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중국 개방 압박…AI·빅테크 CEO 총출동 '베이징 승부수'

남영재 기자 2026. 5. 1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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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머스크·팀 쿡까지 동행…"중국 시장 다시 열어라"
반도체·AI·전기차·자본시장까지…美 기업들 중국 재진입 시동
[사진제공=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년 만의 중국 방문길에 오르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중국 시장 개방'을 직접 요구하겠다고 밝히면서, 미중 갈등 국면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방중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팀 쿡 애플 CEO, 래리 핑크 블랙록 CEO 등 미국 산업과 금융을 대표하는 핵심 인사들이 대거 동행하면서 단순 외교 일정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자신이 운영하는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시진핑 주석에게 중국을 개방해 달라고 요구할 것"이라며 "이는 양국 모두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몇 시간 뒤 시 주석과 만나 가장 먼저 요청할 사항이 바로 이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의 대중 압박 기조와 달리, 이번 방중에서는 중국 시장 개방과 미국 기업의 사업 확대 문제가 핵심 의제로 부상했음을 시사한 셈이다.
[사진제공=페이스북]

◆ AI·반도체·전기차…미국 기업들의 '중국 딜레마'

시장에서는 이번 방중이 단순한 정상외교가 아니라 미국 빅테크와 자본의 이해관계가 총집결된 '경제 외교전'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인 인물이 젠슨 황 엔비디아 CEO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각에서 제기된 황 CEO 불참설을 직접 부인하며 "젠슨 황은 에어포스원에 탑승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상징성이 크다. 엔비디아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의 중심에 있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첨단 AI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제한해왔지만, 동시에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중국이 포기할 수 없는 핵심 시장이다.

실제 중국 빅테크 기업들은 생성형 AI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를 위해 여전히 엔비디아 GPU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 정부 역시 중국 견제와 미국 기업의 수익 확대라는 상충된 목표 사이에서 줄타기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일론 머스크의 동행도 주목된다. 테슬라는 상하이 기가팩토리를 핵심 생산거점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다. 최근 중국 토종 전기차 업체들의 급성장 속에서도 테슬라는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애플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팀 쿡 CEO는 최근 수년간 중국 공급망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인도·베트남 생산 확대에 나섰지만, 여전히 아이폰 생산과 소비 시장 측면에서 중국 비중이 절대적이다.

◆ 디커플링 현실적으로 어렵다…경제전쟁의 역설

이번 방중은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서도 양국 경제가 완전히 분리되기 어려운 현실을 다시 보여준다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이후 중국에 대해 고율 관세와 공급망 재편 압박을 강화해왔다. 반도체·AI·배터리·희토류 등 전략산업에서는 사실상 '경제안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그러나 동시에 미국 기업들은 중국 시장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역시 경기 둔화와 외국인 투자 감소 속에서 글로벌 기업 유치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결국 양국이 안보와 기술에서는 충돌하면서도 경제적으로는 서로를 필요로 하는 불완전한 디커플링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시장에서는 이번 회담에서 △미국 기업의 중국 내 사업 규제 완화 △AI·반도체 관련 제한적 협력 △금융시장 개방 확대 △전기차 및 첨단 제조 협력 등이 논의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 베이징 향하는 월가와 실리콘밸리…세계 자본도 촉각

래리 핑크 블랙록 CEO의 동행 역시 의미심장하다. 블랙록은 글로벌 최대 자산운용사로, 중국 금융시장 개방의 최대 수혜 후보 중 하나로 꼽혀왔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대중 강경론이 여전히 강하지만, 글로벌 자본시장에서는 중국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현실론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결국 이번 트럼프 방중은 패권 경쟁과 경제 현실 사이에서 미국이 어떤 균형점을 찾으려 하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 외교·통상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압박을 이어가면서도 미국 기업들의 이해관계를 동시에 챙기려 하고 있다"며 "미중 갈등이 군사·안보 영역에서는 격화되더라도 경제 영역에서는 일정 수준의 공존이 불가피하다는 현실이 드러나는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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