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00 간다" 외치더니…삼성·하이닉스 던지는 외국인
정작 현물시장선 삼성전자·하이닉스 대규모 차익실현
"리포트는 매수, 트레이딩은 매도"…개미들 불신 커진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올해 코스피 전망치를 9500까지 제시하며 "강세장에서는 1만도 가능하다"고 밝히자 국내 증권가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앞서 골드만삭스와 JP모건, UBS 등 주요 외국계 IB들도 한국 증시에 대해 잇따라 목표치를 상향하며 "한국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AI·방산·재건 산업의 수혜 중심에 서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사진제공=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3/552778-MxRVZOo/20260513150454164gfkq.jpg)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계 증권사들이 연일 '코스피 9000 시대'를 외치고 있는 사이 정작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증시 핵심 종목을 대규모로 매도하고 있다.
실제 외국인 매도 규모는 시장의 불신을 키우기에 충분했다.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2일 하루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6000억원 넘게 순매도했다. 특히 SK하이닉스 3조1169억원, 삼성전자 2조2083억원 등 두 종목에서만 5조3000억원 이상을 팔아치웠다.
이달 들어 누적으로 봐도 매도 압력은 가볍지 않다.
외국인은 5월 들어 SK하이닉스를 약 6조4000억원, 삼성전자를 약 5조5000억원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두 종목 합산 순매도액만 약 11조9000억원이다. 외국계 IB들이 코스피 9000~1만 전망을 내놓는 사이, 실제 매매 창구에서는 한국 증시 대표주를 집중적으로 덜어낸 셈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입으로는 한국 증시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실제로는 차익실현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불신도 커지고 있다.
최근 외국계 IB들은 한국 증시에 대해 이례적으로 강한 낙관론을 쏟아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가 '구조적 성장과 개혁 지속성'을 바탕으로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IT와 에너지안보, 방산, 재건, 자동차, 로봇 산업 등이 향후 수년간 시장을 이끌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제공=픽사베이]](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3/552778-MxRVZOo/20260513150455431mqft.jpg)
◆ "한국 다시 본다" 외국계 보고서 쏟아지는데…현물은 매도
시장 내부 흐름은 다소 다르다.
최근 외국인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강한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단기간 급등 이후 차익실현 성격의 매물이 집중되며 반도체주 변동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두고 리포트와 트레이딩은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계 IB 리서치센터는 중장기 관점에서 한국 증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실제 운용 부문에서는 단기 급등에 따른 포지션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개인 투자자들이 이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오래전부터 '외국계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높여놓고 뒤에서는 판다'는 불신이 반복돼왔다.
과거에도 외국계 IB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한 직후 외국인 매도가 대거 출회된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매 패턴은 단순한 방향성 투자보다는 환율과 금리, 파생상품 헤지, 글로벌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리포트 내용과 현물 매매 흐름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 이유다.
◆ '한국 장기 성장 베팅 vs 단기 차익실현' 충돌
시장에서는 현재 외국인 자금 흐름을 두고 두 가지 해석이 동시에 나온다.
첫 번째는 "장기적으로는 한국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지만 단기 과열 부담 때문에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는 시각이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AI 반도체 랠리를 타고 급등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도 상당 부분 커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외국계 IB들의 전망치 경쟁이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흐르고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특히 코스피 1만 전망까지 등장하면서 시장 과열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동 전쟁 장기화 가능성과 미국 금리 불확실성, 글로벌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도 여전히 변수다. 실제 최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다시 상승세를 보였고 뉴욕증시에서도 반도체주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됐다.
◆ "외국인만 따라가선 안 된다"…달라진 한국 증시 구조
과거와 달리 한국 증시의 체력이 바뀌고 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예전 한국 증시는 반도체 단일 업종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고 중국 경기 민감도가 커 외국인 자금 이탈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AI 인프라·전력망·방산·조선·원전·로봇 등으로 투자 축이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지정학 갈등 심화 속에서 한국이 단순 제조국가를 넘어 전략 거점국가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예전처럼 외국인 매매만 따라가는 시대는 점점 끝나가고 있다"며 "지금 시장은 단순 유동성 장세가 아니라 AI·전력·방산·재건 등 새로운 산업 질서 변화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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