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경기도의원 112명 송치 ‘눈치보기’…늑장 수사에 깜깜이 선거될 판

이준희 기자 2026. 5. 1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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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방의원 국외 출장비 관련 수사가 늦어지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13일 경기남부경찰청 설명 등을 종합하면, 경찰은 국외 출장비 부풀리기 의혹과 관련해 2024년 12월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수사의뢰를 받은 경기도의원 140명 가운데 112명에게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 등 범죄 혐의점이 있다고 보고 검찰 송치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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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출장비 부풀리기 의혹’ 1년 넘게 수사 중
게티이미지뱅크

6·3 지방선거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방의원 국외 출장비 관련 수사가 늦어지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의원들이 재출마에 나서는 상황에서 유권자들은 어떤 의원이 혐의를 받는지조차 모른 채 투표장에 나가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13일 경기남부경찰청 설명 등을 종합하면, 경찰은 국외 출장비 부풀리기 의혹과 관련해 2024년 12월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수사의뢰를 받은 경기도의원 140명 가운데 112명에게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 등 범죄 혐의점이 있다고 보고 검찰 송치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검찰과 마지막 협의 단계”라는 설명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나머지 28명에 대해서는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수사가 마무리 단계라지만 유권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올해 임기가 끝나는 제11대 경기도의회 의원 정수는 모두 156명이다. 이 중 현재까지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는 의원은 143명이다. 전체 의원 정수로 보면 72%, 현원을 기준으로 따지면 78%에 달하는 의원이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에도 이들 중 다수가 출마했다고만 이해할 뿐 누가 수사받는지, 수사 대상이 아닌 후보는 누구인지 모른 채 다시 도의원을 뽑아야 한다.

경찰은 도의원들에게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 금지 규정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의원들이 출장에 동행한 공무원 여비를 대납하는 등 불법기부 행위를 했다는 취지다. 선거법상 징역형이나 벌금 100만원 이상을 선고받으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논란이 컸던 항공료 부풀리기 의혹은 직접적인 지시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의원 대부분이 혐의에서 벗어났다.

이런 상황을 두고 경찰의 ‘봐주기 수사’가 문제라는 비판도 나온다. 경찰은 권익위로부터 수사의뢰를 받은 뒤 주로 의회의 행정직 등 일선 직원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진행했다. 그러던 중 지난 1월30일 항공료 부풀리기 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경기도의회 30대 공무원이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이 벌어졌고, 이후 경찰이 도의원은 단 1명도 입건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커졌다. 경찰은 그제야 경찰청과 대검찰청의 법리 검토를 거쳐 도의원들을 입건했다.

애초 권익위가 수사 대상 의원 정보를 밝히지 않은 게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권익위는 2024년 12월 243개 지방의회가 3년간(2022년 1월~2024년 5월) 주관한 지방의원 국외 출장 915건을 전수 조사한 결과, 실제 항공료보다 많은 금액을 지출한 사례가 405건(44.2%)이었다고 밝혔다. 이런 방식으로 빼돌린 예산은 18억원으로 추산됐다. 권익위는 이와 관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도 의원 명단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예산감시전국네트워크’와 ‘세금도둑잡아라’가 의원 명단과 위반 사항을 공개해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지난해 6월 제기해 승소했지만 권익위는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는 “시간 끌기로 수사를 지연한 경찰에 1차 책임이 있지만 권익위에도 상당한 책임이 있다”며 “선출직 공직자의 세금 오남용 사건이라 일반 형사 사건과는 달리 투명하게 과정을 공개해 검증과 감시를 받을 필요가 있는데, 이런 부분이 이뤄지지 않다 보니 사건을 유야무야하고 일선 공무원만 입건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고 했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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