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일쇼크’에 “생선도 이등분만”…과자 봉지도 ‘흑백’

홍석재 기자 2026. 5. 1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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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상승분을 자체 노력만으로 흡수하는 게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일본 대표 종이제조 기업의 하나인 일본제지는 12일 자사 누리집에 이렇게 고충을 토로했다.

하루 전에는 일본 유명 식품회사 '가루비'(Calbee)가 자사 주력 제품 '포테이토 칩스' 등 14개 제품의 포장지를 흑백으로 제작하기로 결정한 사실이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잉크나 쓰레기 봉지 제작 등에 필요한 원유 원료 재료들의 자국 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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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분 했던 생선이 2등분 돼 팔리는 모습. 챗 지피티로 생성한 이미지

“비용 상승분을 자체 노력만으로 흡수하는 게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일본 대표 종이제조 기업의 하나인 일본제지는 12일 자사 누리집에 이렇게 고충을 토로했다. 이 업체는 “긴박한 중동 정세 여파로 액체용 종이 용기 등의 원자재값이 대폭 상승했다”며 종이 우유팩 등의 제품값 인상을 공지했다.

종이로 만들어지는 팩에 우유를 담기 위해 방수용 코팅 재료를 덧입히는데, 원료가 석유에서 나오는 폴리에틸렌이다.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이후 원자재값이 급등하자 오는 7월부터 무려 10% 가격 인상을 단행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공장 가동에 필요한 연료비와 차량 운송비 등에도 석유값 인상에 따른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이 두 달을 훌쩍 넘어서면서 중동발 원유 수급난이 일상생활 곳곳에 큰 불편을 끼치고 있다. 하루 전에는 일본 유명 식품회사 ‘가루비’(Calbee)가 자사 주력 제품 ‘포테이토 칩스’ 등 14개 제품의 포장지를 흑백으로 제작하기로 결정한 사실이 알려졌다. 원유를 재료로 하는 포장지 인쇄용 잉크값이 급등한 게 배경이 됐다.

일본 가루비(Calbee)사 포테이토칩의 컬러, 흑백 패키지 제품. AP 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잉크나 쓰레기 봉지 제작 등에 필요한 원유 원료 재료들의 자국 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날 교도통신은 “농림수산성이 ‘흑백 포장' 상황 파악을 위해 가루비사 관계자를 불러 의견을 청취했다”고 전했다. 햄 제조업체 이토햄의 포장재 간소화, 유명 낫토 회사 미쓰칸과 야마자키 제빵의 제품값 인상도 제품 포장 등 원자재값 폭등 손실을 상쇄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꼽힌다.

농가에선 비닐 부족으로 농업용 하우스 설치에 애를 먹고 있다. 신노 요시토 일본 전국농업협동조합중앙회(JA·전농) 회장은 12일 기자회견에서 이란 전쟁 이후 “일부 생산자뿐 아니라 전농도 필요한 만큼 비닐하우스 등에 필요한 자재를 확보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방·욕실 업체 ‘토토’(TOTO)가 욕조 코팅제나 벽·천장 고정용 접착제 부족 문제로 주택용 욕조 주문을 받지 않는 일도 일어나고 있다. 병원에선 고무로 된 의료용 장갑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시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일본 민영 후지뉴스네트워크(FNN)은 13일 “이란 전쟁 뒤 물가가 계속 오르다 보니, 뭐가 비싸졌는지조차 무감각해지는 것 같다”, “물건들이 다 비싸졌는데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는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시중 슈퍼마켓에 흔히 비치된 채소·생선용 무료 비닐봉지나 물건값을 적어두는 스티커 값마저 줄줄이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생선 하나를 3등분 해서 각각 팔던 것을 이등분하면 비닐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 아니냐” 같은 웃지 못할 아이디어를 내놓는다고 한다.

우유 용기 모습. 일본유업협회 누리집 갈무리.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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