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는 광주·전남이 함께 키우는 지역 기반 글로벌 문화 플랫폼”
시민과 소통 확대로 지난해 360만명 방문
“‘도시의 섬’에서 ‘문화놀이터’로 자리매김”
‘전시 7관’개관 지역 예술가 창작·전시 지원
‘통합특별시’ 위상 걸맞은 문화향유권 확대

취임 1주년을 맞은 김상욱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전당장은 ACC를 단순한 국가 문화시설이 아닌 '지역 기반 글로벌 플랫폼'으로 재정의하며 시민과의 거리 좁히기,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 구축, 아시아 문화예술 허브 도약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지난해 역대 최대인 360만 명의 방문객을 기록한 ACC는 이제 '도시의 섬'이라는 이미지를 넘어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찾는 '문화놀이터'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전당장은 특히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ACC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앞으로의 10년은 세계를 향해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전당장과의 일문일답.
ACC를 '지역 기반 글로벌 플랫폼'으로 재정의한 핵심 방향은.
우선 문화전당은 공간 자체가 매우 뛰어나다. 조경과 공공미술 작품, 최첨단 장비를 갖춘 창·제작 스튜디오, 지역 명소로 자리 잡은 하늘마당까지 여느 지역 문화기관과 비교해도 규모와 수준 면에서 경쟁력이 높다. 콘텐츠 측면에서도 연구와 수집 자원을 바탕으로 전시·공연·교육·축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연중 역동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광주 시민뿐 아니라 국내외 방문객들도 꾸준히 찾고 있다. 특히 세계 여러 도시를 경험한 연주자, 미술가, 작가, 연구자들이 ACC를 보고 놀라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ACC는 5·18 민주화운동의 민주·인권·평화 정신을 아시아의 보편 가치로 확장하고, 국가 간 문화교류와 새로운 예술 창·제작을 동시에 수행하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기관이다.
지역민들이 ACC에 더 큰 자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 이제 ACC를 단순한 랜드마크가 아니라 늘 볼거리와 즐길 거리, 누릴 거리가 있는 '문화놀이터'로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 ACC 역시 시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계속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
취임 1년 동안 가장 의미 있었던 성과는.
무엇보다 시민들과의 소통이 확대되면서 ACC가 '도시의 섬', '문턱 높은 공간'이라는 인식에서 많이 벗어난 점이 가장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그 결과 지난해 방문객 수가 360만 명을 돌파하며 개관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고, 누적 방문객도 2247만 명을 넘어섰다. 결국 지역과의 소통을 통해 ACC에 대한 시민 인식이 달라진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본다.
ACC는 올해도 지역 전문가들로 구성된 '지역협력협의회'를 운영하며 시민 의견을 적극 듣고 있다. '선을 넘는 ACC'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 200여 명과 격의 없이 대화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이런 과정들이 시민들에게 ACC를 더욱 친숙한 공간으로 느끼게 했다고 생각한다.
'시민과의 거리 좁히기'를 강조했는데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는.
2026년을 'ACC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더욱 역동적인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무엇보다 시민들이 심리적 거리감 없이 ACC를 찾을 수 있도록 문턱을 더 낮출 계획이다. 이를 통해 문화예술 소외계층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예비 예술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기반도 넓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에는 전당 주변 소상공인들과의 상생에도 힘을 쏟고 있다. '별별마켓'을 통해 지역 상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으며, 일부 캐릭터 굿즈는 주변 상가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연계했다. 올해는 'X-프로젝트' 크리스마스 마켓을 통해 지역 소상공인과 함께 문화예술의 경제적 가치 창출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광주지역 예술가들이 ACC를 발판으로 수도권과 아시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겠다. 광주시립미술관, 광주문화재단, 미디어아트플랫폼 등 지역 문화기관과의 협력도 강화해 문화예술 생태계 조성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겠다.
새롭게 문을 연 '전시 7관'에 대한 관심도 높은데.
지난 3월 새롭게 개관한 전시 7관은 '지역협력협의회' 추천을 바탕으로 광주·전남 예술가들을 위해 조성한 공간이다. 기존 문화창조원 내 복합전시 1~6관은 평면 회화 전시에 적합하지 않은 구조여서 새로운 전시 형식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7관은 항온·항습과 조명 등 작품 보존과 전시에 최적화된 환경을 갖춘 공간으로 조성했다.
