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법정서 “범행 많이 알려달라” 눈물 호소한 피고인 ‘왜?’

제주에 1kg이 넘는 마약을 밀반입한 30대 피고인이 법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며 "내 사건을 많이 알려달라"고 눈물로 호소하는 이례적 장면이 연출됐다.
13일 광주고등법원 제주제1형사부(송오섭 부장)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에 처해진 중국 국적 A씨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가졌다.
A씨는 지난해 10월 23일 태국을 출발해 싱가포르를 경유, 다음날 제주국제공항에 무사증으로 입국하며 차(茶) 봉지로 위장한 필로폰 1.131㎏을 캐리어에 숨겨 밀반입한 혐의다.
1심에서 캐리어에 마약이 들어있지 않았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A씨는 항소심에서 마약 존재를 인정하되 이를 밀반입한 범행의 고의가 없었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에 검사는 "유죄가 인정됨에도 피고인은 혐의를 계속 부인, 반성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럼에도 법정 최저형은 문제가 있다"고 1심 구형량인 징역 15년을 다시 요청했다.
A씨는 "나의 무지함 때문에 여러 사람에게 피해를 끼쳐 죄송하다"며 "여러 번 안전 검사를 거치며 문제가 없었기에 캐리어에 마약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지금은 사실을 인정하지만, 캐리어에 마약이 들어있는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건들을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달라. 다른 사람의 말을 쉽게 믿고 일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며 "범죄자들의 도구가 돼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알려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A씨 변호인은 "중국에서 취업이 힘들고 형편도 어려워 돈을 벌기 위해 이 사건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나쁜 짓을 시킬 것이라 짐작은 했지만, 설마 마약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변론했다.
이어 "피고인은 중국에서 마약사범이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었다. 한국에서 석방된 이후 중국에서 또 처벌받을까봐 두려워하는 중"이라며 "마약인 줄 알았다면 절대 옮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한편, A씨는 캐리어를 서울까지 전달해 줄 사람을 찾는 내용의 일당 30만원짜리 고액 아르바이트 글을 올렸으며, 가방을 받은 한국인이 폭발물로 의심된다고 신고하면서 덜미를 잡혔다.
A씨에 대한 선고는 오는 6월 10일 오전 내려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