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 정국 84억 주식 노린 해킹 총책 압송…군대·감옥 간 ‘VIP’만 털어

강주일 기자 2026. 5. 1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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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정국. 빅히트 뮤직 제공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을 비롯해 국내 내로라하는 재력가들의 지갑을 노린 대규모 해킹 조직의 총책이 마침내 한국 땅을 밟았다.

법무부와 경찰청은 13일, 국내 피해자들의 금융계좌와 가상자산 계정에서 380억 원 이상을 가로채거나 시도한 혐의를 받는 중국 국적의 해킹 조직 총책 A씨(40)를 태국 방콕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강제 송환했다고 연합뉴스가 이날 보도했다.

이들의 타깃은 확실하고도 대담했다. 유명 연예인부터 대기업 회장, 벤처기업 대표에 이르기까지 무려 258명의 계좌 잔고를 은밀히 들여다봤다. 특히 글로벌 슈퍼스타 BTS의 정국도 범행 대상이 됐다. A씨 일당은 정국의 증권계좌 명의를 도용해 84억 원 상당의 하이브 주식을 탈취하려 했다. 다행히 즉각적인 지급정지 조치가 이뤄지며 실제 금전적 피해로 이어지진 않았으나, 하마터면 가요계 안팎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킬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범행 수법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교묘했다. 이들은 정부와 공공기관 웹사이트를 해킹해 탈취한 개인정보로 ‘알뜰폰’을 개통, 금융 거래의 핵심인 본인 인증 장벽을 손쉽게 무너뜨렸다. 무엇보다 이들이 노린 범행 대상의 ‘상황’이 악랄했다. 주로 군 복무를 하고 있거나 교도소에 수감 중인 재력가들을 표적으로 삼았다. 피해자가 휴대전화 알림을 즉각 확인하거나 대처하기 어렵다는 완벽한 ‘사각지대’를 악용한 것이다.

비대면 알뜰폰 개통의 취약한 보안망이 이번 대규모 범죄의 숙주가 된 셈이다. 이에 경찰은 알뜰폰 개통 과정의 보안 구멍을 인지하고, 관련 훈령을 개정하는 등 뒤늦은 문단속에 나섰다.

이번 총책 송환은 끈질긴 국제 공조의 결실이다. 법무부와 경찰청은 인터폴과의 합동 작전을 통해 지난해 5월 태국 현지에서 공범 전모씨(36)를 먼저 검거해 구속기소 한 데 이어, 지속적인 범죄인 인도 청구와 외교적 설득 끝에 A씨의 신병까지 확보하며 조직의 뿌리를 뽑는 데 성공했다.

경찰은 압송된 A씨를 상대로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서울경찰청 측은 “사회적 파급력이 매우 큰 사건인 만큼 한 치의 의혹 없이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군대와 감옥이라는 틈새를 노려 수백억 대의 국부 유출을 시도한 이들의 전모가 명명백백히 밝혀질지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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