특히 지역 작가들이 안정적으로 창작·전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해 광주·전남 작가만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6 ACC 뉴스트' 공모를 통해 4개 팀·5명의 작가를 선정했고, 오는 8월까지 순차적으로 전시를 이어간다. 앞으로도 지역 작가들이 ACC를 기반으로 더 넓은 무대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속 지원하겠다.
'7관'이 기존 전시 공간과 다른 점은.
7관은 단순히 전시실 하나를 추가한 개념이 아니다. ACC가 추구하는 전시 방향의 변화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그동안 ACC가 대형 기획전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면 앞으로는 작가 개별 프로젝트를 강화해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7관은 그 전환의 출발점이다. 특히 한 명의 작가가 공간 전체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창작의 밀도를 높이고, 관객에게도 강한 몰입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전시 역시 완성된 결과물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창작 과정 자체를 공유하는 방향으로 확장하려 한다.
운영 방식도 차별화했다. 전시 기획부터 제작·설치·후속 유통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구조로 설계했다. 작가가 아이디어를 실제 작품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기술과 예산, 네트워크를 종합 지원하고, 단발성 전시에 그치지 않도록 다른 도시와 해외로 확장 가능한 플랫폼 기능도 강화할 계획이다.
창작부터 전시까지 이어지는 ACC 시스템만의 강점은.
다른 문화기관들도 전시나 공연 기능은 갖추고 있지만 문화전당처럼 창·제작 스튜디오와 레지던시, 전시 기능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된 곳은 드물다. 작품 제작부터 전시까지 가능한 '원스톱 시스템'을 갖춘 기관은 ACC만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예술과 기술이 결합된 융복합 예술을 지속적으로 실험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앞으로의 10년은 이런 창·제작 기능과 융복합 역량을 기반으로 아시아 문화예술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이 더욱 강화되는 시기가 될 것이다.
ACC 콘텐츠의 글로벌 확장 전략은 무엇인가.
지난해 중앙아시아 문화교류 프로젝트 '길 위의 노마드'를 통해 박물관 전시를 선보였다. 아시아 문화 플랫폼이라는 것은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교류하는 쌍방향 구조를 의미한다.
올해도 아시아 각국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공동 제작과 작가 초청, 레지던시 프로그램 등을 활발히 운영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올해 제작 예정인 미디어 판소리 프로젝트 역시 해외 국가와 협업 형태로 추진된다. 반대로 국내 작가들의 해외 진출도 적극 지원하겠다.
지역 예술계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 활성화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지역 출신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의 '산수극장', 원로 작가 오승윤의 '풍수의 색, 생명의 선율' 전시를 선보였다.
올해는 지역 작가 전시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2월 개막한 '파편의 파편: 박치호·정광희' 전시는 남도 수묵 정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업을 소개했다. 또 'ACC 뉴스트'를 통해 선정된 지역 작가들의 전시도 순차적으로 이어진다.
예비 예술가부터 원로 예술가까지 전 생애주기별 창작 활동을 지원하며 지역 예술계와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어가겠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이 ACC에 미칠 영향은.
오는 7월 광주와 전남이 통합특별시로 출범하면 ACC의 역할과 범위도 한층 확대될 것이다. 지난해가 시민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시간이었다면, 올해는 광주 지역 문화기관과 협업해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에 기여하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광주를 넘어 전남과의 협력과 소통까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통합특별시의 높아진 위상에 맞춰 국민들의 문화 향유권을 더욱 확대하고, 광주와 전남을 연계한 문화 확장을 통해 생활 속에서 ACC를 더욱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를 통해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완성에도 한 걸음 더 다가가고자 한다.
지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지난 10년이 ACC를 안정화하고 알리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세계를 향해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시간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계적인 문화기관 가운데 지역민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곳은 없다. ACC를 세계적인 문화예술기관으로 성장시키는 것과 동시에 광주시민과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기여하고, 아시아 문화 연구와 교류를 더욱 확대하겠다. 또 광주·전남 문화예술기관들과의 협업을 통해 미래 10년을 준비하며 차근차근 내실을 다져나가겠다.