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생산력’에 송도 ‘R&D 두뇌’ 결합…글로벌 백신 허브 완전체로 [HeralDeep 그회사어때?-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개발 全주기 통합…기술혁신 거점
美게이츠재단 등 국제기구도 전폭지원
IDT 인수효과…매출 144% 수직 상승
핵심인재 영입·통합경영사업 실행 강화
![SK바이오사이언스 송도 글로벌 R&PD 센터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3/ned/20260513143724230aczv.jpg)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L HOUSE 증축 조감도.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3/ned/20260513143724558xiyj.jpg)
지난 1월 19일 인천 연수구 연구단지로 38에 위치한 건물을 두고 송도국제도시가 들썩였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본사 이전이 마무리되고 업무를 본격 개시한 날이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송도는 대형 생산시설과 글로벌 공급망을 갖춘 대표적인 바이오 제조 클러스터로 성장해 왔다. 선발주자인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신약 개발로 영역을 확장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압도적인 위탁생산(CMO) 능력을 앞세워 세계 시장을 호령하며 송도는 명실상부한 ‘K-바이오’의 심장부로 자리매김했다.
다만 산업적으로는 연구개발 기반 확대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미국 보스턴이나 유럽의 바젤과 같은 주요 바이오 클러스터들이 대형 생산시설뿐만 아니라 대학, 연구소, 기업의 R&D 기능이 집적된 형태로 성장했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송도의 ‘생산 편중’은 해결해야 할 과제였다. 송도 바이오클러스터는 백신 연구개발 기업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합류로 비로소 생산과 연구개발이 결합된 ‘완전체’의 진용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백신은 글로벌 제약사 중심으로 형성된 프리미엄 의약품 시장으로, 다수의 병원체와 면역 반응을 동시에 제어해야 하는 특성상 개발과 생산 모두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특히 폐렴구균, RSV, 팬데믹 대응 백신과 같은 고난도 백신은 소수 글로벌 기업만이 상업화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러한 차세대 백신 개발을 위한 핵심 거점을 송도에 구축했다. 첨단산업클러스터 내 대지면적 3만413.8㎡ 부지 위에 총 3772억원을 투입해 건립한 ‘글로벌 R&PD(Research & Process Development) 센터’다. 이는 백신 연구 전용 시설로는 국내 최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들이 주목하는 지점은 센터의 입지와 명칭이다. 인근에 연세대 국제캠퍼스와 한국뉴욕주립대학교 등이 위치한 역세권인 데다 교육·상업 인프라가 발달한 곳이기 때문이다. 사옥 명칭을 R&D가 아닌 ‘글로벌 R&PD’로 명명한 배경에는 연구개발을 넘어 공정개발까지 아우르는 통합 시설이라는 정체성이 담겨 있다. 해당 센터는 백신 후보물질의 초기 연구부터 공정 확립, 스케일업, 기술 이전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2001년 백신사업 도전…‘패기’로 영토 확장
사옥에 들어서면 세포(Cell)의 연결을 형상화한 디자인과 그룹의 창업정신을 담은 ‘패기월(Passion Wall)’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미래는 도전하는 사람의 것입니다. 어려운 문제 앞에서 좌절하거나 체념해서는 안 됩니다”라는 고(故) 최종건 창업회장의 창업정신이 국문과 영문으로 새겨져 있다. 그 옆으로는 SK의 모태인 수원 직조공장의 전경을 5538개의 줄(string)로 구현한 작품이 있어, 과거의 섬유 사업에서 오늘날의 최첨단 바이오 사업으로 이어진 그룹의 역사와 끈기를 시각적으로 전달한다.
‘HISTORY 월’에는 2001년 동신제약 인수부터 2012년 안동 L HOUSE 완공, 그리고 2022년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승인까지의 여정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회사는 이를 ‘SKBS 1.0(Capability Building)’, ‘SKBS 2.0(Quantum Jump)’을 거쳐 현재의 ‘SKBS 3.0(New Momentum)’ 단계로 정의하며 글로벌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제기구가 낙점한 ‘R&D 파워’와 공적 기여
게이츠재단과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 등 세계적인 보건 기구들이 SK바이오사이언스에 전폭적인 신뢰와 지원을 보내는 이유는 명확하다. 회사가 보유한 수준 높은 연구개발 능력과 안동 L HOUSE의 우수한 생산 시설, 그리고 개발된 백신을 중저개발국에도 공평하게 공급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RSV 예방 단일클론항체 ‘RSM01’, 범용 코로나 백신 등 차세대 프로젝트가 국제기구와 공동으로 진행 중이다.
국제기구와의 긴밀한 파트너십은 송도 R&PD 센터가 갖춘 ‘원스톱 개발 체계’를 통해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연구부터 공정 개발, 파일럿 생산, 기술 이전까지 전 주기를 단일 공간에서 수행할 수 있는 인프라는 차세대 백신 플랫폼을 빠르게 상용화할 수 있는 핵심 자산이다. 이는 국제기구가 지향하는 ‘넥스트 팬데믹’ 대응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여 전 세계 공중 보건 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와 별개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프로젝트를 통해 글로벌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이는 국제기구 주도가 아닌 각국 보건당국 및 국영 제약사와의 직접 협력을 통해 백신 제조 기술을 이전하는 사업 모델이다. 태국 국영 제약사 GPO 등과 협력해 현지에 공정 기술과 생산 거점을 이식함으로써 각국의 백신 주권 수호를 지원하고 있으며, 이는 팬데믹 당시 노출된 글로벌 공급 불균형을 해소할 실질적 대안으로 꼽힌다.
