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서안지구 파고드는 이스라엘…주민 공격까지

황동진 2026. 5. 1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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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과 영토 분쟁을 이어오고 있는 지역은 가자지구뿐이 아닙니다.

팔레스타인 동부 지역에 해당하는 요르단 서안지구인데요.

최근 이스라엘인들이 이곳에 파고들면서 현지 주민들을 위협한다고 합니다.

오늘 월드이슈에서는 황동진 기자와 서안지구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서안지구는 원래 팔레스타인 땅 아닌가요?

어떻게 이스라엘 사람들이 정착촌을 만들고 있는 거죠?

[기자]

서안지구는 요르단강 서쪽에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령입니다.

그런데, 1967년 3차 중동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며 2백여 개의 정착촌과 전초기지를 건설한 겁니다.

이곳은 서안지구 알 카이르인데요.

10여 명의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이 아침에 학교로 향합니다.

하지만, 곧 철조망에 가로막히는데요.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밤새 철조망을 쳐놓은 겁니다.

이스라엘 정착촌민들은 2.5km를 돌아 등교하라며 길을 막았습니다.

[무타심 타타린/학부형 : "이 길은 수십 년 동안 존재해 왔습니다. 우리는 학부모이자 지역 주민으로서 (이스라엘) 정착민과 군인들이 학생들을 공격할까 봐 깊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정착촌에서 최루탄과 섬광탄이 날아왔고 아이들은 혼비백산하며 흩어졌습니다.

결국, 이날 학교에는 절반의 학생밖에 등교하지 못했습니다.

[앵커]

팔레스타인인들이 장례를 치르고 매장까지 했는데, 시신을 옮기라고 한 일도 있었다고요?

[기자]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자신들의 말을 따르지 않으면 위협을 가하는 일이 빈번한데요.

이 정착촌은 이스라엘이 2005년 철수했다가 지난해부터 건설을 재개했습니다.

여기서 5백 미터 떨어진 곳에 팔레스타인 공동묘지가 있는데요.

최근 이곳에 매장했던 80살 팔레스타인 노인의 시신을 정착민들이 강제 이장토록 했습니다.

상주가 이스라엘군의 허가까지 받고 매장했는데, 정착촌민들이 자신들 땅이라며 옮기라고 했다는 겁니다.

[모함마드 아사사/상주 : "그 정착민은 "당신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 시신을 치우든지, 아니면 불도저로 파버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이 출동했지만, 정착민 편만 들고 돌아갔다는데요.

이 지역은 최근 정착민에 의한 총격과 방화, 구타 사고가 빈발한 곳입니다.

[앵커]

서안지구에선 최근 이스라엘 측의 공격으로 팔레스타인인이 숨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요?

[기자]

2주 전 서안지구의 한 언덕길에서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16살 팔레스타인 소년이 숨졌습니다.

가슴과 복부에 총상을 입었는데요.

유족에 따르면 숨진 소년은 사촌과 함께 편의점에 가던 길이었는데, 총격을 당했다는 겁니다.

이스라엘군은 작전을 수행 중이었고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돌을 던져서 발포했다는 입장입니다.

유엔 인도주의 사무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안지구에서 최소 42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숨졌는데요.

이스라엘군이 아닌 무장한 정착민의 공격으로 숨진 사람도 10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서안지구는 또, 폭발물로 인한 인명 사고도 늘어나 국제기구가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줄리어스 월츠/유엔지뢰행동서비스(UNMAS) 책임자 : "지난 2년 동안 서안 지구에서 폭발물 설치가 증가했고, 난민 캠프와 도시 전역에서 폭발성 무기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앵커]

이스라엘 정착민들의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공격 행위를 이스라엘 정부는 왜 방관하고 있나요?

[기자]

요르단강 서안은 독립 국가 건설을 염원해 온 팔레스타인에게 미래 국가의 근간이 될 매우 중요한 영토입니다.

이스라엘도 해당 지역이 역사적, 성경적 의미가 있고 안보상 필요하다고 주장하는데요.

이 때문에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비난 속에서도 59년 동안 군대를 통해 이 지역을 지배해 왔습니다.

극우 성향의 네타냐후 정부에선 서안지구를 법적으로 합병하려는 움직임마저 보인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분석했습니다.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 관리들의 권한을 박탈했고 서안지구 내 부동산 철거와 수자원 관리, 환경 문제를 이스라엘 관리들에게도 허용했습니다.

또, 대부분의 토지 등록 권한을 이스라엘 법무부에 부여했습니다.

네타냐후 정부가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수립을 좌절시킬 수단으로 정착촌 건설을 가속화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서안지구에서 이뤄지는 이스라엘 정착민의 불법 행위에 대해 국제사회는 어떤 조치를 하고 있나요?

[기자]

유럽연합이 최근 칼을 빼 들었는데요.

폭력적인 활동을 주도한 이스라엘 정착민 3명과 관련 단체 4곳을 제재하기로 합의한 겁니다.

[카자 칼라스/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지난 11일 : "우리는 또한 서안 지구에서 정착민들의 폭력 사태가 급증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스라엘 극단주의 정착민과 단체에 대한 제재를 가하는 정치적 합의에 도달했습니다."]

그동안 친이스라엘 성향의 빅토르 오르반 전 헝가리 총리의 반대로 제재안이 부결됐는데, 최근 헝가리에서 정권교체가 이뤄지면서 가결된 겁니다.

또, EU 회원국 상당수는 서안지구 이스라엘 정착촌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한 수입 금지도 검토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런 소극적 제재만으로는 이스라엘의 영토 확장 야욕을 꺾지 못한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영상편집:박혜민 변혜림/그래픽: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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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진 기자 (ac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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