 본격 확대되며 국내 양자보안 시장이 수조원 규모로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국무회의에서 '양자과학기술 및 양자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의결했다.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이 양자보안 체계 구축을 의무적으로 수립하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개정안은 공포 후 6개월 뒤부터 시행된다.

특히 정부는 소프트웨어 기반 PQC와 하드웨어 기반 QKD를 병행 도입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한다. 양자컴퓨터 등장 이후 기존 공개키 암호 체계가 무력화될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최근 해커들이 암호화된 데이터를 미리 탈취해 저장해둔 뒤 향후 양자컴퓨터로 해독하려는 '선 탈취 후 해독' 공격 전략까지 현실적 위협으로 부상하면서 보안 체계 전환 필요성이 부상하고 있다.

PwC컨설팅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향후 대부분의 인프라에는 PQC가 적용되고 국가 기간망 등 핵심 영역에는 QKD가 보완적으로 도입되는 계층형 구조가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당 보고서는 또 한국이 앙자보안 시장에서 유리한 출발점에 서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PQC는 양자컴퓨터로도 풀기 어려운 수학 구조 기반 암호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기존 시스템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형식으로 적용할 수 있어 확장성이 높다.

반면 QKD는 광자의 물리적 특성을 활용해 암호키를 전달하는 기술로, 중간 탈취 시 양자 상태가 변해 탈취 즉시 탐지된다. 초고보안이 요구되는 국가망이나 국방·금융 간선망 등에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이번 제도화로 공공·국방·금융 분야 중심 대규모 양자보안 전환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글로벌 PQC 시장은 약 23억 달러(3조4000억 원) 수준이지만 국내 시장의 경우 아직 초기 단계로, 수백억 원 규모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현재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에서도 국가 차원에서 양자보안 전환을 의무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PQC 시장은 2034년 약 299억 달러(약 44조 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국가들의 보안 체계 전환으로 촉발된 글로벌 PQC 시장 성장세에 따라 국내 시장 규모도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의 움직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케이사인은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산하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범국가 양자내성암호 전환 핵심 기술 개발 사업' 주관 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국가 암호체계를 서비스 중단 없이 PQC 기반으로 전환하는 플랫폼 기술 확보가 목표다.

한컴위드는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표준 기반 PQC 모듈 특허와 국정원 암호모듈 검증(KCMVP)을 확보했으며, 데이터·통신 보안 제품군에 PQC를 적용해 상용화했다. 아톤은 금융권 업무 시스템에 PQC 기반 종간단 암호화 솔루션을 적용하며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드림시큐리티는 PQC 모듈, 양자구간암호, QKD 장비 등을 확보 한 상태다. 라온시큐어는 NIST 표준 알고리즘을 적용한 PQC 솔루션을 상용화했으며, 의료 데이터 플랫폼 대상 PQC 실증 사업을 수행하기도 했다.

이동통신 3사도 양자 보안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PQC 기반 네트워크 전환 구조 설계에 집중하고 있다. 특정 장비나 기술의 성능 경쟁이 아닌, 통신망 전체를 양자내성암호 체계로 전환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먼저 구축하는 것이다.

특히 LG유플러스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PQC 시범 전환 사업'에 참여해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 주요 시스템에 PQC 기술을 적용해 실제 공공기관 적용 레퍼런스를 확보한 상태다.

SK텔레콤(SKT)과 KT는 QKD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SKT는 양자 전문 기업 IDQ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QKD 기술력을 확보했으며, 최근에는 양자난수생성기(QRNG) 칩을 모바일 기기에 탑재해 단말 보안을 강화했다. KT는 독자적인 양자 암호 통신 전송망을 구축, 국방 및 행정망 실증을 마쳤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발표 직전부터 시장 개화 분위기가 있었다. 금융권에서 양자내성암호 도입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는 상태"라며 "법, 규제 만들고 시행령 만든 후 내년 하반기부터 공공 시장 열릴 것으로 보고 있고, 2029년부터는 민간 시장도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인애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