재무적 성과 역시 송도 시대를 맞아 반등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2021년 팬데믹 특수로 9290억원의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나, 엔데믹 전환 이후 2024년 2675억원까지 하락하며 조정기를 거쳤다. 하지만 2025년 연결 매출액은 6514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144% 급증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러한 실적 수직 상승의 일등 공신은 2024년 경영권을 인수한 독일 CDMO 기업 IDT 바이오로지카다. 이번 인수는 두 가지 핵심적 의미를 지닌다. 첫째는 ‘글로벌 생산 거점의 즉각적인 확보’다. 독일 소재 시설을 통해 유럽 및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를 마련했다. 둘째는 ‘수익 구조의 다변화’다. 인수 1년 만에 IDT 바이오로지카가 연간 기준 흑자 전환(EBITDA 기준)에 성공하면서 자체 백신 사업의 변동성을 보완하는 강력한 캐시카우(Cash Cow)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원스톱 시스템·파이프라인 가동…상업화 가속
송도 센터는 ‘SKBS 3.0’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다. 송도 R&PD 센터의 핵심 역량은 연구(R&D)와 공정개발(PD), 품질 분석 기능을 하나의 개발 흐름으로 통합한 ‘원스톱 시스템’에 있다. 센터 내 마련된 ‘파일럿 랩(Pilot Lab)’을 통해 초기 연구부터 스케일업까지 단일 공간에서 수행할 수 있게 되어, 과거 안동 공장에서 병행해야 했던 공정 지연 요소를 원천 차단했다.
경북 안동의 ‘L HOUSE’가 대규모 상업 생산을 담당한다면, 송도는 차세대 백신 연구와 공정 최적화를 전담한다. 연구와 생산의 기능을 물리적으로 분리하되 유기적으로 연결함으로써, 글로벌 임상 및 상업화 대응 역량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가장 속도를 내고 있는 과제는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와 공동 개발 중인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후보물질 ‘GBP410’이다. 해당 백신은 기술 장벽과 특허 장벽이 높은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하고 있으며, 현재 글로벌 임상 3상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폐렴구균 백신은 영유아와 고령층에서 침습성 감염을 예방하는 핵심 백신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는 화이자와 MSD 등 소수 기업이 오랜 기간 시장을 주도해 왔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사노피와의 공동개발을 통해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시장 진입을 정조준하고 있다.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MSD와는 에볼라 백신 공동개발 협력을 이어가고 있으며, 벡사스(Vaxxas)와 IDT바이오로지카와 함께 컨소시엄 형태로 유럽연합(EU) 산하 HaDEA가 주관하는 고령자용 계절성 독감 및 팬데믹 조류독감 패치형 백신을 개발 중이다.
![IDT 바이오로지카 샐리 최 대표(아랫줄 왼쪽부터 다섯번째) 및 주요 경영진들이 SK바이오사이언스 신사옥 송도 글로벌 R&PD 센터를 방문해 안재용 사장(아랫줄 왼쪽부터 여섯번째) 및 주요 경영진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3/ned/20260513143725634gzns.jpg)
‘통합 컨트롤타워’ 삼성·한미 출신 대거 수혈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하드웨어의 변화에 발맞춰 소프트웨어인 인적 자원과 조직 체계도 대폭 강화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의 이상윤 공정 전문가를 L HOUSE 공장장 겸 Bio연구본부장으로, 한미약품 출신의 이범한 품질 전문가를 QE 실장으로 영입하는 등 업계 최고의 인재들을 수혈했다. 또한 마상호 부사장을 연구지원실장으로 선임해 연구 기획부터 규제 대응까지 전 주기를 통합 관리하는 ‘컨트롤타워’를 완성했다.
송도 글로벌 R&PD 센터는 소통을 중시하는 조직 문화가 설계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전 층이 개방형 계단으로 연결되어 구성원 간의 자연스러운 협업을 유도하며, AI 기반 업무 도구와 고속 ICT 인프라를 도입해 스마트워크 환경을 구축했다.
1층에는 100명 이상 수용 가능한 오픈형 행사 공간을 마련해 글로벌 파트너사나 국제기구 방문객과의 교류 공간으로 활용한다. 연구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복지 시설도 강화되어 사옥 내 실내·외 정원과 운동 시설을 갖췄으며, 본사 인접 부지에 정원 50여 명 규모의 사내 어린이집을 신설했다. 특히 어린이집 보육료와 특별활동비 전액을 회사가 지원해 구성원의 육아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어주고 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송도 글로벌 R&PD 센터는 연구와 공정, 글로벌 협력이 하나의 성장 구조로 연결되는 인프라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 공간을 기반으로 세계 보건 향상에 기여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혁신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안동에서 백신 주권을 확립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제 송도를 기점으로 글로벌 바이오 시장을 선도하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인천=최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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