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처럼 상한 없애라"... 삼성 성과급 협상 왜 깨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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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사가 노동당국 중재로 11, 12일 연이틀 열린 사후조정에서도 성과급 재원 규모와 지급 방식에 관한 이견을 못 좁히고 빈손으로 돌아섰다.
이틀간 총 28시간가량 벌인 벼랑 끝 교섭이 불발된 건 노조가 경쟁사인 SK하이닉스 성과급 제도를 기준으로 보상 방식을 강경하게 고수해 협상 난도가 매우 높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 노조 공동교섭단은 사측과 임금 협상 과정에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 성과급 제도를 잣대로 삼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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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처럼 상한 폐지 요구 고수
사측 미래 재원 확보 위해 불가능 입장
다만 '특별포상' 제도화 가능성 내비쳐
적자 사업부 몫이 노조 입지에도 영향

삼성전자 노사가 노동당국 중재로 11, 12일 연이틀 열린 사후조정에서도 성과급 재원 규모와 지급 방식에 관한 이견을 못 좁히고 빈손으로 돌아섰다. 이틀간 총 28시간가량 벌인 벼랑 끝 교섭이 불발된 건 노조가 경쟁사인 SK하이닉스 성과급 제도를 기준으로 보상 방식을 강경하게 고수해 협상 난도가 매우 높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13일 삼성전자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전날 오전 10시부터 정부세종청사 중노위에서 2차 사후조정회의를 열어 이날 새벽 3시까지 17시간 동안 조정 절차를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전날 1차 회의도 11시간 이상 걸렸다.
10%와 15% 사이 "12% 절충" VS "퇴보 안건"
진통 끝에 중노위는 검토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오히려 퇴보한 안건"이라며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에 따르면, 중노위 검토안에는 반도체(DS) 부문에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경제적부가가치의 20%) 외에 추가로 영업이익 12%를 '특별포상'으로 지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회사가 3월까지 교섭 과정에서 제시한 영업이익 10%보다 높은 비율이다. 노조가 고수해온 영업이익 15% 사이에서 절충 방안이 제시된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특별포상 지급 조건으로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국내 업계 1위'를 제시했는데, 중노위 역시 이를 제안했다. 그러나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우리 성과를 외부 요인에 맡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불만을 표했다. 회사의 예상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고정비에 준하게 못 박아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 노조 공동교섭단은 사측과 임금 협상 과정에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 성과급 제도를 잣대로 삼아왔다. SK하이닉스 노사는 2021년 영업이익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하는 파격 합의를 했고, 지난해에는 성과급 상한(기본급 1,000%)도 없애기로 했다. 그 결과로 직원들이 올 초 기본급의 2,964% 성과급을 받았다.
이걸 지켜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삼성전자 노조는 회사가 올해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을 회복하고 메모리 칩 가격 폭등으로 초호황을 맞자 SK하이닉스보다 나은 대우를 본격 요구했다. 지난달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약 57조2,000억 원으로 집계되자 노조는 성과급 요구선을 영업이익 10%에서 15%로 상향했다고 한다. 기존 OPI에 있는 상한(연봉 50%)도 폐지하고 이를 모두 '제도화'할 것을 요구했다. 이번 조정 중에도 정부 검토안에 OPI 상한 폐지와 제도화 내용이 없자 노조는 협상장을 떠났다.
사측 한발 물러섰다는데... 노조 간 입장 차가 관건?
회사는 앞선 교섭 과정에 이미 "업계 최고 보상을 약속한다"고 명문화했다고 강조했다. 기존 OPI 제도로 성과급을 지급하고, 올해처럼 호실적이 뒷받침될 땐 별도 성과급을 지급하는 유연한 보상 체계를 제시했다는 설명이다. 영업이익 정률 보상과 OPI 상한 폐지 제도화는 미래 투자 재원 확보 여력을 감안해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선 노조가 SK하이닉스를 의식하며 요구사항을 관철하려는 경직성이 협상의 폭을 매우 협소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한다.
회사는 이번 조정에서 특별포상은 제도화도 가능하다며 한발 물러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적자 사업부도 흑자 전환하면 추가 보상하는 내용까지 포함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국은 성과급 액수가 실적에 따라 결정되는 방식인 만큼 타결의 실마리가 되진 못한 걸로 보인다. 쟁의행위를 주도하는 초기업노조의 강경 기조는 상당 부분 적자 사업부 조합원들이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 모두 물밑 협상 여지는 둬 21일로 예고된 파업 전까지 극적 타결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 안에선 대화 물꼬를 트기가 불가능한 지경이란 얘기마저 흘러나온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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