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센트·허리펑, 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인천서 회동···핵심 의제 사전 조율 “미국은 5B, 중국은 3T”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13일 한국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요 의제를 사전에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두 사람은 각각 이재명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별도 면담을 가진 뒤 인천국제공항 의전실에서 만났다. 이날 저녁 베이징에 도착할 예정인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베이징 정상회담은 14일부터 15일까지 예정돼 있다.
베센트 장관과 허 부총리의 만남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관세, 첨단기술 수출통제, 희토류 등 핵심 광물 공급망, 대중·대미 투자 규제 등 양국 간 주요 통상 현안을 사전 조율하기 위한 성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협상에서는 주로 미국산 농산물과 에너지, 보잉사의 항공기 구매와 무역위원회와 투자위원회 설치에 대한 합의가 우선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무역위원회와 투자위원회는 미·중 양국이 교역 가능 품목을 조율하거나 투자 분쟁을 관리하기 위해 설치를 논의 중인 상설 협의 기구다.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이 서로 다른 우선순위를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전문가인 스콧 케네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 연구원은 지난 7일 CSIS 브리핑에서 이번 정상횜담 핵심 의제를 ‘5B와 3T’로 요약했다.

케네디 연구원은 “정상회담이 6주 연기됐기 때문에 양측 모두 의제를 더 구체화할 수 있었다”며 “미국은 보잉(Boeing), 소고기(Beef), 대두(Beans), 무역위원회(the Board of Trade), 투자위원회(the Board of Investment)를 강조하고, 중국은 대만(Taiwan), 관세(Tariffs), 기술(Technology) 문제를 핵심으로 내세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잉 항공기·소고기·대두 등 미국 기업이 생산하는 상품을 중국이 대량으로 구매하겠다는 약속을 얻어내 정상회담의 구체적 성과로 삼으려 한다. 시 주석은 대만의 독립을 명시적으로 반대한다는 미국의 입장을 얻어내거나 대만에 대한 무기 수출을 중단하도록 이끌어내는 것이 주요한 목표다.
관세 인하, 반도체 수출, 희토류 통제 등의 사안도 논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을 상대로 한 반도체 수출을 통제하고 있고, 중국은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희토류를 통제하고 있다.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을 통제하거나 이 문제를 나눌 소통 채널을 만드는 것도 이번 회담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교착 상태에 빠진 이란 전쟁에 대해서도 두 정상 간 대화가 오갈 전망이다. 미국은 중국에 호르무즈해협 개방에 참여할 것을 요구해왔고, 중국은 미국의 요구에 응하는 방식보다는 이란이나 파키스탄 등과 만나며 중재자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무역·투자 협의 채널 설립에 합의하고, 중국 측이 보잉 항공기와 미국산 농산물·에너지 구매를 발표할 것으로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양측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에 대한 휴전 연장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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