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광화문 BTS 공연 전세계 송출도 해저케이블 덕이죠”… KT 부산국제통신센터 가보니
5년 내 트래픽 4~5배↑… 아시아 AI 허브 정조준

지구 반대편에서 열리는 스포츠 경기를 생중계로 보고, 챗GPT로 실시간 대화를 나누는 일은 한국인에게 당연한 일상이 됐다. 하지만 이러한 '초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가 바다 밑에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해저케이블은 전 세계 국제 데이터 트래픽의 95% 이상을 담당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대륙과 대륙 사이를 오가는 데이터를 실어 나르고 있다.
지난 11일 찾은 부산국제통신센터는 해저케이블이 육상 통신망과 연결되는 육양국 시설을 갖춘 국제 통신 거점이다. 외부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는 국가 주요 시설로, 포털 지도에도 표시되지 않을 만큼 보안 수준이 높다.
KT는 1980년 국내 최초의 국제 해저케이블인 한일 간 JKC(Japan-Korea Cable)을 개통한 이후 현재 아시아 3개, 북미 2개 등 총 5개의 해저케이블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 운용 중인 해저케이블(9개)의 절반 이상에 해당한다.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해저케이블은 단순한 통신 설비를 넘어 국가 전략 자산으로 떠올랐다. KT 기준 해저케이블을 통한 국제 트래픽이 10년 전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을 정도로 국가 간 데이터 이동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통신조사기관 텔레지오그래피는 향후 5년 내 트래픽이 4~5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최근 광화문에서 열린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이 넷플릭스를 통해 끊김 없이 전 세계에 생중계된 것도 해저케이블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동시 접속자가 몰리면서 넷플릭스 트래픽이 평소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했지만, KT는 넷플릭스와 사전 협의를 통해 해저케이블 용량을 확보하고 전용 회선을 증설해 화질 저하 없이 방송을 내보낼 수 있었다.
KT는 국내 통신사 가운데 유일하게 부산과 거제에 해저케이블 육양국을 이원화해 운영하고 있다. 특정 지역에서 재해나 재난이 발생하더라도 다른 거점을 통해 국제 트래픽을 우회 처리할 수 있는 구조다. 단일 거점에 의존할 경우 장애 발생 시 서비스 중단 위험이 커지는 만큼, 물리적으로 분산된 복수 거점을 확보한 것이다. 센터 내 관제실에서는 24시간 365일 케이블 상태는 물론 전력, 냉각, 국제 회선까지 통합 모니터링하며 선박이 케이블 인근에 접근하면 즉각 경보를 울리고 대응하는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지난 2000년 이후 국내 해역 장애 발생 건수 0건을 달성할 수 있었다.

김인준 KT 국제통신운용센터장은 "보통 해저케이블에 장애가 생기면 수리 완료 시까지 2~3개월 이상이 소요된다"며 "한 번 장애가 발생하면 해당 케이블은 장시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서비스 안정 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해저케이블 인프라를 기반으로 아시아 데이터 허브 경쟁에서도 주도권 확보를 노린다는 구상이다.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이 주요 거점으로 꼽히지만 각각 지진 위험, 지정학적 변수, 비용 부담 등의 한계를 안고 있는 만큼 한국이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부산과 거제에 이어 제3 지역에 육양국을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향후 KT는 아시아를 연결하는 신규 해저케이블 구축을 추진해 국제 트래픽 처리 경로를 다변화하고, 국제 백본망도 단계적으로 확충해 오는 2029년까지 현재 대비 약 5배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동시에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클라우드 사업자와의 연계를 강화해 국제 데이터 처리 역량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최우형 KT 네트워크코어서비스본부장은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데이터 연결과 처리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해저케이블이 대동맥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선 기자 hsle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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