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탄소중립법 결정문 배달왔어요!”…국회까지 자전거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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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낮 최고기온이 26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된 13일 오전 10시.
헌재에서 출발해 광화문과 공덕을 거쳐 국회의사당역까지 약 10㎞를 자전거로 달리며, 국회에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 개정을 촉구하는 '헌재 결정문'을 배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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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낮 최고기온이 26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된 13일 오전 10시.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은 자전거를 끌고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헌재 담벼락에 자전거 약 50대가 길게 늘어섰고, 참가자들은 물통과 텀블러를 챙기거나 파랗고 하얗고 검은, 각색의 헬멧 끈을 고쳐 매며 분주했다.
“오른손을 펼쳐 들면 오른쪽으로 간다는 거고, 왼손을 흔들면 왼쪽으로 간다는 거예요. 안전하게 행진해요.” 활동가들이 자전거 이동 경로와 안전 수칙에 대해 재차 설명하자,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참가자 약 50명이 귀를 기울였다. 이들의 손에는 ‘헌재 결정 이제는 이행할 때’, ‘모두를 위한 정의로운 감축’, ‘탄소중립법 개정은 국회의 책무’라고 적힌 흰색 손팻말이 들려 있었다.
이날 행사는 ‘똑똑! 결정문 배달왔습니다! 헌재에서 국회로 가는 기후 자전거 행진’이란 제목이다. 헌재에서 출발해 광화문과 공덕을 거쳐 국회의사당역까지 약 10㎞를 자전거로 달리며, 국회에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 개정을 촉구하는 ‘헌재 결정문’을 배달한다.
텀블러를 든 채 행사에 나온 오래준(14)씨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자전거로 헌재 결정문을 국회에 배달하기 위해 참석했다”며 “인간의 편의대로 지구를 망가뜨릴 게 아니라, 국회가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소보다 30분 일찍 일어나 행사에 나왔다는 이윤지(12)씨는 “학교에서 생태와 비인간 존재에 대해 공부하며 기후에 관심이 있었는데, 의미 있는 행진에 참여하게 돼 기쁘다”고 했다.

앞서 헌재는 2024년 8월 기후헌법소원 사건에서 정부의 2031~2049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불명확하다며, 올해 2월28일까지 관련 법을 개정하라고 시한을 제시했다. 하지만 국회 논의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개정안을 논의 중인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기후특위)의 활동 종료 시한이 이달 말로 끝나지만, 온실가스 감축 경로 등을 두고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기후특위 임기 내에 통합안을 마련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말과 4월 초 네 차례 시민대토론회가 열린 뒤 기후특위 법안심사소위원회가 세 차례 열렸으나, 실질적 진전은 없는 상태다. 국민의힘 쪽에서는 관련 논의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기노위)로 넘겨 연장 논의하자는 의견까지 나온 상태다. 기노위로 넘어갈 경우 법안 논의를 사실상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주당은 초기에 온실가스를 많이 감축하는 ‘조기 감축형’을, 국민의힘은 매년 일정 수준씩 줄여가는 선형 감축경로를 각각 제시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행진 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헌재가 탄소중립기본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지 21개월이 지났다”며 “국회는 과학적 사실과 국제적 기준에 따라 전 지구적 감축 노력에서 우리나라 몫을 정하고 미래세대에 과중한 부담을 전가하지 않도록 즉시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시 기후소송 청구인으로 참여했던 정두리(11)씨는 “소송 당시엔 초등학교 1학년이어서 잘 몰랐지만, 이제는 힘을 합쳐 묻고 싶다”며 “온실가스로 지구가 뜨거워지는데 왜 막지 않는지 궁금하다. 더 늦기 전에 석탄발전을 멈췄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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