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제’라 비웃던 사이

김규남 기자 2026. 5. 1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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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에 상당한 투자를 한 나라들은 이번 에너지 위기에 타격을 덜 입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가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 속에서 2026년 4월 내놓은 진단('에너지 위기에서 에너지 안보로' 보고서)입니다.

한겨레21의 상하이·쑤저우 현장취재와 국제재생에너지기구 보고서를 통해 분명히 알 수 있는 점은, 재생에너지가 화석연료에 대한 위기대응력(회복탄력성)을 좌우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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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토크]국제재생에너지기구 “재생에너지 투자국일수록 이번 에너지 충격 덜 받아”… 상하이·쑤저우 현장 취재로 본 중국의 ‘에너지 회복탄력성’

“재생에너지에 상당한 투자를 한 나라들은 이번 에너지 위기에 타격을 덜 입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가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 속에서 2026년 4월 내놓은 진단(‘에너지 위기에서 에너지 안보로’ 보고서)입니다.

보고서는 그 사례로 중국을 언급합니다. 중국의 전력 생산 구조에서 석유와 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4%에 불과합니다. 2024년 중국의 신규 전력 수요 중 약 80%를 재생에너지가 충당했습니다. 또 2025년 신차 판매의 절반 이상(54%)은 신에너지차(NEV·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수소차)입니다. 보고서는 이런 내용을 짚으며 “중국에서 지난 수년간 화석연료 소비량은 증가해왔지만, 전력 부문은 과거의 석유 위기 때보다 이번 에너지 충격에서 눈에 띄게 잘 격리돼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잘 격리돼 있다’는 말이 인상적입니다. 자연스럽게 그리된 것이 아니라, 외부 요인으로 인해 화석연료 수입에 차질이 생겨도 국내에서 큰 타격을 입지 않도록 구조적으로 분리해놨다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한겨레21이 제1612호 표지이야기에서 중국 상하이 현지 취재를 통해 보도한 시민들의 반응도 “에너지 충격이 그리 심하지 않다”였습니다.

보고서가 언급하는 사례는 중국뿐이 아닙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태양광·풍력·에너지저장장치(ESS)를 크게 확장하는 동시에 천연가스 수입을 줄였는데, 이는 현재의 가격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완충장치가 됐다”고 평가합니다. 그러면서 전력 생산 구조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스페인(재생에너지 42.3%·가스 21.6%)과 가스 비중이 높은 이탈리아(재생에너지 25%·가스 47.2%)를 비교합니다. 스페인은 재생에너지 덕분에 전기 도매가격을 결정하는 데 값비싼 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15%로 줄어든 반면, 이탈리아는 그 비중이 89%에 달한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이번 중동 전쟁 이후 이탈리아는 전기요금이 급등해 유럽에서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충격을 가장 크게 받은 주요국이 됐습니다.

한겨레21의 상하이·쑤저우 현장취재와 국제재생에너지기구 보고서를 통해 분명히 알 수 있는 점은, 재생에너지가 화석연료에 대한 위기대응력(회복탄력성)을 좌우한다는 것입니다. 중국은 재생에너지와 전기화 전환을 향해 질주하고 있습니다. 제1612호 표지이야기 기사에 달린 댓글 가운데 “‘중국제’라고 비웃던 사이 중국은 저만치 앞서고 있는 상황” “‘중국제’를 무시해서는 뒤처지고 말 것”이라는 반응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도 2030년 재생에너지 100기가와트(GW)로 확대, 신차 중 전기·수소차 비율 40% 이상 보급 등 ‘에너지 대전환’ 목표를 추진 중입니다. 우리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에너지 대전환을 실행하는 데 같은 길을 먼저 가고 있는 중국이 참고와 자극이 될 것입니다. 한겨레21은 우리나라가 기후위기 대응뿐 아니라 외부 에너지 충격에 맷집이 강해질 수 있도록 에너지 전환에 대한 취재를 계속하겠습니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1612호 표지이야기

전기차 충전 빠르다 했더니… 이란 전쟁서 돋보이는 중국의 에너지 맷집

https://h21.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59277.html

에너지 전쟁의 틈, 한국은 ‘녹색 제조 강국’ 기회 잡을까

https://h21.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59273.html

‘전기화’로 질주하는 중국, 탄소 감축은 글쎄

https://h21.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59272.html

석탄 제국에서 전기 제국으로, 중국이 치고나가는 길

https://h21.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5927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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