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권이 주권 문제라는 李 대통령 인식은 잘못"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이재명 대통령은 전시작전통제권이 미군 사령관 지휘 하에 있다는 것을 주권을 포기하는 문제로 이해하는 듯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인식입니다.”
미 중앙정보부(CIA) 출신인 브루스 클링너 맨스필드재단 선임연구원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18년 넘게 헤리티지재단에서 일하며 한미동맹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해 온 대표적 지한파다. 지난해 헤리티지재단에서 퇴임한 후 맨스필드재단으로 적을 옮겼다.
클링너 연구원은 “연합사령부(CFC)의 사령관이 미국 장성이든 한국 장성이든 간에, 그 사령관은 양국의 국가통수권자(NCA) 모두에게 여전히 종속되어 있다”면서 “전작권 전환은 주권의 문제가 아니라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고 방어하기 위한 기능의 문제일 뿐”이라고 했다.
한미 양국은 전작권 전환이라는 목표에 공감대를 가지고 있지만, 전환 속도에 관해서는 시각 차가 있다. 안규백 국방장관은 12일(현지시간) 워싱턴 특파원단과의 기자 간담회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은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했다”면서도 “미측에서 (전환 시기에 대해) 약간의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양국 정부가 합의한 ‘조건’에 기초해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접근법을 고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국은 전작권 전환의 세 가지 조건으로 한국군의 △충분한 공격 역량 △충분한 방어 역량 △효과적인 의사소통 능력이 필요하다는 데 합의했다. 이 아래에 125가지에 달하는 필수과제가 나열돼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이 중에서도 효과적인 소통 역량을 한국군이 갖춰야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연합사령관, 유엔사령관을 동시에 맡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각 조직 간 연계가 이뤄지게 되지만 한국군이 전작권을 갖게 될 경우에는 조직 간 소통 역량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자군 내부의 소통 문제는 한국군의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면서 “한국은 아직 유엔사령부 회원국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역량을 온전히 갖추지 못했으며, 심지어 한국군 내부의 육·해·공군 간 통신 체계에서도 여전히 일부 미흡한 점들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채 언제까지 전환을 하자는 논의를 하는 것은 본질이 아니라는 관점이다. 그는 브런슨 사령관이 2029년 초를 전환시기로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그때까지 빨리 조건을 충족하라’는 독려의 메시지일 뿐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한국의 보수 진영은 작전통제권 전환이 한미동맹의 파기나 해체로 이어질까 우려하기도 하지만, 설령 작전권이 전환된다 하더라도 미국이 동맹국으로서 지닌 책임과 의무는 여전히 유효하게 유지된다”고 말했다.
대신 한국도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부분에서는 강하게 목소리를 냈다. 그는 한미 양국이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모호한 문구를 서로 다르게 해석하는 점과 관련해 미국의 입장은 분명하다고 했다. 그는 “한미 간에는 ‘상호방위조약’이 있다”면서 “미국은 한국이 대만 분쟁에서 그저 관망하며 한 발 물러나 있을 수 있다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역할은 당연히 더 넓어져야 한다”고 그는 역설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현재 주한미군-주일미군 간 분리된 체계가 비효율적이며, 대만과 북한 문제에 미군이 동시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만큼 미국이 ‘동북아시아 사령부’를 만들어 이 지역을 통합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인도태평양 사령부의 관할 지역과 책임 범위가 너무 넓어 이에 대한 재편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관점이다.
한미 정상이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동의한 핵추진잠수함 도입 문제와 관련해서는 “국가적 위신을 세우기 위한 전시성 사업의 성격이 있다”고 날카롭게 비판했다. 대북 억지 등을 위해서는 “수중 드론과 같은 다른 전력이 비용 대비 훨씬 효과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 핵시설 지역을 구체적으로 언급해 기밀 유출 논란이 인 점과 관련해선 “사실 기밀의 등급을 기억하는 게 어렵다”면서도 “이미 기밀이 외부로 새어 나간 이상, 한미 양국 간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에 집중해야 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북한 비핵화 목표를 ‘핵 군축’으로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늘어나는 데 대해서는 “대화를 시작하기도 전에 일방적인 양보를 먼저 해야 한다는 얘기냐”고 일축했다.
그는 현재 한미동맹에 대한 주요 도전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특유의 거래적 접근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했다. “한국과 일본에 주둔하며 제복을 입고 복무하는 우리 장병들의 존재를 마치 금전적 이득을 취하기 위한 수단처럼 취급하려는 것은 미국이 진정으로 헌신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이 들게 하는 일”이라고 그는 꼬집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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