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못 버텨”⋯ 항공업계, 입사 연기•무급휴직 ‘비상경영’ 도미노

염재인 기자 2026. 5. 1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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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리스크에 고유가•고환율 직격타
퇴로 막힌 항공사들, ‘감편·인력 축소’ 속출
무급 휴직·입사 연기 등 긴축 경영 확산
중동 전쟁 장기화로 유가·환율 부담이 커지면서 국내 항공업계가 감편과 무급휴직, 신입 채용 조정 등 전방위 긴축 경영에 돌입했다. 각 사 제공

중동 전쟁 여파에 국제 유가와 환율 상승 부담이 커지면서 국내 항공업계 전반에 감편·인력 조정 등 구조조정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전쟁 장기화 시 코로나19 당시와 유사한 수준의 긴축 경영 재현을 우려하고 있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가 최근 올해 상반기 신입 객실승무원 50명의 입사 일정을 추석 연휴 이후로 연기했다. 경영난이 심화되자 일부 노선 감편에 이어 인력 운영 조정 카드까지 빼든 것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중동 전쟁 이후 국제 유가 급등으로 비상 경영 체제를 가동하는 상황을 고려해 부득이하게 입사 시기를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 인력 조정 움직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 희망자에 한해 무급휴직 신청을 받았다. 최근 운항 규모 조정에 맞춰 객실승무원의 근무 여건을 유연하게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일부 기간 휴직을 운영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 LCC 관계자는 “현재 항공사 일부에서 시행 중인 무급 휴직이나 입사 연기는 업계가 직면한 어려움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객실·운항 인력 축소를 시작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내 주요 항공사들은 중동 리스크에 따른 비용 부담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노선 축소와 감편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티웨이항공이 국적 항공사 중 처음으로 전사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간 이후 LCC들의 공급 조정 움직임이 이어졌다. 급기야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까지 비상경영 체제 전환을 선언했을 정도다.

항공업계가 긴축 운영에 나선 것은 전쟁에 따른 유가·환율 부담의 후폭풍 때문이다. 항공유와 리스료, 정비 비용 등 상당 부분을 달러로 결제하는 항공업 특성상 고환율 부담이 커졌다. 여기에 유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항공유 비용 부담(운영비의 약 30%)도 확대돼 버티기에 한계를 맞은 것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전쟁 장기화 시 항공사들의 비용 부담 가중에 여행 수요 위축까지 겹치며 업황 전반이 빠르게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한 FSC 관계자는 “현 상황을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큰 위기로 보고 있다”면서 “고유가·고환율 기조가 지속될 경우 항공사들은 폭증하는 비용으로 인해 사업 수익성이 크게 영향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인력 채용은 물론, 노선 운영 등 사업 전반에 극한의 짜내기 경영은 피할 수 없을 것”고 내다봤다.

또 다른 LCC 관계자도 “상황 악화가 지속된다면 향후 항공업계는 공격적인 확장을 지양하고, 수익성이 담보된 노선에 인력을 집중 배치하는 선택과 집중 기반의 운영 전략을 강화할 수 밖에 없다”면서 “이 과정에서 인력 운영 또한 효율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염재인 기자 yji@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